한우업계, “발상의 전환 필요하다”
한우업계, “발상의 전환 필요하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2.08.31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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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주의, 향락주의’를 뜻하는 헤도니즘 (Hedonism). 

재미와 즐거움을 쫓는 요즘 시대에 이 헤도니즘은 최근 마케팅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람을 즐겁게 만들면 대중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 이런 흐름을 읽은 광고계는 재미와 이색적인 행사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선사하고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헤도니즘을 느낄 수 있다라는 암묵적 메시지를 선사한다.

실례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1급 연예인들이 TV 광고를 점령했던 시대를 지나 지금 광고계에서 개그 콘서트 멤버 등과 같이 재미를 선사해 주는 인물들이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재미의 아이콘을 기반으로 광고 효과를 노리는 것은 단연 최고의 마케팅 법칙이 돼버렸다.

이런 점에서 최근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마케팅 작전은 참 신선해 보인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KBS 개그콘서트 ‘생활의 발견’ 코너에서 ‘한우키스’를 선보인 점, SBS 도전 1000 곡에서 아이돌 그룹인 걸스데이가 ‘한우송’을 부르고 한우 캐릭터 춤을 춰 재미를 배가시킨 점, 여기에 KBS 1대 100에 자조금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출현해 한우의 우수성에 대해 어필한 점은 이제까지 획일화 된 마케팅 전략을 탈피한 재미에 의미를 부여한 홍보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홍보팀의 이런 노력에도 소수 농가들에선 불만어린 목소리들도 들려온다. 문제는 런던올림픽 행사. 위원회는 약 4000만원 정도의 예산을 들여 한우 서포터즈를 구성, 런던 현지에서 올림픽에 편승해 난타 응원과 육포 시식회 등과 같은 한우 홍보 행사를 벌였다.

어떤 농가에서는 굳이 런던까지 가서 홍보를 할 필요성에 의문을 표시했고 또 다른 농가에서는 국내에서 홍보를 했으면 좀더 나은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온 국민의 관심사인 올림픽을 이용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홍보효과를 거둘수 있을지 의문이다. 런던 올림픽 홍보행사는 방송사를 포함한 13개 매체에서 총 43건이 보도됐고 자조금관리위원회의 ‘런던올림픽 한우 서포터즈’ PR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광고 단가 2억원, 광고 노출효과는 약 8억3000여만원의 성과를 냈다.

이런 숫자놀음은 차치하더라도 홍보의 핵심은 이미지 메이킹인데 외국에서 한우의 맛을 알렸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그 의미가 실로 크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도, 색다른 마케팅을 시도하는 위원회의 노력에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네덜란드가 낳은 세계 3위의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은 맥주를 어두운 갈색 병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을 과감히 넘어서 청량한 녹색 병 속에 담는 새로운 시도를 함으로써 독자적 브랜드를 탄생시켰고 재미를 부여한 다양한 행사를 통해 지금의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한창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한우업계. 이럴 때 일수록 서로를 보듬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야 할 때다. 이러한 시도조차 차가운 눈으로 비난만 한다면 앞으로의 한우산업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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