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더 이상 명품 아니다"
"한우 더 이상 명품 아니다"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2.09.0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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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할인판매… 저가 이미지 각인

요즘 축산업계 최대 화두는 공급과잉이다.
2010년 한우를 시작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리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됐고 이어 육계 그리고 계란이 공급과잉에 수개월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 4분기에는 돼지가 공급 과잉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발표가 계속 나오고 있고 벌꿀도 기상여건 호조로 평년대비 2배 가까이 생산량이 늘었다며 울상이다.
축산업계는 넘쳐나는 축산물을 어떻게든 처리하고자 소비촉진을 위한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정부의 자금까지 받아가며 할인판매에 나서는 등 과잉되는 물량 소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한우의 경우 10만 세트를 시중가 대비 최대 35% 할인판매를 실시한 결과 모두 소진하며 적체된 한우고기 물량 해소에 큰 힘을 보탰다. 올해도 정부는 이러한 경험을 살려 농협과 한우협회 등과 함께 올해는 지난해보다 물량을 두배로 늘려 잡은 20만세트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할인판매에 대한 피로감이 감지되고 있다는데 있다.
농협중앙회가 지난 8월까지 한우 1만두 판매를 목표로 할인행사를 진행했으나 계획대비 절반 정도 수준인 5000두 밖에 판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농협이 판매하는 할인된 한우고기가 아니더라도 요즘 한우 암소를 중심으로 경락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한우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많아져 약발이 다했다는 자조섞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할인판매는 고가 제품을 시중가격 보다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소비를 끌어 올리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최근 한우공급과잉 상황이 만 2년을 넘어서면서 농협의 계통매장 뿐만 아니라 대형소매유통업체들도 할인행사에 주기적으로 나서면서 한우의 고가 이미지가 상당부분 희석됐다.
어떻게든 농가들이 생산해 낸 한우를 소진시켜야 하는 것도 맞지만 여기저기서 실시되는 한우고기 할인판매에 명품이라는 고가라는 이미지는 실종된지 오래다.
현재 공급과잉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암소도태 사업 등 다양한 생산 감축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길게는 2년 후에나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급조절을 위한 시스템 마련과 함께 한우의 저가 이미지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도 한우업계에서는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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