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강성기 위원장
<파워인터뷰>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강성기 위원장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2.10.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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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판매 “한우 대중화 기회 삼겠다”

사회전반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의견충돌은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현 정권의 최대 결핍으로 꼽히는 소통은 현 대선주자들의 화두가 되듯 소통의 리더십은 과거 한 사람에게 집중됐던 엘리트 리더십을 탈피한 이 시대의 필요조건이 됐다. 10월 10일 국회, ‘한우산업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정부 관계자에게 소통의 필요성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강성기 위원장. 그는 지금 어려움에 빠진 한우산업에 대해 깊은 고뇌에 빠졌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지난 시점인 지금, 소통하지 않는 정부와 하반기 한우 암소 본격출하 전망, 국제 곡물가상승으로 인한 사료값 불안이 맞물리면서 한우산업은 갈수록 미궁으로 빠지고 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수장인 강 위원장에게 위기에 빠진 업계를 위한 자조금의 역할과 사업구상에 대해 들어봤다.

- 한우 소비촉진에 전력을 다한 한우자조금, 이번 추석기간동안 판매실적에 대해 평가한다면.

추석명절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선물 중 최고의 선물은 한우선물세트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한우선물세트의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구매가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이에 한우자조금은 농협중앙회, 한우협회와 공동으로 한우선물세트 할인판매를 기획, 약 6만 5000세트를 판매했으며 고속버스터미널과 ASE코리아에서 농가 직거래로 판매한 한우 선물세트 도 거의 소진된상태다. 이처럼 믿을 수 있는 품질의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면 소비자 들이 한우선물세트를 구매하는 비율이더 높아질 것이라 본다. 앞으로도 명절 전 다양한 가격대의 한우 선물세트를 구성해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가가 한우소비촉진에 기여하고자 한다.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한우할인판매 등으로 저가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우리 한우가 이렇게 맛있구나’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행사로 저렴한 가격에 한우 맛을 접하고 한우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면 앞으로 소비자들은 당연히 한우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현재 위기에 처한 한우산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가 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큰 장벽인 가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다소 복잡한 유통구조로는 한우가격을 낮추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지금은 저가 이미지 형성을 우려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품질좋은 한우를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또 한우의 우수성을 강조한 이미지 메이킹 등 등급에 따른 차별화된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앞으로 한우의 고급스런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일 생각이다.

-하반기 한우 암소 본격 출하가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첫 번째도 소비촉진이요, 두 번째도 소비촉진, 세 번째도 소비촉진이다. 그만큼 소비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소비촉진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단순한 TV광고나 할인판매가 아닌 소비자의 구매행위를 일으키는 실질적인 소비촉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우자조금은 통합마케팅의 개념으로 접근할 방침이다. TV광고 외에 스포츠마케팅, 공연/문화 마케팅, SNS 등을 통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며 소비자와 생산자를 직접 연결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우를 구매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모든 것은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는 전략인데 이에 대해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토록 하겠다.

- 미래 한우산업을 위해 한우협회와 농협, 한우자조금의 공조와 연대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 방안은.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서 3개 단체 외에도 농식품부와 기타 유관기관과의 공조도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매주 한우자조금과 한우협회, 농식품부, 농협 등 4개 기관의 실무자가 모여 소 값 안정 TF 회의가 운영돼 왔으나 최근 들어 이 회의가 농촌경제연구원, 축산과학원, 축산물품질평가원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가운데 국장급으로 확대·운영되고 있다. 이는 한우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연대속에 각 기관별 장점을 살리되 중복되지 않는 명확한 업무 분담이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한우자조금 내년도 사업구상은.

내년 사업계획의 기본은 희망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한우자조금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든 유관기관들과 인식을 같이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했 듯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촉진이다. 소비촉진을 하기 위해 가장 근본적인 것은 가격인데 생산자인 농가에서는 원가절감 노력이 필요하고 정부는 이들의 노력이 가능하도록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내년엔 직거래장터를 한두달에 한 번 정례화하고 서울 번화가에 한우 전문식당을 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우자조금이 매장과 설비 등을 갖춘 후 공모를 통해 선정된 한우농가나 영농조합법인체가 직접 판매할 수 있게 판로를 열어주면 소비자들은 품질좋은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우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자 한다. 올해 집행한 TV광고의 브랜드 슬로건인 ‘쇠고기가 아닙니다. 한우입니다. 알면 알수록 한우’를 장기적인 슬로건으로 끌고 가면서 수입육 및 타 육류와 비교해 한우가 왜 우수한지, 왜 한우를 구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한우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전력을 다 할 것이다.

-강 위원장의 리더십.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 원동력은.

결코 그렇지 많은 않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모든 일을 원칙에 입각해 살아왔다. 항상 정도를 걸었으며 나에게 주어진 일은 아무리 어려워도 피해가지 않았다. 한우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없다면 이 일을 할 수가 없다. 전국한우협회 김해시 사무국장 시절이 생각난다. 2010년에 호주산 수입 생우가 들어오기로 결정이 났었을 때 수입 반대집회를 주도적으로 진행했었다.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승용차로 25톤 트럭과 대치할 때는 ‘정말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지금 물러서면 우리 한우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호주산 생우가 농가에 입식되는 것을 막지는 못했지만 이후 다양한 노력을 통해 호주산 생우가 소비자들에게 도달되지 못하도록 했다. 이때부터 한우의 경쟁력 강화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으며 이런 경험들이 오늘날 좋은 밑걸음이 됐다. 이런 부분들을 축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한우인들에게 한마디 보탠다면.
 
한우는 우리 땅에서 오천년을 지켜온 우리 고유의 유전자를 지닌 문화이자 산업이다. 그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 한우를 지켜온 한우인 여러분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한우산업을 이어온 숨은 주역인 한우농가 여러분들과 함께 스스로 오늘의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좋은 품질을 위해 오늘도 애쓰시는 한우농가 여려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게도 큰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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