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飛上) 하는 한국농업
비상(飛上) 하는 한국농업
  • 김지연 기자
  • 승인 2012.11.1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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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황형연 사업기획팀장

한국 농업이 위축일로에 있다고들 한다. 한-미, 한-EU, 한-터키 등과 자유무역협정 (FTA)에 따른 우리 농산물 시장 개방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불거져 나온 말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다보면 위축일로라기 보다는 변화기로에 있다는 말이 더 적절하다.
농산물 자유무역협정(FTA)의 확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다른 나라와 통상 및 교류를 하지 않은 쇄국정책이 아닌 이상 시장 개방이 확대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농업이 가야할 길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어제와 내일이 다른 농업시장의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城)을 쌓고 안주(安住)하는 기업에겐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변하지 않는 한국농업은 희망이 없다. 시대의 변화를 읽어가며 생존을 모색하는 기업처럼 현재의 구조와 절차를 버리고 낭비적인 요소를 과감히 제거해 새로운 업무처리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농업 생산과 유통시스템의 혁신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선행해야 할 것은 농가의 조직화다. 우리나라의 농가경영 규모는 작은 편이기 때문에 생산은 농가가, 유통은 전문유통인이 맡아서 진행하는 농업경영시스템이 필요하다. 더불어 지속적 발전과 신뢰 획득을 위해 동일한 고품질의 상품 생산과 우수한 가공·포장·브랜드 개발 등 공동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뉴질랜드 키위 브랜드로 유명한 제스프리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뉴질랜드 키위 농가들은 전문경영인을 영입했고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품질표준화와 공동마케팅을 이뤘다. 농지소유권이나 농장경영권은 각자 유지하되 생산물의 품질관리와 마케팅을 제스프리 한 곳으로 통합한 것이 성공의 열쇠였다. 개별 생산농가는 영세하지만 힘을 합친다면 최선의 품질향상, 전략적 마케팅 등이 가능해진다.
다음으로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유통시스템의 혁신이다. 국내 농업생산의 전문화와 규모화의 진전으로 농산물 유통은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도매시장 중심의 유통경로 이외에 소비지 대형 유통업체와의 직거래나 전자상거래 형태 등의 유통경로 다양화 추세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눈부신 IT 기기의 발달로 유통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적용 능력이 높아지면서 사전유통 단계에서 가격결정 기능이 확대돼 도매시장의 전통적인 가격발견 기능을 점차 무력화시키시고 있다. 따라서 기존 유통망으로서만 승부한다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농업시장에서 승산이 없다.
각종 정보기술을 습득해 활용하고 고객의 마음을 읽는 경영 마인드를 갖춘 사이버농업인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100만 사이버농업인 육성을 통해 우리 농산물을 인터넷 유통 고속도로로 날라야 한다.
글로벌 시장이 통합되고 접근이 자유화되면서 농산물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고 우리 농업의 새로운 시장도 열리고 있다. 시장이 바뀌면 유통방식도 변화해야 하고 소비자가 바뀌면 생산도 바뀌어야 한다.
한국농업의 미래는 농업의 조직화와 유통시스템 혁신에 달려있다. 한시바삐 두 날개를 달고 비상하는 한국농업을 마음 속에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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