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날, 농업인은 없었다.
농업인의 날, 농업인은 없었다.
  • 백국현 기자
  • 승인 2012.11.15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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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농업발전기원제를 시작으 로 11일까지 17회를 맞은 농업인의 날 행사가 서울시내 곳곳에서 다양하게 펼쳐졌다.
올해는 11월 11일이 일요일이라는 이유로 이틀 앞당겨 11월 9일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농업단체장 및 기관장, 정부포상 수상자, 농협 간부, 일부 관련 종사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김황식 총리와 최원병 회장은 축사와 대회사에서 수차례 ‘농업인 여러분’이라 호명했다. 하지만 정작 이 자리에는 정부포상자와 그 가족을 제외하곤 이 날의 주인공인 농업인은 없었다. 기념식의 주인인 농업인이 없는 썰렁한 기념식은 작금의 농업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기에 한 점의 손색이 없었다.
농업인의 날은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국가가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하지만 서울시내 곳곳에서 5일간 펼쳐진 이번 농업인의 날 행사에는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행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더욱이 농업인을 위한 흥겨움이 있어야 하지만 흥겨움은 오간데 없고 극심한 봄가뭄과 3번의 태풍을 견디며 애써 키운 농축산물을 싸게 팔거나 도시민들에게 단순 홍보하는 일회성 행사뿐 이었다.
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는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인 컬투쇼가 펼쳐졌다. 이 자리에도 농업인은 없었다. 차라리 전국 각지의 농업인들을 초대해 11일 금강 웅진공원 수상공연장에서 열린 ‘2012년 전국 농어업인 두레풍물 경연대회’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했다면 다소나마 고생한 농업인을 위로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을 것이다.
더욱 아쉬운 것은 5000만을 먹여살리는 우리 농업인 300만은 대선 주자들에게도 외면당했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전체인구수의 6%밖에 안 되는 300만 표는 별 영향이 없다고 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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