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농정 5년, 잘못된 시장개입의 좋은 예 ‘물가정책'
MB 농정 5년, 잘못된 시장개입의 좋은 예 ‘물가정책'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3.02.22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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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삼겹살·건고추·양파·설탕 수입 또 수입

이명박 정부의 농정은 농기업 육성정책, 농협개혁 등 여러 아젠다도 많았지만 크고 작은 현안이 많았던 지라 닥쳐오는 업무에 매몰된 대표적 정권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정권 초기 한미 FTA의 미국 의회 의결을 이끌어 내겠다는 생각에 미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미국이 원하는 대로 미산 쇠고기 수입협상을 마무리하라는 지시에서 시작된 광우병 촛불사태. 이 때문에 청문회가 열리고 이명박 정부 초대 농식품부 장관인 정운천 씨가 6개월여 만에 옷을 벗어야 하는 상황으로 일은 꼬이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축산업계는 이명박 정부의 고환율정책 그리고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달러 가격이 폭등하고 국제곡물가격이 치솟으면서 높아진 배합사료가격에 허덕이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정부도 대책마련에 분주했다.
광우병 촛불사태가 재협상이라는 결과물을 얻어내고 또 시간이 지나며 잠잠해졌고 국제곡물시장에 몰렸던 투기자금도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물밀듯 빠져나가면서 축산부분의 두 악제는 사라졌다.
하지만 2010년 예상치 못한 배추 블랙아웃 상황이 발생했다.
태풍 등 풍수해의 영향으로 고랭지 배추 값이 슬금슬금 오르더니 배추가격 소매가가 1만원까지 오르는 기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정말 돈이 있어도 배추가 없어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없는 배추블랙아웃의 경험은 이후 배추가격, 배추공급에 농식품부가 지나칠 정도로 역량을 집중하며 이후 배추의 시장기능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배추가격이 재배면적 확대로 수면 아래로 내려앉을 즈음 이번에는 구제역이 재발하며 또 다른 블랙아웃 상황이 발생했다.
2010년 1월 발생했던 구제역은 신속한 쓸어 묻기로 막아냈지만 2010년 11월 구제역이 또 다시 발생하며 이번에는 전국으로 확산, 전체 돼지의 절반가량이 땅에 묻히는 엄청난 사태가 발생하고 만 것이다.
구제역의 발생 그리고 재발은 축산업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졌고 정부에서는 축산선진화 대책 그리고 민간에서는 공장형 축산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졌다.
구제역의 발생은 단순히 축산시스템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축산물 가격 폭등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이어진다.
2~3%만 수급에 영향이 생겨도 가격이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농축산물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전체 공급량의 30% 이상을 땅에 쓸어 묻은 양돈부분은 돼지가격 폭등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흐르면서 돼지 값 잡기에 정부가 나서게 된다.
배추 블랙아웃에 이은 돼지 블랙아웃, 워낙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다보니 도매시장 경락가가 kg당 8000원을 넘어서는 등 쇠고기보다 돼지고기가 더 비싸게 느껴질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배추 블랙아웃, 돼지 블랙아웃에 대처하는 정부의 반응은 두 가지로 흐르기 시작했다.
“유통구조에 문제가 있으니 유통단계를 단순화 시켜라”
“공급이 부족하니 빨리 수입해라”
이명박 정부의 농산물 수급조절 정책은 5년 내내 수입에 의존했다. 2008년 부시대통령과 회담 후 일본으로 넘어가는 비행기에서 이제 질 좋은 쇠고기를 저렴하게 수입해다 먹을 수 있게 됐다는 발언에서 시작된 수입 본색은 한·미 FTA, 한·EU FTA의 속전속결로 이어졌고 뉴질랜드, 호주 등 주요 농산물 축산물 수출국과의 FTA 확대에 더욱 힘을 기울였고 2008년 곡물위기 직후 내 놓은 식량정책도 해외농업개발을 통한 안정적인 식량 확보에 맞춰졌다.
이후 주요 농산물, 식품가격이 폭등하면 재배면적 확대 등의 노력보다는 수입확대 정책을 남발해 배추, 삼겹살, 건고추, 양파, 설탕까지 정부가 가격 안정을 빌미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정부의 계획에 따라 농축산물종합수입상사 역할을 계속 해나갈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국정감사에서 공사명에 수입을 넣으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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