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육공급과잉 사태, 외식유통 업계로 불똥
돈육공급과잉 사태, 외식유통 업계로 불똥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3.02.24 2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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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이 잘못하고 책임은 외식업계에 떠넘기는 꼴

돼지고기 가격 약세가 지속되면서 생산자 단체와 소비자단체 그리고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산지 돈가는 내려갔는데 소비자가는 도매가격 인하 폭에 비해 내려가지 않는 하방경직성을 질타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돼지고기 소비자가격 하방경직성을 이야기하지만 대형마트 등의 식육코너를 찾아보면 삼겹살과 목살 등 이른바 인기부위의 가격이 1000원/100g 초반대에서 형성되어 있고 후지나 안심과 같은 비선호 부위의 경우 500~600원 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소비자 가격이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했을 때 30~50% 하락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외식업계의 경우 식육점과 달리 가격 인하폭이 미미하거나 거의 변동이 없는 상태다.
외식업체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돈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가격 인하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생산자단체와 학계를 중심으로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언론도 이에 대한 보도를 쏟아내며 외식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한우가격 하락 때도 비슷한 반응이 생산자 단체와 언론 등이 쏟아 낸적이 있다.
한우가격은 내렸는데 식당가격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으로 한우가격 연동제와 같은 다양한 유통구조 개선 요구가 이어졌다.

외식업계와 식육점들이 산지 가축거래가격이나 도매시장 경락가격에 맞춰 가격을 인하해 준다면 소비자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소비를 할 수 있어 좋고 농가입장에서는 소비가 약간이라도 늘어날 수 있어 수급조절에 숨통이 트일 수 있어 좋겠지만 이번 돈가하락, 소값 하락이 유통업체나 식당의 비싼 가격 정책 때문 보다는 시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물량을 넘어선 양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어서 원인과 대책에 있어 혼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잘못은 공급에서 발생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책임을 외식업계와 유통업계에 떠 넘기는 모습이다.
책임 떠넘기기가 과도한 표현이라면 고통분담을 요구한다고 표현해도 맞을 것이다.
도의적으로 외식업계와 유통업계가 고통분담에 나선다면 감사할 일이지만 굳이 이들 업계가 가격 하락에 동참할 이유가 없기에 이러한 고압적 분위기 언론플레이는 오히려 축산물 값이 비싸다는 인상을 심어주어 판매에도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식당이 개업 후 1년 이내에 절반 이상이 폐업 할 정도로 외식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아 돈가가 조금 내려갔다해서 양돈업계와 고통분담 차원에서 메뉴가격까지 내리며 손실을 감수할만큼 여유가 없는 상황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양돈업계 등이 식당 등 소매업계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현재 양돈업계에 필요한 것은 돈육 수급조절에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외식업계에 압력을 넣는 언론플레이가 아니라 생산감축을 위한 전 업계의 단결된 힘이고 돈가 장기하락 문제가 공급과잉에 있는 만큼 공급과잉의 이유를 냉철히 분석하고 수급조절 대책을 마련해 실행에 옮기는 실천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도 조금더 적극적인 자세로 축산물 가격 안정에 동참해 수급조절 대책이 하루 빨리 마련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고 필요할 경우 재정적인 지원도 아끼지 말하야 할 것이다. 한벌 더나가 공급과잉 상황이 반복을 막기 위한 항구적 수급조절 대책에 대한 생각도 정부와 업계가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양돈업계가 외식업계에 고통분담을 정중히 요청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언론플레이로는 개별 영업장인 한식당 사장들의 마음을 돌려 놓기는 사실상 어렵다.
자조금 등을 통해 고통분담에 참여하는 한식당에 대한 홍보지원 등 성의 있는 협력방안을 제시하는 구체적 행보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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