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Cochrane(1958)은 농업의 트레이드밀(Agricultural Treadmill)이론이라는 것을 주창해 케네디 정부 때부터 미국의 농업 정책에 반영됐다.
Cochrane(1958)은 농업의 트레이드밀 신기술이 접목된 현대화된 농장들이 들어서고 있는데도 오히려 농업인들의 소득이 줄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을 분석한 이론으로 트레이드 밀은 흔히 헬스클럽에서 러닝머신이라 불리는 운동기계로 회전하는 발판 위에서 걷거나 달림으로써 이동없이 제자리에서 장시간 운동을 할 수 있게 고안된 기구다.
경제학자들이 현대의 농업을 트레이드밀에 비유한 것은 농민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소득이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을 분석하다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제자리인 트레이드밀 위에서의 운동에 비유하게 된 것이다.
농업에 신기술이 접목되면 생산량이 늘게 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지면서 총수입, 순익 모두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생산성을 높이는 신기술, 농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자동화된 설비를 들여 놓더라도 공급과잉 상황이 발생하면 생산성 향상으로 얻는 수익보다 가격 하락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커지는 현상을 설명한 것이다.
최근 축산물의 공급 과잉으로 몇몇 품목의 경우 출하는 엄청나게 늘었으나 총 농업생산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2010년 한우 60만3300두가 출하됐을 당시 한우 총 생산액은 4조5820억원에 달했지만 72만508두가 출하된 11년에는 생산액이 한우가격 폭락으로 2조8383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돼지도 마찬가지로 구제역 여파로 도축두수가 줄어든 11년도는 빼더라도 09년 1391만8628두가 도축됐을 당시 5조4734억원에 달했던 생산액이 1462만9379두가 도축된 10년 5조3227억원으로 생산액이 감소하게 됐다.
특히 소의 생산액 감소는 충격적인 수준으로 농축산물은 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 증가폭이 크지 않아 생산액 감소폭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유의해 볼 부분이다.
1990년대 UR협상 이후 우리 농업계는 전업화와 농장의 규모화를 축산시장 개방에 대응한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제시됐고 천문학적인 수준의 재정투입이 단행됐다.
이러한 사업이 마무리된 2000년대부터 축산업계는 공급과잉과 가격 폭락 상황이 반복해서 일어났다.
2000년 초 회전율이 빠른 양계부분에서 시작된 공급과잉 상황은 2000년 중후반 양돈에서도 일어나기 시작했고 이후 한우로 이어지면서 만성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간 중간 악성가축전염병이 발병하지 않았다면 위기상황은 현재보다 더 앞당겨졌을 텐데 고병원성 AI와 구제역 덕분(?)에 축산업계는 공급과잉 상황을 아슬아슬하게 빗겨갈 수 있었다.
개별농장단위에서 농장의 규모화를 결정하는 시기는 보통 축산업 호황기이다. 축산업 호황기에는 누구나 규모를 늘리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 1~2년 뒤에는 곧바로 공급과잉 상황이 발생하며 호황기 때 예상했던 수익을 밑도는 경우가 허다하다.
농업의 트레이드밀(Agricultural Treadmill)이론을 발표한 Cochrane(1958)은 어떤 대책을 내놓았을까? Cochrane은 농업인들의 소득을 높이는 방안은 신기술의 도입보다는 일부 경작지에서 생산을 제한함으로써 생산을 감소시키는 전략을 제시했고 미국에서 휴경농지에 보조금을 지불하는 프로그램의 기반이 됐다.
국토가 좁고 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식량 부분의 경작 제한은 무의미 하지만, 사료와 종축 등 핵심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축산부분은 경작제한과 같은 사육제한을 하는 프로그램의 도입이 절실하다.
불완전하지만 낙농부분에서 도입된 쿼터제를 다른 부분에까지 확대해 자원의 낭비가 없는 수준과 소비자도 생산자도 모두 감당할만한 수준에서 축산물이 생산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농업의 트레이드밀 효과 그리고 축산업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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