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안심축산 ‘집토끼’ 놔두고 ‘산토끼’ 잡으려는 이유?
농협안심축산 ‘집토끼’ 놔두고 ‘산토끼’ 잡으려는 이유?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3.05.20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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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마트 2122개소 중 안심축산 입점 124개소 뿐

계통조직 협조 안 되자 안심축산전문점 모집에 올인

농협중앙회가 추진 중인 축산물 대형 패커 사업이 농협내부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협 내에는 배합사료, 도축, 육가공, 판매장에 이르는 수많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연계하지 못하면서 사업 확대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KBS추적60분’의 농협안심축산에 대한 부정적 보도 이후 농협 내부는 물론이고 지금까지 농협안심축산 부분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던 농림축산식품부까지 안심축산의 사업방식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 10일 개최된 축산관련기관합동워크숍에서 농협중앙회는 ‘축산물유통혁신방안’이라는 발표를 통해 안심축산사업의 비전에 대해 다시 한 번 발표했다.

농협 안심축산을 도축 및 가공·판매를 일괄 처리하는 협동조합형 대형 패커로 육성해 3단계의 축산물 유통체계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며 이를 위해 축산 핵심선도 농가 1만호를 육성해 안정적 산지 조달물량을 확보하고 2017년까지 수도권, 중부권, 영남권 등 권역별로 도축장 6개소를 확충해 물량확대에 대비한 인프라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11%, 5%에 머물렀던 한우와 돼지고기 시장점유율을 올해는 17%와 8%로 각각 늘려나가고 2020년에는 한우 50%, 돼지고기 40%를 유통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농협의 야심찬 계획은 주제발표 이후 개최된 분야별 분임토의에서 거센 공격을 받았다.
안심축산의 목표만큼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매 수요처 개발이 필요한데 소매수요처 확대를 위한 방안이 함께 제시하지 못한 것이 문제제기의 핵심이 됐다.

현재 농협중앙회와 회원축협이 운영 중인 하나로마트 중 농협안심축산분사에서 공급하고 있는 매장은 124개소에 불과한 실정으로 이날 농식품부는 농협의 구조적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계통 소매 인프라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강하게 질책했다.

실제로 회원농축협이 운영 중인 하나로마트는 2062개소, 여기에 농협중앙회가 운영 중인 하나로클럽과 마트까지 농협계통 판매장은 무려 2122개소에 이른다. 이중 농협안심축산이 입점하거나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곳이 124개소에 불과한 상황에서 외부 정육점을 안심축산정육점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은 집토끼도 잡지 못하면서 산토끼를 잡겠냐는 질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실제로 남성우 축산경제대표가 농식품부 기자단을 상대로 실시한 브리핑에서 농협안심축산은 2012년 현재 176개소인 안심축산전문점을 2016년까지 600개소로 확대하고 124개에 불과한 하나로마트 안심코너를 400개소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집토끼인 하나로마트 보다, 안심축산전문점 확대 목표가 더 큰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안심축산 관계자는 “농업경제 소속인 마트분사가 육류공급 기능을 안심축산분사에 맡겨준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마음이 급한 안심축산분사와 달리 마트분사는 급할 게 없어 논의가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농협축산경제부분은 우선 회원농협 하나로마트 중 축산물판매장을 위탁이나 임대 형식으로 영업하는 매장을 직영전환으로 유도할 계획이고 축산물판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하나로마트의 경우 칼없는 정육점 형태로 식육판매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회원농협이 운영 중인 하나로마트는 2062개. 이 중 직영축산물판매장을 운영 중인 곳은 793개소, 임대 및 위탁 형태는 149개소이며 축산물 판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곳도 982개소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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