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농가들 시장개입 보다 직접지원 요구 필요
한우농가들 시장개입 보다 직접지원 요구 필요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3.07.30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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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김재민 편집국장

한우업계가 최근 한우가격 지지를 위해 음성축산물공판장의 한우도축 물량 축소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해 당사자인 음성공판장 중도매인, 음성공판장에 소를 주로 출하하는 농협 회원축협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어 한우산업 종사자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한우협회는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이 음성으로 이전하며 규모화 시설현대화 되면서 상장경매 되는 두수가 크게 늘어났고 이로 인해 대표가격 역할을 하고 있는 음성공판장 한우 가격이 하락하며 이에 영향을 받는 다른 한우가격까지 떨어뜨린다며 상장물량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한우협회의 논리에 중도매인 그리고 회원축협 등이 반발하고 있지만, 수요와 공급 법칙 상 도매시장 반입물량을 줄인다면 일시적 공급부족으로 가격 상승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0년 한우가격이 정점을 찍은 이후 한우가격은 공급과잉에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불안까지 겹치면서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계속된 손실로 농가들의 경영상태가 악화 일로에 있기 때문에 한푼이라도 소 값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이번 요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음성공판장으로 소의 반입 물량을 줄이는 것으로 한우가격을 지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단편적인 생각으로 음성공판장이 기존 공판장보다 규모가 커진 것은 맞지만 그 수준에 맞게 중도매인수를 늘려 상장 경매되는 물량 전체가 지금까지 모두 판매되고 있고, 다른 도매시장이나 공판장보다 음성의 가격이 더 높게 나오고 있어 한우협회의 주장은 맞으면서도 맞지 않는다 할 수 있다.

현재 한우가격이 낮은 이유가 음성공판장의 상장물량이 많기 때문에 중도매인들이 낮은 가격으로 한우를 낙찰 받아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현재 사육두수가 시장의 수요를 벗어날 정도로 과잉 상황이 계속 되면서 어디서든 질좋은 한우를 구하기 쉬워진 상황이 근원적 이유다.

현재 전국에 소가 모자라거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수준이라면 음성공판장 반입 물량을 조금 줄여 가격을 더 끌어 올릴 수 있겠지만 전국적으로 소가 남아도는 상황에서 음성공판장으로 가야할 물량을 막으면 해당 물량은 다른 공판장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해당 물량이 시장을 크게 교란시킬 가능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음성공판장으로 가야할 소를 못가게 한다면 해당 공판장의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음성공판장으로 들어가지 못한 소는 다른 도매시장이나 공판장으로 흘러 들어 갈수 밖에 없고 음성으로 가야할 물량이 흘러들어간 공판장이나 도매시장의 경락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

나주공판장과 같이 중도매인이 적은 공판장의 경우 소가 몇 마리만 더 들어와도 가격이 크게 빠지는 경우가  비일비재 한데 이러한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음성의 경매물량 축소는 결국 다른 도매시장이나 공판장으로 물량이 흘러 갈수 밖에 없고 중도매인 확충 없이 물량이 갑작스럽게 늘어난 타지역 공판장의 중도매인들은 어부지리로 낮은 가격에 원료축산물을 확보하게 된다.

결국 음성을 제외한 다른 공판장이나 도매시장의 경락가가 크게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음성공판장 내 중도매인들은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고, 음성과 거래하던 육가공업계나, 식육업계, 대형마트 등은 싼 가격에 공급이 가능한 다른 공판장이나 도매시장 중도매인들과 거래하기 시작하면서 음성공판장 경락가격이 수요 감소로 낮아지는 시장 외곡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음성의 반입량을 줄이면 연쇄적으로 다른 도매시장과 공판장의 가격이 하락하고 , 음성중도매인들이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며 거래처를 잃어버리면서 음성공판장의 가격까지 다시 끌어 내리고, 음성공판장의 대표가격 기능으로 인해 직거래되고 있는 다른 소의 가격까지 하락하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할 때 한우협회의 음성공판장 반입물량 축소 요구는 시장을 혼란시키고 결국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음성공판장의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해 한우협회는 이번 한우 가격 지지를 위한 대책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금의 한우가격은 음성공판장의 도축가능두수가 많아 벌어진 일이 아니다.

엄청나게 늘어나 있는 한우 숫자가 문제다. 업계와 정부는 업계가 수급조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한우가격이 정상수준에 도달 할때까지 농가들이 생존할 수 있는 직접적인 금융지원 등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실효성 있는 대안들을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

농가들도 한우가격이 지지될지 불확실한 공판장 반입량 조절 보다는 정부의 직접 지원을 요청해 농가들이 최소한 가격이 정상 수준에 근접할 때까지 버텨 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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