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농산물의 경제학
생명공학 농산물의 경제학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3.08.16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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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장안철 연구관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실감하고 있다. 세계의 어느 곳도 지구온난화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 침수, 고온, 저온 등 농업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불리한 여건 속에 안정적 식량생산 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불리한 환경 극복을 위한 대응방안으로 농업생명공학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또한 산업화에 따른 경작지의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농업 노동력의 부족 심화 그리고 투입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 증가 등에 대한 대안으로서도 생명공학 농산물 산업의 필요성이 대두 되었다. 그간 생명공학 농산물 산업 성장으로 인한 농업인들의 경제적 혜택은 1996년부터 2010년까지 780억달러에 이른다.

농업생명공학기술이 새로운 품종의 종자를 생산하여 재배 농가에 판매하는 형태의 산업을 시작으로 농업생명공학 관련 기업들도 더불어 급성장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육종방식에 비해 수량성이 더 높고 병해충에 강한 종자들을 개발하는데 소요되던 기간이 급속도로 단축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생명공학 농산물은 2011년 세계 29개국, 1670만 농민에 의해 1억6000만ha에서 대두, 옥수수, 면화, 카놀라를 중심으로 생산되었다. 대부분은 기름, 사료, 섬유 등으로 가공되는 품목이 주를 이뤘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로서 이들 3개국의 수출량이 전체 생명공학 농산물 수출의 80%를 차지하였다. 우리나라 또한 2012년에 784만톤, 3조원에 이르는 생명공학 농산물을 수입했다.

한편 생명공학 농산물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찬성측은 생명공학기술이 식량, 질병, 환경 등을 책임질 수 있는 기술이라며 생명공학에 관한 과학적 이해와 함께 사회·경제적인 큰 시장 흐름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생명공학 농산물은 해충, 잡초,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수량 감소와 품질 저하를 막아 생산량을 늘리고 농가 소득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반면 심리, 사회·문화, 종교·윤리 등의 측면에서는 생명공학 농산물의 장기 섭취에 따른 안전성 등 현 기술로 검증하지 못하는 위험요소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실리와 명분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지혜다. 생명공학 농산물의 유해성에 대한 찬반 논쟁 보다는 생명공학 농산물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국가연구기관은 관련정책 지원을 비롯해 잠재적인 위험성에 대한 연구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생명공학 농산물의 교역 확산에 따른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역량을 함께 축적한다면 국민의 안전과 국익 모두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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