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따로 산업 따로 보여준 축산학계 심포지움
학계 따로 산업 따로 보여준 축산학계 심포지움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3.08.28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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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경영학회가 ‘축산물 수급안정정책의 현황과 과제’로 하계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축산업계가 2010년대 들어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축산물 수급안정정책’을 주제로 내세운 이번 심포지움은 축산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국내 축산업계의 싱크탱크이자 인재 양성소로 소문난 건국대학에서 개최된 이번 심포지움은 주요 축종의 공급과잉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학계의 연구성과가 나올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본지에서는 이번 심포지움 내용을 심층 취재하기 위해 축산담당기자 3명을 보냈고, 본지 편집국장인 필자도 이번 심포지움 2부 취재를 위해 현장을 찾아 어떤 내용들이 발표되는지 주의 깊게 듣고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 심포지움은 소문난 잔치 집에 먹을 것 없다는 이야기처럼 기대와 달리 발표된 내용들은 깊이가 없어 아쉬움을 크게 남겼다.

기존에 발표된 내용들의 재탕들이 많았고, 공급과잉의 원인은 제대로 집어 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안들도 국내 축산현실을 반영하기보다는 외국의 사례를 소개하거나, 도저히 국내 축산분야에 적용하기 힘든 내용을 이야기 할 뿐이었다.

이미 정부에서 내 놓은 대책을 다시 설명할 뿐 현재 정책이 어떤 파급효과를 낳을지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단기적 대책 이외에 수급균형을 맞출 중장기 과제나 시스템에 대해서는 이야기 되지 못했다.

발표 된 내용에 깊이가 없다 보니 심포지움은 1부 정부 정책과 한우수급과 관련된 발표가 끝난 이후에는 대부분의 자리가 비어 있고, 건국대 학생들 몇몇과 앞으로 있을 발표자와 토론자들 그리고 원로 학회 회원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학계가 산업을 확실히 이끌지 못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농촌경제연구원 최세균 원장은 지난 7월에 있었던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몇 년 전부터 원이 수행한 주요 연구결과물에 대한 정부와 업계가 수긍하지 않거나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주요연구과제와 정부과제의 품질을 높이는데 원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곧 스스로도 현재 농경연이 내 놓는 연구결과물이 반박당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는 것을 고백한 것이다.
우리 축산업의 발전은 1970~80년대 수많은 학회와 학자들이 씽크탱크 역할을 자임하며 산업과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 2000년대 들어서는 그러한 역할을 해줄만한 학자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단지 정부 등 관공서와 업계에서 떨어지는 연구비를 타내기 위해 업계와 정부에 비위 맞추기 연구에만 몰두하다 보니 학계가 산업을 이끌기 보다는 비난과 야유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부문은 최근 삼성경제연구원과 MOU를 맺었다.

농협에 농협경제연구소가 있고, 수많은 농업관련 대학에 농업과 축산업을 전공한 학자들이 즐비하고 그리고 농촌경제연구원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에 민간 경제연구소와 제휴를 추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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