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가격 폭락과 기초농산물 수매제
고추가격 폭락과 기초농산물 수매제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3.09.09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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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고추 가격이 고추 풍작으로 8월 30일 현재 1kg에 1만1600원(상품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 수준으
로 폭락했다.

올해 고추 재배면적은 4만5360ha로 지난해 4만5459ha보다 99ha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폭락한 것은 정식기 이후 기상이 좋아 초기 착과수가 증가해 전체 수확량이 전년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촌경제연구원의 모니터링 결과 금년산 건고추 10a당 전체 수확량은 전년보다 5~8% 많은240~246kg으로 나타났으며 통계청이 발표한 재배면적 4만5360ha에 추정단수(240~246kg/10a)를 적용할 경우 2013년산 건고추 생산량은 전년보다 5~7% 많은 10만8900~11만1800톤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올해
고추가격 폭락은 재배면적 감소폭 보다, 풍작에 따른 생산량 증가량이 많아 공급과잉 상황에 온 것이다.

이 같이 공급과잉에 가격이 폭락하자 정부는 추석 이후 건고추 수매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추석물가 잡기에 고심하고 있는 정부로써는 가격 인상을 촉발시킬 수매를 추석 이전에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추석에는 건고추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가격이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 상황도 함께 반영됐다.

고추생산농민들은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수급조절을 원하고 있다.

9월 3일에는 고추생산농가들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앞에서 소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수매와 생산자가 참여하는 고추수매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된 수입고추의 정부 보유물량의 폐기 등 고추가격을 지지할 수 있는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건고추 가격은 사실 예측하기 힘든 면이 많다.

대표적인 노지작물에다 장마가 얼마나 길어질지,또 수확기에 태풍이 몇 개나 지나갈지가 건고추 생산량과 품질에 큰 영향을 주는데 마땅히 농가로서는 대비책이 없다.

무엇보다 고추재배와 수확 그리고 건고추로 가공하는 과정은 대부분 농가단위에서 일어나는데 가장 고된 품목으로 손꼽힐 정도로 손이 많이 가는 작목이다.

특히 주수확기가 7월말부터 시작해 9월초까지 이어질 정도로 제일 더운 날씨다 보니 고추농사짓기가 더더욱 쉽지 않다.

이로 인해 고추생산 농가들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고 고추 농사를 지어 돈이라도 잘 벌면 좋겠지만, 가격의 주요 변수인 생산량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한해 벌고 한 해 손해 보는 일이 반복돼 어느새 고추자급률은 50%를 간신히 턱걸이하고 있다.

그래서 농민들이 생각해 낸 것은 기초농산물 수매제다. 정부가 생산비를 보장하는 수준에서 고추를 수매 비축해 가격을 지지하고 적게 생산되는 시기에 방출함으로써 농가수익도 보장하고 고추생산량과 가격도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고추자급률을 어느 정도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목표도 따라야 할 것이다. 쉽게 말하면 농가들이 맘 놓고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손을 써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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