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조직화 성공사례 ① - 하림
농가조직화 성공사례 ① - 하림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3.09.3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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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공장·시장 통합 안정적 축산모델 완성

하림, 농가소득 안정이 농가조직화 성공 바탕

“하림의 통합경영 시스템은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식품을 공급하고 생산자에게는 시장상황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줍니다.”

이는 하림을 축산 선진업체로 만든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말이다.

 

△농가조직의 첫 단추 삼장통합의 실현

하림의 창업자 김홍국 회장은 고등학교 시절 양계장을 직접 설계시공해서 1000여수가 넘은 닭을 키우고 볏집을 납품하는 사업을 벌여 4000만원의 자금을 모아 종계농장인 황등농장을 설립해 양계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1982년 전국적인 닭값 폭락사태가 몰아 닥치면서 사업은 무너졌고 빚쟁이들에게 쫓겨 돼지우리에서 날을 지새는 비참한 신세가 됐다.

이후 한 식품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쪼개어 닭에 관한 정보를 쌓아 나가던 중 우연히 한 강연회에서 통합경영이라는 경영이론을 접하게 되면서 1차 농축산물에 부가가치를 만들어 2차 가공식품으로 만들고 이를 시장에 내다파는 삼장통합경영을 시작하게 됐다.

이 시기에는 농축산업이 투기사업이 돼 배추파동, 수박파동, 돼지파동이 나면 농민들이 빚을 못 이겨 야반도주하는 일들이 주기적으로 벌어졌다.

이후 김 회장은 삼장통합경영의 밑그림이 그려진 뒤 1986년 다니던 식품회사에 사표를 내고 양계장을 인수해 재기를 노렸다. 가장 먼저 업계 최초로 병아리 계약사육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농가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회사는 부지 매입과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대신 계약농가에 시설재, 종계, 사료 및 모든 관련 부재료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계약사육을 실시한 것이다. 농가는 사육한 대가만큼 경제적인 보상을 받게 되므로 결국 수익이 안정되고 생산원가를 최소한 낮출 수 있는 win-win 방식을 찾아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사육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갔다.

그렇게 1987년 뜻을 같이하는 주주를 모집해 하림식품을 설립하고 이리도계장을 인수했다. 가공공장을 확보함으로써 사육, 가공, 판매를 통합하는 삼장통합의 기틀이 마련됐다.

또한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이 개최되면서 일명 ‘양념치킨 체인점’이 동네마다 들어서면서 하림의 사업도 급성장했고 이윽고 1988년 8월 정부로부터 육계 계열화업체로 지정됐다. 삼장통합경영 시스템이 정부에 의해 공인된 것이다.

 

△투기산업에서 유망산업으로 전환

하림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위험요소를 제거해 사육농가의 안정적 소득향상을 이뤘으며 품질수준 향상 및 다양한 제품개발을 통해 소비자를 확대하는 한편 농축산물의 특유의 고질적 수급 불안을 해소하는데 노력해 왔다. 또한 하림의 계약농가에 지급되는 사육비가 ’03년 수당 347원에서 ’12년 464원으로 10년동안 117원이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3만9000수 농가 평균규모도 5만3000수로 1만4000수가 증가해 많은 농가들이 전업농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또한 하림은 모든 농가를 하림의 공동체로 인식하며 병아리와 백신을 공급하고 양계 매뉴얼을 제공하면서 농가의 불확실성 감소와 표준화를 위해 힘써왔다. 도산 농가의 제로화, 업계 소득 1위라는 농가 경영비전을 수립했고 이를 이루기 위해 사육농가 경영안정프로그램, 사육농가 소득향상 프로그램 등 농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 현대식 무창계사의 연간 평균 사육비가 1억9400만원이나 하우스형계사는 5300만원으로 무창계사 대비 27%에 불과해 하우스형계사는 자체사육 또는 계약사육을 해도 불만이 크다. 그래서 하림에서는 금융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사육환경이 열악한 19% 농가를 개축 또는 계사 리모델링을 실시해 고수익이 보장되는 농가로 육성 지원하는 시설환경개선자금지원, 우수농가사육 프로그램 교육 등을 중점적으로 실시해 상위그룹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하고 있다.

 

△하림의 상생 파트너 사육농가

농축산업은 특성상 다수의 영세한 농가들이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만큼 수집, 가공, 유통기능을 담당할 협동조합 역할이 필요하나 그동안 협동조합이 제 역할을 못해 민간기업 중심의 계열화사업이 등장, 농가 소득안정과 산업발전을 주도했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로서 선진 농업국의 경우 현재 닭고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축산물 생산이 계열화 생산체계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계열화사업 도입 초기 다수의 사육농가들이 계열사육이 과거 소작농 형태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많았으나 이는 전적으로 기우였으며 현재 계열화사업은 농가는 사육을 전담하고 회사는 수집, 가공, 유통 등 업무를 분장해 서로 전문성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함으로써 상생하는 파트너로서 자리잡았다.

계열화 주체와 계열화 농가는 사육(농가)과 가공, R&D, 유통(회사) 등 양 주체의 역할이 분명하게 분리돼 있어 시너지가 발생하며 상호 노력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시 상생하고 반대의 경우 공동 몰락하는 동반자 관계이다.

농가는 자기농장을 소유하고 있는 독립 경영체로서 계열회사와 동등한 입장에서 사육계약을 체결하고 언제든지 보다 좋은 회사 출현 시 거래조건에 따라 이동이 자유롭고 계열회사에서는 농가이탈을 방지하고 우수 농가를 확보하기 위해 보다 좋은 계약조건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계열회사와 계약하고 있는 농가는 지주로부터 토지를 임차해 경작하며 자연재해 등 천재지변에도 지료를 물어야 하는 소작농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농가는 오직 사육생산성 향상에 매진하고 회사는 가공·유통 분야의 생산성 향상에 전략 수립하며 다양한 제품개발 및 홍보 등을 통해 육계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한다. 곡물가격 폭등으로 사료효율 개선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되는 상황에서 지난 10여년동안 하림에서 주도한 FCR 개선활동은 국내 육계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02년 육계 FCR 1.83에서 ’12년 현재 1.61로 0.22 개선했다. 이 기간 동안 육계 1.5kg 사육일령이 42일에서 33일로 9일 단축돼 농가들이 연간 1회 이상 더 사육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생산성 향상은 계열주체 측에서 지속적인 병아리, 사료 등 원자재 품질향상 노력과 GPS농장에서부터 CC농장에 이르기까지 중앙 집중방식의 방역시스템 구축 등에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며, 특히 하림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계열농가 사육과정 중 사양관리 실수 및 질병에 의해 발생한 사육 변상금을 100% 탕감하고 아울러 최소사육비를 육계 70원/kg, 삼계 50원/수, 토종계 150원/kg씩 지급함으로써 안정적인 농가경영을 도모하고 있다.

 

△안정적인 소득 창출 계열화사업

지난해부터 전 축산업계에 불어닥친 불황으로 육계 계열회사는 물론 계열화사업이 정착되지 않은 소, 돼지 사육농가들 경우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지만 거의 유일하게 육계 사육농가는 불황에 대한 위험부담의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육계 사육농가들의 지속적인 소득 향상과 특히 투자안정성이 알려지면서 육계농장에 대한 신규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림의 경우 2007년 이후부터 2012년까지 97농가에서 280동의 무창계사가 신축됐으며 투자비는 1150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37농가에서 91동의 무창계사 신축공사가 진행 중에 있고 투자비는 55억원에 달하고 있다. 신규 참여자들 중에는 한우, 과수농가는 물론 퇴직 공무원, 교수, 대기업 CEO를 지낸 사람까지 육계 사육이 고수익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축산업계 중 가장 활발하게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 바로 육계농장 사업이며 현재 양계장 허가가 가능한 부지의 경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육계농장 투자 수익률은 약 15%에 달하고 있다.

김홍국 회장은 “과거 농민은 농자재의 제조부터 생산, 가공, 유통까지 모두 담당했다면 현재의 농업은 각 부분이 분업화·전문화됐다고 보면 되고 농업과 농민의 범위도 영농부분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전방산업과 후방산업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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