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卽答(즉답)’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卽答(즉답)’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4.04.04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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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농업이 양보했다면 이제 반격할 시간

 

생산농업 너머 그 이상의 가치를 찾는다면 가능

도매시장, 경직성 풀어 효율성 높이는 방향 필요

직거래 도시와 농촌이 만나는 새 문화로 발전할 것

#농업공직자로 35년, 농업에 대한 철학이 궁금하다

최근 농업은 개념과 범위가 급격히 넓어지고 있으며 생산은 물론 유통, 가공, 저장, 수출, 식품안전 등을 포함하면서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최첨단 산업으로서 창조경제의 핵심산업으로 대두되고 있다.
 
농산물과 가공식품, 건강기능성 제품 등 이를 활용해 국내외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창출해 나가는 한편, 체험ㆍ관광산업을 기반으로 한 농업의 6차산업화는 농가소득 향상은 물론,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생산 농업을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찾아야 우리농업이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농업이 민족의 생존권을 사수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는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의 인식이 최우선돼야 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농업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최근 출간한 ‘농업의 대반격’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지난 35년간 농업계에 몸담으면서 우리 농업과 농촌의 현실에 대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언론기고문 중심으로 엮은 책이다. 농업을 6차산업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이제 우리 농촌은 농업인의 일터만이 아니라 휴양, 관광, 오락 등을 위한 국민전체의 삶의 터전이자, 국민농업으로 변모해 나가야 할 때다.
 
따라서 우리 농업도 이제는 생산 중심의 먹는 농업에서 벗어나 기능성 농업, 치료농업, 관광농업, 수출농업 등을 통해 미래형 6차 산업으로 나아가야 하며 농업의 패러다임도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내용을 책 속에 담았다.
 
#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부분을 살펴보면 신선농식품 수출은 국내 수급여건상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수출업체들 같은 경우도 가공품 위주의 저장성이 편리한 것들로 수출이 활성화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은.
 
수출농업은 농산물의 개방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수출을 통해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는 한편,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쟁력 있는 수출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커다란 전환점이 될 수 있어 우리 농업발전의 활로를 모색해 나가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농식품 수출에 있어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수준으로 공산품이 10% 내외인 것과 비교해 2~3배 높다. 농식품은 공산품과 달리 상품성 유지를 위해 냉장․냉동 물류가 필요하며 부피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aT에서는 항공의 경우 국내외 항공사와 협업을 통해 러시아, 유럽, 중국내륙 등 신선농산물 항공운임 20~30% 할인사업 실시 중이며 해상은 중국, 일본, 동남아, 미주 등 20개 공동물류노선 운영을 통해 해상운임이 30%정도 절감되도록 지원 중이다. 또 콜드체인의 경우 해외공동물류센터를 통해 냉장․냉동 물류 지원할 방침이다.
 
 
# 농산물 유통구조개선정책과 맞물려 유통환경이 급변하는 지금 경매제도를 보완하고자 정부는 정가수의매매를 추진하고 있는데.
 
경매 중심의 도매시장 운영방식은 거래시간과 장소제약, 매매방법의 제한 등으로 출하자와 도매시장 유통주체들의 탄력적인 거래를 제약하고 있지만 도매시장의 거래경직성을 풀어 유통효율을 높이고 소비지 요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가수의매매처럼 거래방식을 다양화해 발전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aT에서는 정가수의매매 활성화를 위한 표준지침 확정과 시달, 홍보, 농안법령 개정안 마련, 매매촉진자금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가수의매매가 조기 정착해 나갈 수 있도록 기반조성 마련에 힘쓰고 있으며 올해는 도매시장 종사자, 산지출하자를 대상으로 320억원의 융자금을 통해 교육, 홍보, 자금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확대 발굴ㆍ추진해 나갈 것이다.
 
또 일본 도매시장의 예약 거래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올해 9월까지 ‘예약거래 및 출하정보시스템’을 구축ㆍ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 최근 유통단계 축소의 대안으로 직거래가 주목받고 있다. 직거래는 중간벤더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유통인이 담당하는 리스크를 져야하는 등의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직거래 어떻게 풀어가나.
 
직거래는 생산자와 소비자, 지역사회와 환경에 많은 혜택을 주지만 다양한 형태의 직거래 유형이 효과적으로 추진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관련법 제정과 함께 직거래장터 확보, 균등한 품질과 규격화, 다양한 상품구색, 출하농가나 소비자의 상호 윈-윈을 위한 의식전환 등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aT는 지난해 4월 직거래지원센터를 출범시켰고 로컬푸드 직매장, 꾸러미, 직거래장터, 온라인, 창의적 거래 등 다양한 직거래 유형을 선정,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신뢰를 얻고 매출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우수 모델을 선정해 발전ㆍ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또 사회적 관심제고 및 분위기 확산으로 소매가격보다 40~70% 저렴하게 판매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수를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올해는 과거의 직거래사업 추진 상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제도화하기 위해 직거래 정의, 인증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가칭)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마련해 직거래가 유통혁신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우리나라 고질병인 농산물 수급문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농민이나 유통인들이 정부의 수급대책에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부가 수급대책 수립 시 농민이나 유통인들의 참여가 미흡한 상태에서 정부에 의한 일방적 의사결정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해 4월 생산자, 소비자, 유통인, 학계,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 구성한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발족하고 현재 aT가 사무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농작물의 전반적인 풍작에 따라 수급조절위원회를 적기에 개최해 시의적절한 수급관리로 농산물 수매를 확대하고 정부의 시장격리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 농산물의 지나친 가격하락을 막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는 농산물 수급안정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비축기지 현대화ㆍ광역화 사업을16년까지 차질없이 완료해 향후 비축농산물 수요확대에 적극 대응하도록 할 방침이다.
 
참고로 시설이 노후화된 지방의 비축기지(8개)를 16년까지 4개 권역으로 통합・신축하고 수도권 중 도심에 위치하고 교통이 혼잡한 노량진 비축기지를 물류여건이 양호한 김포(고촌)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 이제까지 정부에서는 수급조절을 농협 등 생산자 단체 중심으로 해왔다. 하지만 배추나 무 등과 같은 채소류의 경우 산지유통인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산지유통인을 노지수급안정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농촌인구의 고령화와 수급불안정성이 큰 배추, 무 등의 생산특성으로 산지유통인의 포전매매 비율은 70∼80% 상황이다. 정부는 산지유통인의 제도권 편입 및 육성을 위해 산지유통인의 법인화, 품목전문조합 유도, 자금지원 등을 통해 정부 수급안정사업의 참여를 확대하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배추·무 산지유통인들이 중심이 된 한국신선채소협동조합의 공식 출범을 지원, 그동안 개인적으로 활동했던 산지유통인들이 협동조합으로 조직화하면서, 배추·무 등 해당 품목의 전국적인 수급조절 역할은 물론 해당 품목 생산농가들과의 계약재배 활성화 등이 기대된다.
 
또 산지유통인 등을 대상으로 노지채소 수급안정사업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정부 수매비축사업에도 이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 식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방법은.
 
지난 2012년 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약 5조4000억 달러에서 2016년에는 약 6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국내 식품ㆍ외식시장은 50인 미만의 식품제조업체가 80%를 차지하는가 하면 전체 외식업체의 90%가 5인 미만인 영세사업체로 국내 식품산업의 경쟁력은 아직 취약하다.
 
aT는 영세한 국내 중소식품기업을 종합적으로 관리․지원․육성하기 위한 창구단일화의 필요성으로 농수산식품기업지원센터(K-FOOD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K-FOOD지원센터를 활용해 창업, 메뉴개발, 고객서비스 향상, 해외진출지원 등을 컨설팅 받아 현장의 문제들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올해는 종합병원의 건강관리시스템처럼 기업경영 대한 진단과 처방, 맞춤형 지원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취약한 중소식품기업 지원을 위한 종합 진단 창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 aT가 추진할 올해 중점사업.
 
먼저, 농산물 유통개선을 위한 종합지원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 유통혁신을 위해 자금, 컨설팅, 홍보 등 종합지원체계를 활성화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의 매출목표 2조원을 달성해 국내 대표 신 유통경로로 육성할 것이다.
 
또 유통비용 절감을 위한 도매시장 유통개선, 물류효율화 지원, 산지유통조직 규모화, 불공정거래 예방활동 강화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엔화약세 현상과 지속적인 세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농식품 수출은 81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런 가운데 aT는 미국, 중국, 동남아 등 주요시장에서 한국 농식품 체험홍보행사인 ‘글로벌 K-Food 페어’를 개최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를 경험삼아 현지인들의 식문화 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다양한 수출전략을 통해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아울러 식품산업 육성을 통해 농어업의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겠다. aT는 농업과 식품산업의 연계를 위해 국내산 외식식재료의 수요기반 조성과 국내 식품외식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전통식품의 소비촉진 및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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