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안준 농협중앙회 자재부장]
[인터뷰-정안준 농협중앙회 자재부장]
  • 김지연 기자
  • 승인 2014.08.21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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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농기계 수출 농업인·업체 모두 윈윈사업

수출 다변화 통해 농기계 품질 향상 기여

 

농협은 최근 중고농기계 첫 수출 선적식을 갖고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트랙터를 선적했다. 이번 중고농기계 수출은 농업인에게 실익을 주는 동시에 중고농기계 해외수출을 통한 새 시장 개척이라는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해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중고농기계가 이번 수출을 계기로 농업인에게 실익을 주고 농기계 업체에는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선적을 시작으로 라오스와 캄보디아,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에 연말까지 100대 이상의 중고농기계를 수출할 계획인 농협은 시장 다변화를 위해 독일과 프랑스, 헝가리 등 유럽시장과 미국중심의 북미시장도 개척할 예정이다.

중고농기계 해외수출이 활성화될 경우 농업인은 중고농기계 처분이 쉬워지고 농기계회사는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될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앞으로 농기계 수출의 전망은 밝아 보인다. 이번 중고농기계 수출 최일선에서 많은 노력과 역할을 다해 온 정안준 농협중앙회 자재부장은 중고농기계 수출사업은 앞으로 국내 농기계의 이용효율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농업인과 농기계회사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Win-Win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안준 자재부장을 만나 중고농기계 첫 수출에 대한 소감과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다.

 

◈새로운 첫발, 새로운 초석 마련

정안준 부장은 중고농기계 수출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중고농기기계 수출은 해외 수입상들이 요구하는 규격의 농기계를 국내 중고농기계 유통업자들이 수집해 수입상에게 넘기는 단순 수집기능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농협과 LS엠트론이 손잡고 해외시장을 개척해 수출을 시작함으로써 앞으로 농업인과 농기계업체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새로운 사업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정 부장은 “현재 국내 중고농기계 유통실태는 대다수 대리점들이 신규농기계 공급을 위해 중고농기계를 무리하게 인수해 중고농기계 가격거품이 발생하고 가격거품으로 인해 중고농기계가 팔리지 않고 대리점의 창고에 쌓이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농업인과 농기계업계 모두에게 손실로 귀결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농협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고농기계 수출을 추진했으며 농업인과 농기계업계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이번 선적식을 개최하게 됐다고 전했다.

 

◈농기계업체․농민 등 현장반응 뜨거워

농기계 수출사업은 농협과 LS엠트론이 공동추진하고 있으며 농협은 중고농기계 수집을 LS엠트론은 해외시장 개척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 부장은 “이번 초도수출은 트랙터 3대가 선적됐으며 향후 베트남에는 50대, 동남아지역에는 100여대가 수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기종은 트랙터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콤바인도 일부 수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농기계 업체들과 농민 등 현장 반응 또한 뜨겁다.

정 부장은 “농기계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특히 중고농기계 처분 문제는 신규농기계 공급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번 선적식은 업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며 “농업인들은 선적식보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중고농기계를 좋은 조건에 처분하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개척 위한 교두보 마련 기대

이번 선적식이 우리 농기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에 대한 질문에 정 부장은 중고농기계의 선순환으로 인해 농기계사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국내에서 중고로 시장에 나오는 농기계는 연간 9000대로 추정되며 이 중 재판매가 되지 못하고 재고로 쌓이는 물량은 2800대정도로 추정된다. 시장에 나오는 물량 중 3분의 1이나 되는 물량이 재고로 쌓이고 있어 농업인과 업계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 부장은 “국내 농기계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며 국내 농기계의 품질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동차의 경우 과거에는 4~5년 사용하면 폐차됐지만 지금은 10년을 사용해도 상태가 양호해 많은 중고차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만큼 농기계시장도 내구성 좋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농기계가 선택기준이 돼 농기계 품질향상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고농기계 유통업자 협력방안 검토

그러나 이번 수출과 관련해 긍정적 인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농협이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한다는 등 부정적 인식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냐는 질문에 정 부장은 농협에서 중고농기계사업을 처음 추진할 때 중고농기계 수집하는 중간 유통업자들이 본인들의 매출감소를 걱정하는 사례가 일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부장은 “대부분의 유통업자들은 농협의 중고농기계 수출이 오히려 전체적인 시장규모를 확대하는 순기능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오히려 중고농기계 수출을 위해 농협과 협력의사를 타진하는 유통업자도 많고 농협도 중고농기계 유통업자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농협은 일단 베트남을 시발점으로 라오스, 캄보디아,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 전반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향후 시장다변화를 위해 유럽, 북미, 중앙아시아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정 부장은 “중고농기계 수집활성화를 위해 700개 농·축협에서 중고농기계를 수집하는 한편 현재 4개소인 중고농기계 수집거점농협도 8개소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중고농기계 해외수출은 농업인과 농기계회사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사업인만큼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농업인과 관련업계의 많은 지원과 관심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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