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매인 도입반대 4가지 관전 포인트
시장도매인 도입반대 4가지 관전 포인트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5.02.27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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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거래제도 합리적 방향 모색 위한 토론회 개최

수집과 분산기능의 분업화

위태석 박사는 ‘일본 도매시장 거래시스템과 그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가락시장의 거래방법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위 박사는 일본의 경우 유통단계 축소를 통해 비용절감을 꾀하는 정책은 1960년대로 종결됐다며 수집과 분산의 분화를 통해 각각의 유통기능을 효율화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수집과 분산을 통합한 시장도매인제에 대한 도입에 반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수집 기능과 분산기능으로 특화된 주체가 분업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위 박사는 한국과 일본의 경우 산지 규모화와 조직화가 미흡하고 계절적 산지이동이 번번하며 상품평가 기준이 까다로운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수집과 분산기능 어느 한쪽으로 특화되기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즉,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매매참가자의 대치관계를 두는 도매시장의 기본구조의 유지가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일본정부는 영세산지의 대변자로써의 도매시장법인을 바라볼 경우 산지의 규모화는 도매시장법인의 존재가치가 없어질지 모르지만 단일품목·대량집하에서 다품목·소량배송으로의 전환과정에서 유통구조를 고려하면 수집과 분산기능의 통합이 비용절감으로 이어지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도매법인의 제3자 판매와 직접집하를 원칙적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도매시장의 가격형성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운용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도매인 도입, 산지규모화 전제

김병률 선임연구위원은 ‘유통환경 변화와 도매시장 유통개선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산지의 규모화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효과적인 유통구조 개선과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선진 시장의 경우 상대거래를 하고 있지만 협동조합과 대규모 거래단위로 거래하는 기업간 거래로 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거래 교섭력이 상호 대등하게 발휘하는 도매시장 기업 간 거래이기 때문에 경매같은 방식이 아닌 상대거래나 예약거래가 적절한 거래방식이란 설명이다.

그는 또 “일본의 도매시장의 경우 중도매회사들은 출하자들과 직접 상대거래하면서 부담하는 출하장려금이나 리스크 등을 기피하는 경향이 짙고 출하자들도 중도매회사와 직거래보다 출하자들을 보호하고 완충역할을 담당하는 도매법인에 출하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시장도매인의 규모화와 출하자 거래교섭력 발휘 등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제도의 도입은 효과적인 유통구조개선과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김 연구위원은 “우리의 경우 현실적으로 산지 출하농민, 생산조직, 유통조직들이 도매상들, 대형유통업체들과 전면적으로 대등한 거래교섭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절대적 열세상황이기 때문에 이상적인 선진국 시장유통체계 도입에 신중해야 하며 사전적 정책영향 평가, 시범사업, 도상연습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거래제도 논의, 도매시장 설립 취지에 부합해야

권승구 교수는 ‘선진국의 농산물 유통시스템 비교와 시사점’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도매시장의 설립과 운용 목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지 시장의 변화에 대한 도매시장의 적극적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도매시장을 둘러싼 법과 제도는 점차 보완을 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이나 산지와 소비지 보호, 거래 과정의 공정성·투명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도매시장의 원칙과 본질을 강조해 나가는 방향으로 도매시장 유통개선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해관계가 촘촘히 얽혀있는 도매시장 내부의 시각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되며 지금의 거래제도 논의는 문제의 해결보다는 갈등 구조의 심화라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외부화 되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전했다.

도매시장의 갈등 구조의 심화는 전체 도매시장의 이미지와 위상을 추락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해 도매시장에 대한 생산자 및 소비자의 이용도와 호감도를 급력히 저하시킬 우려가 매우 크므로 거래제도 도입 논란을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전된 경매방식으로의 전환

김병률 교수는 현재의 경매방식에 문제점도 있지만 그 문제점 해결이 시장도매인제에 의한 상대거래가 최상의 해법은 아니라며 경매방식에서도 거래가격 안정화를 위한 방안모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초보적 경매가 발전된 경매방식으로의 경매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까지 시행해 온 경매방식은 출하량에 대한 사전적인 조정과정 없이 당일 반입된 물량에 대한 경매를 진행하기 때문에 가격변동이 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산지와 도매시장 간 정보시스템 확충을 기반으로 한 예약출하시스템과 접목해 시장의 출하물량을 사전에 조절해 가격의 등락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샘플경매, 이미지 경매 등 ICT를 활용한 경매방식으로의 경매 고도화로의 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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