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 외식․유통업계 한파
메르스 여파 외식․유통업계 한파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5.06.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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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메르스까지···농업계 근심 깊어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가 국내 농축산물 소비침체로 번지고 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질병 탓에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으며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좀처럼 열고 있지 않아서다.

공산품의 경우 팔리지 않는 상품은 재고로 처리하고 향후 판매 회복의 기회를 엿볼 수 있지만 농축산물의 경우 일정기간 소비되지 않을 경우 품질저하를 비롯한 저장기술의 한계로 폐기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에 심각성은 더하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우리나라 주요 소매유통점들도 매출하락에 고심하고 있다. 이들 유통업체들 모두 올해 1~6월까지의 매출이 농산물과 축산물을 중심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0% 안팎의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말과 공휴일, 발디딜 틈이 없었던 대형마트 매장에도 메르스 발병 이후 발길이 뚝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확한 집계는 밝힐 수 없지만 확실히 메르스 발병 이후 매장을 찾는 손님수가 감소하고 수요가 줄면서 농축산물 재고가 늘고 있다”며 “메르스가 장기화 될 경우 유통업계의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근 계속되는 가뭄으로 농산물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산지의 경우 이 같은 우려가 심화되자 농민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큰 폭으로 떨어졌던 농산물 값이 재배면적 감소와 최근 가뭄의 영향으로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다소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 기대감을 높였지만 또 한번의 국가 재난이 농심을 멍들게 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전국 공영도매시장의 농산물 가격은 대부분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빗나가면서 현재는 기대치 이하의 가격을 형성, 매출액 또한 크게 줄고 있는 모양새다.

복수의 가락시장 유통인들은 “최근 기상의 영향과 공급량의 감소로 몇몇 품목을 제외하고는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이 발생해 가격 오름세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며 “지난 세월호 참사 때도 소비가 부진해 큰 고충을 겪었는데 또다시 그런 일이 재현될까 유통인들 대부분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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