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뿌리썩음병원균 밀도 판별 가능해져
인삼 뿌리썩음병원균 밀도 판별 가능해져
  • 김지연 기자
  • 승인 2015.10.0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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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과장 김기홍

 
세계적인 명성의 고려인삼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약용작물 중 하나로, 예로부터 그 효능을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인삼재배 시 발생되는 인삼 뿌리썩음병으로 인한 피해로 안정적인 생산이 위협되고 있다. 인삼 뿌리썩음병은 연작장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삼 재배 시 발생되면 방제법이 없어, 최악의 경우에는 재배되고 있는 인삼을 모두 폐기해야 할 정도다.

뿌리썩음병원균은 토양 속에서 10년 이상 생존하면서 인삼 뿌리썩음병을 유발시킨다. 인삼을 처음 재배하는 밭에는 병원균의 밀도가 적어 피해가 적으나 계속 인삼을 재배해오던 밭에서는 병원균의 밀도가 증가돼 병 발생이 빠르고 피해가 확산된다.

이런 문제로 인해 인삼을 심었던 밭에는 뿌리썩음병원균이 감염돼 있을 것을 우려해 인삼을 재배하지 않은 새로운 토지를 찾는데 마땅한 토지를 구하지 못해 재배면적이 줄어 생산량이 감소되고 있다. 한때 19,408ha(2008년)에 이르렀던 인삼 재배면적이 2013년에는 약 20%가 감소된 15,824ha로 줄어들었고, 신규 재배면적은 3,647ha로 2008년(5,263ha)에 비해 약 30%나 감소됐다. 인삼 재배면적의 감소와 더불어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환경 악화로 초작지에서도 인삼 뿌리썩음병으로 인한 품질하락, 생산량 감소 등 피해가 증가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에 인삼 재배지 또는 예정지의 토양에서 인삼 뿌리썩음병원균의 감염 여부를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인삼 뿌리썩음병은 ‘시린드로카폰 데스트럭턴스(Cylindrocarpon destructans)’라는 곰팡이에 의해 발생한다. 최근 농촌진흥청 인삼과에서 이 병원균의 유전체를 해독하고 균학적 특성을 연구해 특이적인 ‘분자마커’를 개발하고 이 병원균만 선택적으로 배양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배지’를 개발해 토양 내 병원균의 밀도를 정확히 판별할 수 있게 됐다. 개발된 인삼 뿌리썩음병원균 정밀 진단기술은 기존의 진단방법보다 100배나 정밀도가 높아서 인삼 재배지나 예정지 토양에 병원균 감염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기존 인삼 뿌리썩음병원균 판별방법은 선택배지를 이용한 토양 전처리 과정이 없었기에 병원균의 밀도가 적을 경우 검출이 불가능했으며, 토양 1g당 병원균 포자 1,000개 이하는 밀도 판별이 되지 않거나 재현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개발한 방법은 선택배지를 활용한 토양 전처리 과정으로 2일 정도 시간이 더 걸리지만, 실시간 유전자 분석기를 사용하면 토양 1g당 인삼 뿌리썩음병원균 포자 10개 내외로 밀도 판별이 가능해진다.

선택배지와 분자마커는 국내 특허출원했으며, 연구결과는 2014년 식물병리학회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지역 인삼 연구기관과 각 도 농업기술원에서 활용하도록 기술이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술이전이 완료되면 농가에서는 가까운 농업기술센터나 농업기술원으로 문의하면 토양 내 ‘인삼 뿌리썩음병원균’의 밀도를 활인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인삼 재배 기간에도 병원균 밀도 검정을 통해 병원균 증식 정도를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수확 시기를 결정할 수도 있다. 또한 인삼 재배 농가의 연작장해 피해를 예방하면서 인삼 재배 시 최적 예정지 선정이나 계속 재배할 수 있을지 결정하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이로써 인삼 연작장해를 해소시키는 기술을 확립해 농가 경영비를 줄이고 알맞은 재배 면적을 확보해 인삼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으로 고품질 인삼 안정 생산에 기여하고, 나아가 고려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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