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에 사료업계 찬바람
원달러 환율 급등에 사료업계 찬바람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6.02.19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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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7개월 만에 최고치 경신···달러당 1227원

올해 최악 경영난 예고, 사료값 인상 불붙을까

지난해부터 시작된 달러강세 조짐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자 사료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해외에서 조달하는 사료원료가 달러로 결재되다 보니 환차손(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으로 인한 경영난을 우려해서다.

실제 업계는 지난해부터 달러대비 원화가치 하락으로 사료업체 대부분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올해 심각한 긴축경영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2월 17일 현재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27원. 2010년 7월 이후, 5년 7개월만에 1228원에 근접하는 등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는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이 아닌 동결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해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로 인한 달러 선호 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북한발 리스크와 7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국내 기준금리인하 의견이 개진되면서 원화 약세를 부채질 했다.
 
그나마 국제 곡물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사료업계의 손실을 덜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량관리처에 따르면 최대 곡물수출국인 미국 Corn Belt 지역의 양호한 기후로 인해 지금까지 국제 곡물가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었고 향후 사료곡물의 수확속도가 증가하고 수확량 역시 큰 폭의 증가가 예상돼 미국 옥수수 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아르헨티나의 적극적인 곡물 수출지원(수출관세 철폐)으로 인해 남미산 곡물 수출량 증가가 지속적인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산 사료곡물의 가격 견재 기능을 담당하는 브라질산 곡물가격이 브라질 민간 화물업자들의 파업 지연으로 인한 가격 상승 변수와 수십년 이래 가장 강력한 엘리뇨 발생이 향후 곡물 시세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곡물가도 중요하지만 환율 변동성이 업계에는 큰 불확실성으로 다가온다고 지적한다. 홍순찬 한국사료협회 이사는 “배합사료의 주 원료인 옥수수와 대두박 등은 가격이 오를 경우 탕박이나 면실박 등 선택의 폭이 있지만 환율 리스크는 제어방법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 곡물가격은 수십가지의 원료곡물이 포진해 있어 위험 회피가 가능하지만 환율에 대한 방어책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료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해상운임가격과 국제곡물가격 마저도 낙관적이지 않다고 전망한다. 지금까지의 곡물가격 안정과 유가하락에 따른 국제 선인(해상운임)가격 안정은 사료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변화추이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
 
이은주 천하제일사료 이사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리스크를 국제곡물 가격 하락과 국제 선인비용 하락으로 그나마 감당해 나가고 있지만  큰 부담인 건 사실”이라며 “향후 중국 경기부양 정책으로 인해 중국 내수시장이 살아날 경우 물동량 증가로 인해 해상운임 상승 또한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제 유가하락이 예상보다 심각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세력으로 인해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손실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사료값 인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관계자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환율 1% 상승할 경우 사료가격을 0.65% 인상요인이 생긴다”며 “당장 사료가격 인상을 발표할 수 없겠지만 환율이 1200원선에서 유지되고 국제 곡물가가 들썩일 경우 사료값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점차 사료 소비자(농장)들은 기업화되면서 수요처가 줄어들고 사료비 절감으로 인한 공동구매 확산 등 기업 간 가격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사료업계에 대규모 구조조정 등 심각한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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