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에 위협 느낀 ‘와규’, 홍콩시장 두고 각축
한우에 위협 느낀 ‘와규’, 홍콩시장 두고 각축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6.03.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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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통업체 잇따른 가격할인 프로모션 진행

한우, 10월 홍콩 국경절에 대규모 페스티벌 계획

홍콩의 쇠고기 시장을 두고 한우와 와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향후 홍콩 고급육 수출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데 있어 한우의 가장 큰 경쟁자로 꼽히는 와규와의 치열한 판촉전까지 예상되면서 해외 유통업자들은 물론 국내 생산농가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홍콩의 대형마트로 불리는 씨티수퍼에 한우를 공급하고 있는 대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최근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 한우의 인기가 치솟자 와규를 납품하고 있는 일본의 유통업체들이 대규모 할인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견제에 들어간 상태다.

2008년부터 와규는 홍콩의 쇠고기 고급육 시장을 점령해 가면서 kg당 30만원을 웃도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 지난해 말부터 한우수출에 물꼬를 튼 국내 수출업체는 와규 공급가에 맞춰 한우를 납품하고 있다.

홍콩에서 한우 1++ 등심과, 채끝은 100g 당 210HK$(홍콩달러) 수준으로, 원화로는 kg당 32만5천원을 호가하는 높은 금액이다. 일본 와규의 경우 A5 기준, 등심이 100g당 220HK$에 거래됐지만 한우의 공격적인 시장점령을 우려해 최근 190HK$ 수준으로 가격을 낮췄다.

또한 일본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대규모 판촉행사와 단기간 할인행사 등을 지속하면서 홍콩 고급육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국내 수출업체 관계자는 “처음 한우가 홍콩시장에 입점했을 때 시민들로부터 호응이 대단했다”며 “한우의 맛과 풍미가 좋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와규를 납품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은 한우의 인기에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홍콩 시장의 효과적인 공략을 위해 일본처럼 한국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홍콩의 수입 쇠고기 시장 현황(자료출처=Global trade atlas, 기타국가=유럽 및 아르헨티나)

홍콩의 수입 쇠고기 시장은 2014년 기준, 1억 달러(한화 1167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호주와 미국, 뉴질랜드 쇠고기가 점유율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육질에서 국내산과 유사한 일본 와규가 한우의 경쟁상대로 꼽히고 있다. 일본은 14년에만 1345만 달러의 수입을 거둔 고급육 시장의 강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 함량이 낮은 2~3등급의 한우를 수출해 축산강국과 경쟁하기보다는 1++ 등 고급육을 수출해 마블링이 풍부한 와규를 겨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홍콩 내에서 한우를 최고급 브랜드로 육성해야한다는 것. 2~3등급 등 낮은 가격의 한우가 홍콩 시장에 들어올 경우 등급에 둔감한 홍콩 소비자들에게 고급육에 대한 혼란을 줄 우려가 있어서다.

실제로 주홍콩총영사관에서는 최근 한우협회와의 업무협의 자리에서 협회가 최고급 한우를 공급해줄 수 있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홍콩 수출 활성화를 위해 양 기관은 오는 10월 홍콩 국경절에 한우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홍콩 시장 내 한우 홍보와 수출물량 확대에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홍콩 고급육 시장을 두고 한국과 일본 사이의 신경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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