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림축산식품부 예산불용액 너무 많다
<사설> 농림축산식품부 예산불용액 너무 많다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6.07.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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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2일 국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2015년 결산심의를 받았으나 불용액이 너무 많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 수립예산 29조7144억원에서 22조6208억원을 집행하고 2조5186억원을 2016년 회계로 이월하는 한편 1조9028억원을 불용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차기년도 예산이월의 경우 자금의 부족에 따라 농특회계와 지특회계의 일부사업비에서 발생하고, 불용처리의 경우 사업집행의 잔액과 재해대책비, 시중금리 인하에 따른 정책자금 융자수요 감소 등으로 발생했다고 위원회에서 보고했다.

그러나 이 장관의 보고와 같이 일부 사업집행 잔액을 불용처리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겠으나 농가경영안정사업의 경우에는 2053억9400만원이나 예산을 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농업재해보험 가입수요의 감소로 집행잔액이 148억9500만원, 직불금 계획대비 신청률 저조 등 631억여원 등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농업재해보험은 농민에게 홍보도 강화해야 하고, 가입률을 높여 혜택 또한 늘려야 하지만 불용이 발생했다는 것은 업무태만의 소지가 많다. 직불금 신청률 저조는 예산설계를 잘못했거나 직불금제도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재해대책비 993억여원, 이차보전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256억여원, 농협사업구조개편지원사업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22억여원 등의 불용은 집행잔액이면서도 재해피해가 예상액보다 적고 기준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농업재해보험이나 직불금 신청저조의 경우에는 개선하면 불용을 없애고 농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지가 많기 때문에 집행잔액이라는 명목으로 개선요구를 피해갈 수는 없다.

설상가상으로 시중 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펼친 농식품수출지원사업은 전체예산의 2/3를 불용처리함으로써 허위예산을 펼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은 농식품수출지원사업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약 2조316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농식품수출지원사업 융자금은 2013년도 1.7% 불용됐고, 2014년도 36.6%로 불용액이 늘더니 2015년도에는 61.0%까지 불용률을 보이면서 사업예산편성이 무의미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6차산업 육성과 K푸드, 할랄식품 등을 홍보하며 농식품 수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농식품부의 수출지원사업 집행률이 작년도 39%에 그친 것이다.

특히 2015년 신선농산물 수출지원예산은 3534억원이나 1536억원만 집행하고 1998억원이 불용됐고, 가공식품 수출지원은 총 1959억원중 996억원만 집행하고 962억원은 불용돼 농산물수출지원사업을 농식품부가 포기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물론 예산이란 아껴쓰고 효율적으로 배분해서 큰 효과를 내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농식품부의 예산의 불용액 비율이 6.4%라는 것은 너무나 크다. 쓰여져야 할 곳에서 예산이 쓰여지지 않는다는 것은 공무원이 일을 안했다는 일반적인 지적에 앞서 농식품부 스스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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