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자급률과 사료용 옥수수 재배
식량자급률과 사료용 옥수수 재배
  • 임경주 기자
  • 승인 2016.09.2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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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장(농학박사)

농산물 시장에 가보면 각종 농산물이 범람할 정도로 풍성하고 우리의 식탁도 과거보다 많이 윤택해 졌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정부에서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 현재 50.2%에 불과하다. 우리의 나머지 식량 절반은 외국에서 도입하는 물량이다. 특히 사료용을 포함하는 곡물자급률 수치는 23.8%로 더욱 볼품이 없다. 그 중에서도 옥수수는 수입물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2014년 기준으로 연간 약 900만 톤이 도입된다. 우리나라 연간 쌀 생산량이 약 400만 톤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가 넘는 매우 많은 물량이다.

식량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으면 식량주권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기상이변에 의한 곡물 생산량 감소와 바이오에너지 생산 확대, 신흥개도국의 육류 소비 증가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할 수 있으며, 국제가가 급등하면 외화 유출도 문제가 되겠지만 그 보다 근본적 문제는 곡물 도입이 어려워져 식량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쌀 소비 감소와 재고 증가로 벼 재배면적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남는 논에 자급이 어려운 밭작물을 재배하여 자급률을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으며, 특히 사료 작물을 재배하면 적건 많건 간에 식량 자급률을 향상시킬 수 있어 사료작물의 논 재배가 권장되고 있다. 사료작물 중에서 옥수수는 조사료와 배합사료의 장점을 두루 갖춘 우수한 양질의 급여원으로, 우리나라와 같이 농지가 부족한 입장에서는 경지 활용 측면에서도 겨울 사료작물과 연계하여 연중 생산체계를 갖추기에 적합한 효자 작물이다.

논에서 사료용 옥수수의 생산성을 보면 ha당 건물중이 14 톤(생체중 50 톤) 정도이다. 약 7만 ha를 재배한 다면 980천 톤의 양질 조사료를 생산할 수 있다. 연간 도입되는 수입 조사료가 약 1,000천 톤이므로, 수입 조사료의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사료용 옥수수는 조사료 생산성이 매우 높은 작물이다. 뿐만 아니라 한육우와 젖소에 사료용 옥수수와 같은 양질의 국산 조사료를 급여하면 쇠고기와 우유의 품질 향상뿐만 아니라 증체량 증가, 안정성 확보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수입산과 차별화 하는데도 유리하다.

논에서 사료용 옥수수를 성공적으로 재배하기 위한 방법은 매우 단순하여 자칫 소홀하기 쉽다. 첫째, 옥수수는 습해 피해를 받기 쉬우므로 비가 많이 오더라도 24시간 이내에 배수가 가능한 논을 선택하여 재배하고, 배수로나 이랑을 만들어 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두 번째는 기계화, 재배 단지화 등을 통한 작업 능률의 향상이 필요하고, 세 번째는 논에 적응성이 높은 안정 다수성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하여야 한다. 최근에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평강옥’, ‘광평옥’ 등 사료용 옥수수는 논 재배시 수입종 보다 건물 생산량이 8% 이상 많고, 수확기 이후 늦게까지 잎이 마르지 않는 장점이 있어 양축농가와 경종농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수한 국산 사료용 옥수수 품종을 논에 확대 보급하면, 양질의 조사료 생산과 급여가 가능하여 축산물의 품질 경쟁력도 향상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곧 수입 조사료 대체와 연결되어 궁극적으로 식량자급률을 올리는데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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