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유통신문 기자방담] “2017년 현장 곳곳서 가려움 긁어내”
[농축유통신문 기자방담] “2017년 현장 곳곳서 가려움 긁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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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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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농정 1호 과제 ‘적폐청산’…기사로 못다한 이야기 나눠

※ 2017 기자방담을 통해 풀어낸 올해 농업·축산·유통 등 업계 취재 뒷이야기를 뉴스 인터뷰 형식으로 각색해 재구성함. ※

각색·정리:김재광 기자

<앵커> 2017년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로 촉발된 촛불민심은 적폐청산을 통한 개혁의 물꼬를 트고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습니다. 특히, 농어업·농어촌 7대 정책 공약을 통해 ‘안심하고 농사짓는 나라’를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그 어느 정부보다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기 충분했습니다. 올해 전국을 누비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농축유통신문> 취재기자들은 농축산업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적폐청산’ 물결을 담아내기엔 아쉬울 정도로 숨가쁘게 달려온 한해였다고 총평하고 현장 취재 후일담을 전했습니다. <농축유통신문> 취재기자들을 연결해보겠습니다.

◆ 올 한해 <농축유통신문> 기자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올 한해 편집국 운영에서 아쉬웠던 점을 꼽으면 무엇이 있을까요?

김영하 편집국장=> 올해 농업 전반에 걸친 '농업 적폐시리즈'를 통해 농업계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현 정부가 농정 1호과제로 여겨야 할 문제죠. 이번 시리즈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기관에 대한 적폐를 다루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적폐시리즈에 대한 독자들의 성원도 컸다고 들었습니다.

김영하 편집국장=> 본지 전직원이 해외연수 중 적폐시리즈가 게재된 기관으로부터 거센 항의로 언론중재위원회 회부까지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또 다른 기관에서는 무작정 신문사로 찾아와 기사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국회의원들은 시리즈를 공유하며 국정감사 질의에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독자들은 댓글과 메일로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 정치권과 더불어 농축산업계에도 적폐청산 분위기가 고조돼 있군요.

임경주 농산국장=>농자재부문은 특히 농협을 빼놓고 언급하기 어렵습니다. 일선 조합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각종 농자재를 비합리적으로 구매를 강요하는 사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지역정서에 바탕을 둔 농자재상은 제자리를 잃어 가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협계통출하사업에 편입되기를 희망하는 농자재회사들의 과당경쟁은 물론 불법과 비리가 암암리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김재광 기자=> 올해 가장 큰 키워드는 ‘적폐청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촛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는 최대 국정과제가 ‘적폐청산을 통한 국민대통합’인데, 농협중앙회도 이번 풍파를 피하진 못했습니다. 적폐청산 물결이 농업과 축산을 망라하고 현장에서 소용돌이를 그려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우협회는 농협중앙회 적폐청산을 위해 대대적인 투쟁을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재호 기자=> 종자업체의 적폐는 대한민국우수품종대상과 골드씨드프로젝트 사업자 선정에 있어 대두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우수품종대상의 심사의원들이 대개 서울대학교 출신이다 보니 다른 대학을 졸업한 육종가는 수상자로 선정되는데 희박합니다. 또 골든씨드프로젝트는 2단계 사업을 맞이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일부 연구계에서는 과제 선정도 선정이지만 과제를 맡는 연구자들이 그들만의 리그로 움직인다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연구과제 업체 또는 학교 등을 선정함에 있어 학연, 지연 등에 얽매여 과제를 맡은 사람만 지속적으로 독식하는 것은 적폐죠.

◆ 적폐 외에 다른 문제점도 많았나요?

김수용 기자=>현재 축산산업이 기로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종규제와 문제점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습니다. 우선 소비자는 생산자에게 효율성과 생산성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각인되도록 최대한 저렴한 축산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국내산 축산물과 직접경쟁을 하고 있는 수입산 축산물은 각종 FTA 등으로 추가 혜택까지 얻으며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며 점차 우리의 식탁을 점령해 가고 있어 큰 문제죠.

신재호 기자=> 가락시장은 도매법인, 중도매인 등 각각의 유통주체마다 내홍이 깊어가고 있어 큰 문제입니다. 도매시장은 급변하유통환경변화에 맞춰 자구책을 강구해도 모자랄 판에 중앙연합회와 지회간의 힘겨루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미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는 중앙연합회와 서울지회가 올 초부터 연합회 회장 연임을 두고 조합회비를 볼모삼아 연합회 회장 출마를 저지하려고도 했죠. 이 같은 유통인들 간의 내홍은 외부에서는 결국 ‘밥그릇 싸움’으로 밖에 치부되지 않고 있습니다.

◆ 유통인들의 집안싸움에 대해 좀 더 들어보죠.

신재호 기자=> 도매시장 유통인 스스로가 대형마트 등 소매점 그리고 온라인 시장을 경계하면서도 서로의 치부를 들춰내고 있는 형국입니다. 여기에 가락시장에서는 중도매인 불법전대가 판을 치고 있고 급기야 세금계산서까지 암암리 거래하는 등 실제 영업을 하지 않으면서도 폭리만 취하는 중도매인이 속속들이 언론에 노출되고 있죠.

◆ 이를 관리·감독하는 기관이 없는 겁니까?

신재호 기자=> 도매법인도 경매사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시 되고 있습니다. 출하자 운송비를 가로채고 출하자 ‧ 중도매인과 모의해 회사돈을 빼돌리는 일도 벌어졌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관리감독 기관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손을 놓고 있다는 겁니다. 서울시공사는 드러나 있는 실체에 대해서만 고소‧고발 조치할 뿐 불법행위에 대한 적발 의지는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 올해는 ‘붉은 닭의 해’가 무색할 만큼 닭의 수난시대였어요.

김수용 기자=>앞서 규제에 대한 이야기와 연장선상입니다. 올해 발생한 살충제 계란도 이 같은 부분과 연결돼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998년 계란 100개의 생산비는 8650원, 2016년 계란 100개의 생산비는 9735원으로 약 18년 동안 12%만 상승했죠. 산란계농가들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세계 축산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경쟁력은 생산성만큼 오르지 못해 식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를 낳았습니다.

김재광 기자=>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상재화, 살충제 계란 파동 이로 인한 후속조치가 축산 현장에선 실효성을 거두지 못해 농가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고 대중매체들은 치킨값에 대한 해부를 통해 치킨의 배신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치킨불매운동도 일어났었습니다. 또한, 닭고기를 생산하는 계열회사들에 대한 정부의 고강도 압박 정책과 함께 하림은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표적이 되는 등 양계업계는 올 한해 큰 곤욕을 치러 농가들의 가슴을 철렁였습니다.

◆ 올해 주목된 분야와 내년 기대되는 분야는?

신재호 기자=> 신규종자업체들의 약진이 기대됩니다. 최근 5개년에 거쳐 설립된 종자회사는 더기반을 비롯해 동오시드 등, 소규모 영세업체가 아닌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 들의 자본이 투입돼 설립된 만큼 기대가 크죠. 특히 ‘더기반’은 지주회사인 노루홀딩스 즉 노루페인트가 생명공학분야 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출범했다는데 의미가 큽니다. 여기에 농우바이오와 팜한농의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용호상박은 올해도 이어졌습니다.

김재광 기자=> 거센 풍파가 올 한해를 장식했지만 적잖은 훈풍도 교차했습니다. 세계가 주목한 주목한 수의사대회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래 최초로 설립된 방역정책국 등 수의계 오랜 숙원이었던 염원들이 이뤄지기도 했고 닭의 울음소리가 선언, 새로운 세상의 시작, 위인의 탄생을 알리는 의미가 있는 것처럼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장(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 남기훈 계란자조금관리위원장 등 새로운 지도자들이 등장해 신·구의 가교 역할을 맡으며 산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 2018년 <농축유통신문>의 방향성과 한마디를 덧붙인다면.

김영하 편집국장=> 편집국 운영에 있어 신문사의 특색을 갖춰나가고 있기 때문에 다뤄진 취재기사들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어떤 결말에 이르렀는지 후속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소외된 부분도 적극적으로 취재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올바른 정부정책 실현에 도움을 주는 좋은 기사들을 더 많이 발굴할 것입니다.

임경주 농산국장=>지방 취재들 다녀보면, 독점적 구조를 벗어나지 못해 힘들어 하는 농기자재업체들이 많았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농협의 점유율을 낮출 수 있는 구조적인 장치나 정책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현장목소리를 통해 제기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신재호 기자=> 지속적으로 업계에 대한 심층적인 취재기사를 통해 전문지의 면모를 강화시켜가야죠. 청년일자리 창출, 논 농업 전환, 가축 방역 강화 등에 초점을 두고 심층 취재기사를 작성하면서도 개선되지 않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합니다.

김수용 기자=> 축산분야는 각종 무역협정과 김영란법 등 대내외적인 문제로 축산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각종 무역협정으로 값싼 축산물이 국내로 수입되고 경쟁력을 잃어버린 국산 축산물은 점차 외면받고 있죠. 여기에 대형유통업체와 식품업체들이 값싼 재료로 만든 가공식품시장에서 국내산 농산물을 찾기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예전부터 우리는 신토불이라는 말이 이어졌지만 실상 효율성과 생산성 앞에 그 의미가 점차 퇴색돼가고 있는 이 시점을 우리가 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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