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영농공사’ 설립, 여가활동과 취미활동 및 소득사업 병행
6.13 지방선거 마포구청장에 출마를 굳힌 이후로 어느 분야건 많이 연구(?)하는 일이 습관화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도시 영농에 대한 생각도 그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강이나 시냇물, 즉 흐르는 천(川)은 거의 국유지로 되어 있다. 일본제국주의 통치시절 일본인 이름으로 된 토지나 호수, 냇가 등은 1970년대 대통령령으로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서 매각해 지금은 개인 소유지도 제법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잘 알고 있지만 아직도 땅에 사용하는 술어는 한자식 일본어 표기법이 병행되고 있다. 때문에 일반 시민은 이해할 수 없는 단어가 눈에 띨 때가 제법 많다.
‘구거’(溝渠)라는 표기가 그 하나이다. 하천보다 규모가 작은 5m 정도의 냇물을 뜻한다. 용수(用水) 또는 배수(排水)를 위하여 일정한 형태를 갖춘 인공적인 부속시설물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 말은 땅에 자연 그대로 흐르는 물줄기가 있는 작은 냇물을 의미하는 것에서 나온 말이다.
본인은 이런 사실을 알리고자하는 것이 아니고 홍제천과 천 하류인 한강 주변에 대한 토지 이용방법을 이야기하고 싶다. 세검정에서부터 서대문구청앞을 지나 마포구청옆으로 흐르는 홍제천은 앞에서 말한 ‘구거’보다는 큰 천이다.
바로 이 천을 각 구청마다 나름 용이하게 이용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하지만 홍제천 위로 지나가는 순환도로 때문에 환경파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단 냇물이 정화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즉 햇빛이 들지 않아 문제이고 구거에서 나오는 오염된 물에 환경이 파괴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여기에 더해 나름 천을 정비하여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하여 시멘트옹벽을 친 곳도 있다. 또 천변을 이용하여 운동장을 만들기도 하고 각종 헬스기구도 설치한 구역도 있다. 하지만 냇물은 자연 그대로 생태화 되어야지 인위적으로 생성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는 동해안 옹벽 설치와 4대강 사업의 결과에서 생태계는 인위적으로 활성화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
홍제천과 정릉천을 도시순환도로로 만든 것도 생태계 파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언젠가는 청계천처럼 순환도로가 없어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현재 이용률도 낮고 관심도 없는 홍제천을 자연경관지역으로 했으면 한다. 냇물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흐르게 하고 운동기구나 옹벽 등을 없애고 나무를 심었으면 한다.
두 번째, 하류 쪽에는 텃밭을 가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한강 둔치 쪽의 이용률이 거의 없는 운동장을 없애고 나무를 심어 숲길을 만들고 또 사이사이에 텃밭을 만들어 구민들에게 임대하여 영농의 즐거움도 주고, 일부는 사업도 될 수 있는 공간으로 하고 싶다. 나무 묘목이나 꽃 씨앗 등 각종 종묘와 관련된 일은 사업소득으로 연결될 수 있고 노후 소일거리가 되어 마포구민에게는 더없이 좋은 공간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업들이 구청장이나 구청 공무원들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제반사업에 대한 여론조사와 마포구민들과 넓게는 서울시민들의 소중한 의견 수렴을 거쳐야할 것이다. 또 한강변과 홍제천에 대한 토양조사와 생태 현황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만약 도시영농업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이해가 있고, 또 즐거움을 동반한 소득사업의 일거리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면 옆 고양시와 협력하여 그 영역을 더 넓힐 수도 있다.
곧 ‘마포구 영농공단’, 또는 ‘영농공사’를 설립하여 여가활동과 취미활동 및 소득사업이 병행할 수 있어 꿩도 잡고 매도 잡는 사업소 설치가 가능하다.
이는 각 복지센터보다도 더 많은 즐거움을 제공할 수도 있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회복지 시스템으로 가는 터질 목이 되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
<황세연 전 경실련 중앙위원, 출판 중원문화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