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충분한 준비과정과 열정 있다면 농축산업은 청년들에게 블루오션”
“창업의 충분한 준비과정과 열정 있다면 농축산업은 청년들에게 블루오션”
  • 김영하 대기자·임경주 기자
  • 승인 2018.04.0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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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허태웅 한국농수산대학교 총장

최첨단 기술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청년 인재육성 시스템 지속 개편

행정업무 능력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교육시스템 필요성 갈수록 증대

취임 100일이 다가오는데 그동안의 소회는.

농촌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어려운 농업·농촌과 학령인구 감소라는 교육환경 속에서 우리 농업을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는 한농대 총장의 중책을 맡게 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취임 이후 당면 현안업무 파악부터 한농대의 주요 혁신과제인 교과 개편작업, 장기현장실습 제도개선을 마무리했고 제19회 학위수여식과 2018학년도 입학식을 진행하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17일이면 한농대 10대 총장으로 취임한 지 100일이 된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를 되돌아보면 전체 교직원들이 저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하고 변화에 적극 동참하는 등 대학 내 활력 넘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다.

하지만 한농대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특성화 대학에 걸맞은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취임 100일 앞두고 초심을 잃지 않고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해본다.

농축산업 전문경영인 양성을 위해 지금의 교육과정을 보다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총장님의 생각은?

올해 초 1월 교육과정 개편안을 마무리 했지만 우리나라 교육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해서 대학운영 시스템을 확충하고 정비해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춰 생명산업기술과 첨단 ICT, AI, IoT, 빅데이터 등을 최첨단 기술을 농축산업 현장에서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청년 인재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편하고자 한다.

농축산업 분야 청년 후계 인력 육성과 신품종 육성 및 신기술 개발 등에서 한농대의 주요 역할은.

한농대는 농축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동 가능한 청년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지난 1997년 개교했다. 3년의 교육과정으로 운영하는 한농대는 농축산업 관련 이론교육과 실무실습교육을 병행해 정예 후계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1학년은 교양 및 농축산업 전문지식을 학습하며 2학년은 학교가 아닌 국내·외 선진 농장에서 실습교육을 통해 현장의 노하우를 습득하고 3학년은 경영기법과 전문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 CEO 육성 이외에도 농축산업 현장에서도 활용할 실용지식을 연구개발하는데 앞장서 우리나라 농축산업 기술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해외 로열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백합 신품종을 육성해 일반 농가에 보급하고 있으며 농가에서 손쉽게 활용, 높은 생산량을 올릴 수 있도록 버섯, 과수 등 작물 재배 기술도 꾸준히 연구, 보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과 2009년에는 식량작물학과 박광호 교수가 개발한 복토 멀티직파기와 철분코팅볍씨 파종기술은 생산비 절감 및 생산량 증대 효과를 인정받아 국내는 물론 세계 20여 개국에서 활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청년 후계 인력 이외에 일반 농축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교육과정은 운영하고 있는지?

한농대는 평생교육원과 산학협력단 등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비정규 교육과정 및 지역 종사자들을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운영, 농축산업 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평생교육원에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미래 농산업 CEO 과정을 지난 2015년부터 운영해 변화하는 첨단 농업기술과 트렌드를 교육하고 있으며 일 학습 병행과정과 품목별 재배기술 교육 등을 통해 4050세대의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유도하고 있다.

산학협력단에서는 대학의 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귀농귀촌사업을 위임받아 운영했고 작목별 종사자들에 대한 단기 기술교육과정과 고등학생농대생 대상으로 스마트팜 교육을 운영하는 등 현업 종사자들에 대한 보수교육도 운영 중이다.

이밖에 학과·품목별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오픈강좌를 진행하는 등 일반인 종사들에 대한 보수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입학정원 확대 관련 교육 인프라 구축과 졸업생 관리, 현장 중심 교육체계 개편 등 총장님의 구상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재임기간 이루고자 했던 몇 가지 사항이 있다. 그 중에 첫 번째는 한농대가 현장 실무중심의 농업 전문 특성화 대학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농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주거환경과 실습환경을 고려한 장기현장교육을 개편하고 품목특성에 맞는 현장실습센터를 개소하는 것이다. 여기에 농고, 농대 등 농축산업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두 번째는 한농대의 핵심인 졸업생에 대한 지원시스템을 강화해 성공적인 영농정착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졸업생들이 영농정착에 있어서 가장 어려워하는 정착자금부족, 영농기반 부족과 기술경험 부족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에 농신보 보증한도 확대와 부분보증 축소 및 폐지, 양질의 농지를 확보하여 젊은 창업농에게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농지은행 개편, 새로운 기술을 신속히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관계 기관과 협력해 구체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교육시설 확충공사를 안정적으로 조기에 마무리하는 것이다.

입학정원 확대에 따른 기숙사, 교육관 등을 조기 준공하기 위해 관련 기관과 협의해 행정 소요기간을 단축하고 실제 공사는 안전성을 고려하여 충분한 시간을 확보, 추진하고자 한다.

여기에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조속히 확보해 미래 청년 CEO들이 대학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입학을 희망하는 예비 신입생에게 한농대의 비전을 소개한다면?

한농대는 크게 세 가지 단어로 요약이 됩니다. 一唯二多三無인 대학이다.

一唯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농축산업 청년 후계 인력을 양성하는 3년제 국립대학이라는 것이며 二多2학년 때 국내외에서 다양한 체험교육을 받는다는 것과 3학년 때 한농대의 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창업아이템을 개발해 졸업 후 본인에게 가장 알맞은 창업 아이템을 선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三無는 요즘 대학생들이 갖고 있는 3가지 걱정거리인 학비·생활비·취업에 대한 걱정이 한농대 재학생들은 모두 없다는 것이다.

농축산업이 무조건 좋으니 아무 걱정 없이 도전하라는 것은 아니다. 창업에 대한 충분한 준비과정과 이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분명 농축산업은 청년들에게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젊음을 무기로 참신한 '아이디어''사업 아이템'을 농축산업에 적용한다면 다른 어떤 산업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

과거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네이버와 카카오, 넥슨 등이 IT 업계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 것처럼 도전정신으로 농축산업 분야에서 창업한다면 시장 환경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현장실습생 관리 부분에 대해 어떠한 해결방안을 갖고 있는지.

한농대 교육과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2학년 장기현장실습 과정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관련 재학생 의견수렴 및 관련 TF를 구성하는가 하면 전문가 포럼과 현장교수 간담회 등을 거쳐 대대적인 개편안을 마련했다.

첫째 실습시작 개시 일을 3월로 동일하게 적용하고 실습기간을 10개월에서 8개월로 단축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 교육과정을 학과의 특성을 반영한 학과별 교육과정으로 개편해 운영할 예정이다.

둘째 실습 중인 학생들의 학습권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현장교수 지정요건에 인권 및 성희롱 방지 교육 이수를 추가하고 현장교수 대상으로 정기적인 보수교육을 진행하는 등 자격요건을 강화할 예정이다.

셋째 실습생의 거주환경 개선을 위해 실습장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부적절한 실습장과 현장교수는 즉각 퇴출하도록 관련 요건도 강화할 방침이다.

넷째 실습생의 인권보호를 위해 상시적 상담창구인 학생인권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재학생의 희망과 전공별 특성을 고려해 순환실습을 운영할 것이다.

지역소멸의 시대 한국농수산대의 졸업생들은 농어촌지역의 리더로 키워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지난 20년 동안 한농대가 배출한 졸업생의 85%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을 농어촌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이냐?’하는 것과 함께 이에 따른 리더십 교육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농촌인구의 고령화로 40세 미만 경영주가 1.1%, 11000호 밖에 안 된다. 이와는 반대로 한농대 졸업생은 전체 4733명이 농축산업 분야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농축산업 및 농촌을 이끌어가는 젊은 피라고 할 수 있다.

졸업생 중에는 이미 20대 중반에 마을이장으로 활동하는 친구들도 있고 지역 조합장이나 시장, 군수에 도전을 했거나 준비하는 졸업생들도 있다.

우리 대학이 이제는 농축산업 관련 기술교육 뿐 만 아니라, 행정업무 능력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교육을 시켜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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