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귀 닫겠다는 정부
[사설] 귀 닫겠다는 정부
  • 농축유통신문
  • 승인 2012.01.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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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13일 긴급 기자브리핑을 가졌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전체농식품부 출입기자단과 실시한 것을 감안한다면 3일만에 무슨 특별한 현안이 있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는 FTA 정부대책에 대한 자평, 그리고 소 값 안정대책에 대해 주로 시간을 배분했고 이어 물가 문제를 주로 이야기했다.

13일 긴급 브리핑은 정부의 대책 발표에도 수그러들지 않는 농민들의 시위 때문이었다.
2009년산 쌀 방출에 항의한 나락 투척 시위, 그리고 한우에 이어 육우농가들도 가축을 동반한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 농민단체들로부터 발표되면서 기자간담회 3일만에 다시 기자들 앞에 선 것이다.

서규용 장관은 “올해 들어 소 값이 하락했다고 구제역 방역기간 중 서울로 소를 끌고 오고, 자식 같은 송아지를 굶겨 죽이며, 국가수매제를 주장하면서 쌀을 도로에 뿌리는 것을 보며 저는 형언 할 수 없는 참담함과 자괴감을 느겼다”며 “이는 어떠한 경우라도 용인될 수 없는 도를 넘어선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하루 뒤인 농식품부는 시위용으로 송아지 등 생축을 반출하는 농가에 대해 수입조사료 쿼터 배정, 축사시설현대화자금지원 등 각종 정책적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생축동원 집회로 인해 구제역 발생시에는 살처분 보상금 감액 또는 미지급, 정부가 지급하는 살처분 보상에 소요되는 자금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 책임을 강하게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농민들의 의견에 귀를 닫겠다는 조치다.
테러, 시위, 기자회견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들의 의견을 외부에 알리는 방법이다.
공인된 통로를 통해 전달된 의견이 묵살됐을때,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의 힘을 빌리고 그것도
힘을 얻지 못하면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결사해 집회를 열게 된다.
테러도 마찬가지다.
테러리즘은 일반 대중에게 TV나 인터넷과 같은 현대적인 통신매체를 통해 보도가 된다. 텔레비전은 사건을 수백만 가정에 직접 전달하며, 시청자에게 테러리스트들의 요구사항이나 불만 또는 정치적 목표를 분명하게 알려준다. 정치적으로 고립된 집단이 자신들의 불만과 요구사항 또는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행할 행동은 집회를 하는 농민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왜 저들이 추운날 아스팔트 위로 뛰쳐 나올수 없었냐를 살피는데 있을 것이다.
즉, 불만과 요구사항 갈등을 미리 해소해 기자회견, 집회, 테러와 같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하는 것이 소임이라는것이다.
지금 정부는 이러한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 대신 귀를 닫겠다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본질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을 하고 있다.
장관이 급히 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알렸고 실무자들이 패널티를 만들어 시행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같은 정책이라도 성난 농민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진실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부족함을 인정하며 양해를 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감히 고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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