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아종 수준 분석기술 개발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김치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산균의 항암, 항염, 항비만, 항바이러스 효과가 밝혀진 바 있으나 주요 김치 유산균의 생태적 변화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편이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지난 6일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김치 유산균의 생태적 특성을 종합 분석한 후 세계 최초로 김치 유산균 생태지도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우선 대표 김치 발효 스타터균인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의 유전체 정보를 비교해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아종 메센테로이데스’와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아종 수이오니쿰’의 밀도를 아종 수준에서 정량 조사하고 검출할 수 있는 분석법을 개발했다.
이 분석법으로 확인한 결과,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아종 메센테로이데스’의 발생 밀도는 백김치보다 고춧가루 김치에서 10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아종 수이오니쿰’은 발효 온도를 15℃와 25℃로 맞춘 후 발효시켰을 때에 고춧가루 김치보다 백김치에서 10배 이상 많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여성과 영유아의 면역력을 높이는 ‘락토바실러스 퍼멘툼’과 항염·항산화, 아토피 개선 효과가 있는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제이 아종 파라카제이’의 생태적 특성을 정량적으로 조사·분석·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락토바실러스 퍼멘툼’의 생태적 특성을 확인한 결과, ‘락토바실러스 퍼멘툼’은 4℃, 15℃에서 발효시킨 모든 김치와 25℃에서 발효시킨 고춧가루 김치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25℃에서 발효시킨 백김치에서는 3일째 약 4만 마리가 발생했다.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제이 아종 파라카제이’는 15℃에서 발효시킨 백김치에서 2주 후 약 200배 증가했으나 고춧가루 김치에서는 10배 증가했다. 또한, 25℃에서 발효시킨 고춧가루 김치에서는 1주 동안 약 700배 발생해 11일째부터는 초기 발생의 1000배를 유지했다. 25℃에서 발효시킨 백김치에서는 1주 동안 250배 발생했고, 8일째 다시 4배 증가 후 유지됐다. 락토바실러스 퍼멘툼은 25℃에서 발효시킨 백김치에서만 발생했다.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제이 아종 파라카제이는 4℃, 15℃에서는 백김치에서 많이 발생했으나 25℃에서는 고춧가루 김치에서 약 1.4배 정도 많이 발생했다.
농촌진흥청 연구진은 이번에 분석한 유산균 4종과 기존 유산균 분석 자료를 종합해 세계 최초로 김치 유산균 생태지도를 작성했다.
이 생태지도는 김치 종류와 저장 기간에 따라 소비자가 원하는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이를 이용하면 김치 주요 유산균 간의 상관관계, 변화, 환경인자와의 상호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1월 특허출원이 완료됐으며 김치 유산균과 바실러스 균들의 생태정보, 분석 기술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2015∼2018년 4편의 논문으로 게재돼 학술적으로 인정받았다. 김치 유산균과 바실러스 자원의 생태정보는 식품과 관련 바이오산업에 필요한 종균 개발과 표준화의 기반 기술이 돼 관련 산업의 고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진흥청 이용범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이번 연구는 김치 유래 종균 자원을 대량 발굴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진 것으로 앞으로 다양한 유산균 생태정보를 발굴하고 분석기술을 적용해 대한민국이 김치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확고하기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