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거래, 정가·수의매매 도입될까
돼지 거래, 정가·수의매매 도입될까
  • 정여진 기자
  • 승인 2020.02.14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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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돈협회, 도매시장 활성화 통한 가격 안정화 방안 모색


[농축유통신문 정여진 기자] 

돼지 도매시장은 농장과 유통업계가 대형화되면서 지속적인 출하 물량 감소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에 도매시장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양돈산업 안정화를 꾀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됐다.

대한한돈협회(회장 하태식)와 협동조합 농장과식탁(이사장 하광옥)은 지난 11일 양재 aT센터에서 돼지 도매시장 활성화 어떻게 할 것인가?’ 한돈 가격 안정화 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돈가가 2000원대로 폭락을 지속하자 돈가 폭락의 원인으로, 돼지 대표가격을 결정하는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물량이 감소해 대표가격의 역할이 상실됐다는 공감대가 모아지며 마련됐다. 이에 한돈농가가 도매시장 이용을 제약하는 요소를 찾아내고 도매시장으로의 출하자 및 수요자의 이용 확대를 위한 토론이 이뤄졌다.

농장과식탁 정책연구소 김재민 실장은 수집, 분산뿐만 아니라 정산 기능을 책임지는 도매시장법인은 최대한 출하자 입장에서 가격이 높게 형성되도록 노력하는 한편 중도매인은 경락가와 판매가의 차액이 중도매인의 소득이 되기 때문에 싸게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다따라서 경매나 입찰은 경쟁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당일 반입 물량이 가격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돈육 도매시장이 축소된 원인에 대해 김재민 실장은 양돈농장 및 육가공 등 도매 유통업체의 규모화, 소매업태의 규모화, 정부정책과 등급거래가 정착이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유통업은 실물 생산부문의 비용에 의해 지탱되므로 유통비용이든 거래비용을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김 실장은 출하자와 구매자 간 협의를 통해 가격을 결정하는 정가·수의매매 제도가 도입되면 전체 돼지시장의 수급과 돼지생산비 등을 감안해 가격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만약 정가·수의매매를 통해 돼지가 거래된다면 도매시장 이용을 기피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인 가격 변동성, 불확실성 문제를 당사자의 의견 반영을 통해 해소할 수 있고 거래가 이뤄지기 전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농장경영, 회사 경영이 가능해진다는 기대효과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지정토론에서는 도매시장 활성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먼저 대한한돈협회 왕영일 감사는 도매시장의 기능이 매우 중요하지만 농가가 도매시장으로 출하하지 않으려는 저해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도매시장으로 출하할 경우 일반 도축장과 수수료 차이가 나 돼지 한 마리 당 1~2만원 정도 손실을 보게 돼 꺼리게 된다. 공적인 기능을 하는 농협에서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태일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장은 공판장에 들어오는 돼지 물량이 적고 비규격돈 위주로 공판장에 출하되다보니 가격이 상당히 낮게 책정된다위축돈을 대표 가격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가격공정성과 가깝지 않나고 주장했다.

P&C축산물유통 최영일 대표는 돼지가격이 최고점을 찍었던 2017년도 이후 경매두수는 지속적으로 줄었다돼지가 커지며 육질이 떨어졌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율이 떨어지는 문제로 경매장까지 가는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유통환경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부경양돈농협 서종태 단장은 도매시장 활성화를 통해 돈가를 올리자는 취지는 좋으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연스럽게 가격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들은 공통적으로 도매시장으로 출하 시 유통비용을 줄이는 등 유통환경을 고려해야 하는 데에 공감했다. 정가·수의매매를 돼지거래에 도입할지에 대해서는 점검과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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