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기획] 한우산업의 전망은?
[농정기획] 한우산업의 전망은?
  • 석민정 기자
  • 승인 2020.05.22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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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우 사육두수 증가 가속화···안정화를 위한 대책 필요성 강조
  • 코로나19로 한우 소비 증가, 그러나 안심하긴 일러
  • 미국 내 소고기 시장 변화에 따라 국내 산업 영향도 지속 전망
  • 송아지입식의향 감소추세-번식의향 정점 미스매치발생 위험

[농축유통신문 석민정 기자] 

한우산업이 불안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우농가에서도 그동안 일정한 흐름을 나타냈던 한우 사이클이 깨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송아지 입식은 작년 하반기부터 감소추세인 반면 번식의향은 여전히 정점위에 머무르면서 송아지 수급 변화에 미스매치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영향으로 소비변화, 수출입의 제한 등으로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내용은 최근 GSnJ 시선집중 278불안, 한우산업 팽창 가속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한우산업의 팽창이 의미하는 바를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주>


▲ 한우 가임암소 및 1세 이상 수소 사육두수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자료=통계청)

한우 사육두수 동향은

한우 사육두수 305만두로 증가세 가속

전국한우협회 한우정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한우 총 사육두수는 20169월부터 전년 동기보다 증가하기 시작한 후 점차 증가세가 가속돼 올 4월에는 3054000두로 전년동월(2918000)보다 4.7%(136000)증가, 전월에 비해 1.6%(480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임암소를 비롯한 연령별 사육두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임암소 사육두수는 201612월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4월 기준 1453000두로 전년 동월 대비 4.1%(57000) 증가, 전 분기 대비 1.2%(18000)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4월 기준 한우 도축두수는 지난해 동월보다 증가했으며 향후 증가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작년 12월 도축두수가 전년 동월보다 21.5% 많아 올1~2월 도축두수는 전년보다 5% 적었으나, 3월 도축두수는 작년 동월보다 5.8% 많았고 4월에는 61400두로 작년 동월보다 5.2% 많았다.

이는 올 34월 암소 도축두수가 작년 동월보다 각각 10%, 5.9% 많았던 반면, 수소는 각각 2.4%, 4.5% 많은데 그쳐 암소 도축두수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도축두수 증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GSnJ 연구보고서에는 올해 초부터 5세가 넘는 암소두수가 증가해 암소 도축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올 하반기에는 도축 월령에 도달하는 수소 두수가 작년과 비슷하지만 올 말부터 증가세가 가속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 한우고기 도매가격 동향 (자료=통계청 가축동향 보고서, 사진=GSnJ)
▲ 한우고기 도매가격 동향 (자료=통계청 가축동향 보고서, 사진=GSnJ)

도매가 여전히 높아

한우 도매가격은 519일 기준 2542/kg까지 치솟으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간 한우 가격 등락 패턴을 보면 현재 높은 가격을 마냥 좋게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119423/kg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10.1% 높아진 것을 넘어서 4월에는 19725원으로 급등해 지난해보다 1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1~2월에는 작년 동기보다 6~10%나 높았던 것은 당시 도축두수가 전년 동기보다 5%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3~4월에는 도축두수가 5%이상 증가했음에도 도매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업계에선 최근 이 같은 한우 도매가격이 상승하는 이유가 코로나19로 인한 가정 내 소비증가에 있다고 말한다.

 

한우, 코로나19 영향은

한우 플렉스열풍으로 수요 증가

한우산업은 코로나19 속에서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도축두수가 증가함에도 도매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우고기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올해 초 업계에선 지난해 6월 이후 12월까지 이어진 수요 증가추세가 작년 12월에 정점을 찍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외식 소비가 가정 내 소비로 이동하면서 한우 소비가 늘어난데 이어, 최근 긴급재난지원금까지 풀리면서 많은 소비자들은 모처럼 한우라며 한우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우 수요 증가가 도매가격을 견인하면서 한우 산업의 호황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외식 등에서 한우 비중이 28%인 데 비해 가정 내 소비에서는 한우가 41%이므로 외식 소비가 모두 가정 내 소비로 대체된다면 한우 수요가 13% 정도 증가하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이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외식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곧바로 한우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여파

반면 미국 내 육류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도축은 급감하고 소고기가격은 폭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미국의 도축장이 폐쇄되는 곳이 많아지면서 5월 첫 주 도축두수가 전년 동기보다 32%나 감소하고, 미국 내 도매가격이 98%나 급등했다.

이에 식품공급을 우려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28국방물자생산법에 의해 도축장의 가동을 명령했고, 미국 농업부는 이달 5일 방역규칙을 준수 할 체제를 조속히 갖춰 도축을 재개할 것을 시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업계에선 도축장이 조만간 재가동되면서 공급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방역규칙을 준수하려면 작업 효율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도축두수감소와 가격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미국 내 육류시장의 변화가 국내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수급상항이 국내 수입량과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그 영향은 한우고기 수요를 증가시키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4월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입육 중심의 외식소비가 가정 내 소비로 대체되면서 한우 수요증가 현상이 나타났다면 앞으로 미국산 수입 감소와 가격상승이 한우수요 증가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미국 내 사태가 해결된다면 적체됐던 공급이 일시에 급증해 한우고기 시장을 압박하는 반전이 나타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불안감 지속... 대비책 마련돼야

송아지 가격 최대치 기록

송아지 입식의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추세 접어들었다. 반면, 번식의향은 여전히 정점에 머물러 송아지 생산두수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송아지 수급 변화에 미스매치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선, 최근 송아지 가격은 역대 동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송아지 가격은 2015년 초 이후 전년 동기보다 상승하는 추세가 이어져 가격이 전년보다 소폭 낮았던 작년 4월과 9월을 제외하면 동월 가격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셈이다.

4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져 6개월령 암송아지는 두당 333만원, 수송아지는 422만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각각 5.5%, 11.7%를 경신했다.

한편 도매가격과 송아지 가격을 이용해 추정한 송아지가격 배율을 보면, 2013년 초 이후 상승추세가 이어졌으나, 작년 7월부터 올 4월까지 9개월 동안 하강세를 보여 송아지 입식의향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GSnJ 연구진은 계절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전년 동월 대비 증감을 보더라도 2017년 하반기 이후 증가 폭이 점차 축소되고 작년 말부터는 감소 국면에 진입한 것이 분명하게 나타났다앞으로 단기적인 증감은 있더라도 입식의향은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번식의향이 유지돼 가임암소 두수와 송아지생산두수가 증가하겠지만, 향후 번식의향은 시차를 두고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우 수요 증가로 도매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송아지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번식의향이 유지되고 있지만 조만간 도축두수가 증가함에 따라 도매가격이 하락하게 된다면 번식의향도 하강기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GSnJ 연구진은 “2017년 초부터 2세 이상 암소 두수가 전년 같은 시기보다 증가하기 시작했으므로 올해 초부터 5세가 넘는 암소두수가 증가해 암소 도축률이 상승할 것이라며 앞에서 언급한 대로 도축 월령에 도달하는 수소 두수도 증가해 쇠고기공급량 증가속도가 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안정된 한우산업 발전 위해선

따라서 안정적인 한우산업을 위해서는 경영안정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송아지 생산안정제의 실효성 논란이 부각되면서 개편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송아지생산안정제는 안정기준 가격 이하로 하락 시 차액을 보전해 번식농가의 경영안정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이러한 송아지생산안정제의 발동 조건이 어려워 농가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 송아지생산안정제 제도 개편 이후 설정된 안정기준은 185만원으로, 7년이 지난 지금 송아지생산비(3738000)49%, 경영비(212만원)8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가임암소 두수가 110만두 이상이면 보전금이 지급되지 않아 실효성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농가에서 송아지생산안정제 제도 가입률은 201267.6%에서 201814.7%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제도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전국한우협회는 송아지 생산안정제사업 발동조건 개선 및 안정기준 가격 현실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우선 발동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임암소 기준을 삭제해 번식농가 경영안정 및 수급조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수정안을 냈다. 또한 안정기준가격을 185만원에서 송아지 생산비 3738000원과 경영비 2212000원을 합한 절반인 280만원으로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산지 소 값 하락으로 혼란한 시기가 찾아오기 전 안정된 현재 가격에서 송아지생산안정제사업 개선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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