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장의 시선]식량위기 문제 딴 나라 이야기인가
[이 부장의 시선]식량위기 문제 딴 나라 이야기인가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7.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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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용 취재부장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이은용 취재부장

어느 나라의 이야기일까. 식량자급률이 50% 미만이고, 곡물자급률은 21.7%%에 불과한 세계 6위의 식량 수입국. 쌀을 제외하고는 100% 자급할 수 있는 식량자원이 없는 나라.

작물 별로 살펴보면 보리 31.4%, 밀 0.7%, 옥수수 0.7%, 콩 6.3% 등 주요 식량작물을 자급할 수 없는 나라. 바로 우리나라의 이야기다.

쌀 이외의 주요 식량자원은 다른 나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코로나19와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세계 식량 공급망이 무너진다면 우리도 식량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나와 업무보고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식량안보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이후 물류제한 등의 이유로 식량자급률 확보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정부의 인식 자체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농식품부는 2022년까지 식량자급률 55.4%, 곡물자급률 27.3%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목표는 지금까지 제대로 달성된 적이 없었다는 게 서 의원의 지적이다. 실제 정부가 2017년까지 식량자급률 57.0%, 곡물자급률 30%를 달성하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각각 48.9%와 23.4%에 그쳤다.

이유는 뭘까. 아직까지 식량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국회에 나온 김현수 장관도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밀과 콩의 국내 적정 자급기반 확보 및 비축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수십 년 전부터 밀과 콩 자급률을 높이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수입산과 경쟁에서 밀려 결국 공염불에 그쳤던 경험을 되풀이하자는 것인지.

이 같은 인식을 가지고 식량안보를 지키겠다는 계획을 세워봤자 무의미하다는 게 현장의 중론이다. 정부가 말로는 스스로 세운 식량 자급률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하지만 인식의 전환 없이는 자급률이 떨어지면 떨어졌지 오르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는 그나마 우리나라 식량자급률과 곡물자급률을 뒷받침하고 있는 쌀의 경우 해마다 경지면적이 줄어들면서 100% 자급할 수 있는 환경이 파괴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경지면적이 계속해서 줄게 되면 식량자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느긋하다.

이제라도 다른 나라의 식량안보 위기가 우리에게는 멀어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우리에게도 가까이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 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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