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맞은 유업체 출구전략은
코로나 직격탄 맞은 유업체 출구전략은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0.09.04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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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유업체의 매출 타격이 현실화됐다. 저출산, 고령화와 맞물린 글로벌 유제품 시장 상황도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전 세계 학교와 식당, 호텔 등이 문을 닫으면서 우유 수요가 줄고,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원유(原乳)가 남아돌아 폐기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어서다.

국내 시장 또한 어렵다. 수도권 소재 유치원 및 초··고교를 중심으로 학사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단체급식 사업에 차질이 빚어져 남아도는 원유가 시중에 풀렸고, 이는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유업계 상황은 나날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주요 유업체들은 가뜩이나 경색된 소비심리에 수급 불균형,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경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상반기 동원F&B, 빙그레를 제외한 모든 유업계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커지자 유업계에서는 유례없는 한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업계는 침체기를 돌파할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업계에서는 차별화 된 포트폴리오를 짜는 동시에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 중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상반기 홍보 총력

하반기 경기도 양주 신공장에 기대

 

서울우유는 상반기 매출 8,599억 원, 영업이익 30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2.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3% 감소하면서, 상반기 소비홍보에 역량을 집중,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의 충격파는 서울우유가 가장 크게 받았다. 서울우유는 급식우유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하고, 전체 생산량의 70%를 흰우유 판매로 매출을 올리고 있어서다.

하지만 서울우유는 발효유와 치즈, 가공유 등 유가공 제품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서울우유 레트로팩 출시 등 트렌드를 파악해 레트로 문화를 즐기는 젊은 층 공략으로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는 점은 눈에 띈다.

남는 원유를 버리지 않고 활용하기 위한 궁여지책인 멸균 우유 생산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일반 흰 우유의 유통기한이 2주로 매우 짧은 것에 비해 멸균우유는 약 4개월로 8배나 길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서울우유는 감소한 영업이익을 상쇄하기 위해 멸균 제품뿐 아니라 가공우유, 컵커피 등으로도 제품군을 다각화에도 사활을 걸었다. 새롭게 선보인 컵커피 강릉커피를 통해 RTD커피 시장으로 진출했으며, 간편 대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흑임자 우유·귀리 우유도 판로를 넓혀 효자품목으로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CJ프레시웨이와의 협업을 통해 '홈타입 아이스크림'을 출시해 오프라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반기 서울우유는 경기도 양주 신공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건물 옥상 태양광 설비, 녹색건축 인증 우량등급판정 등 친환경 에너지 설계 공장으로, 단일공장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 유가공 공장이다. 양주 신공장은 일평균 최대 1,690톤의 원유처리능력과 200ml 기준 500만 개의 우유와 발효유, 가공품 등 70개 이상의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게 된다.

다만 서울우유는 상반기 집중적인 선제공략으로 하반기에는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우유 측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하반기 매출 감소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하반기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매일유업, ‘사업 다각화’, ‘시장 세분화로 위기 돌파

카테고리 킬러 상품으로 성장동력 군불

 

매일유업은 상반기 매출 7,135억 원, 영업이익 40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하고 영업이익은 14.1% 감소했지만, 소비자 트렌드에 맞춘 사업 다각화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매일유업은 코로나19를 예측한 것은 아니지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로 매출 비중을 분산하고 있다. ·유아 감소에 따른 전통적인 유제품(흰우유, 분유 등)의 매출 성장 둔화를 일찌감치 예견한 매일유업은 백색시유(흰 우유) 부문 매출 비중을 줄이고 컵커피, 성인 단백질 식품 등 프리미엄 제품군에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도 치즈, 발효유 등 고수익성 제품군을 꾸준히 늘려 향후 매일유업 성장을 끌어올릴 제품군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그중 커피 부문, 특히 컵커피 생산에 돌입해 이를 흥행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RTD 커피 시장 규모는 최근 1년 기준 약 1.3조 규모로 전년대비 2.2 % 성장했고, 특히 컵커피 시장은 약 4,378억 원으로 RTD 커피 시장 내 가장 많은 비중인 약 33%를 차지하고 있어 유제품 업계의 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매일유업은 꾸준히 컵커피 브랜드를 론칭해 매일유업의 '바리스타룰스'의 경우 컵커피 시장 내 시장점유율(MS) 38%를 달성하고 있다.

또한, 매일유업은 초고령사회를 앞둔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영유아에 집중했던 기존 사업을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장하고, 성인영양식 브랜드를 출시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성인영양식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셀렉스는 2018년 말에 출시해 현재까지 누적매출 500억 원을 돌파하며 국내 성인 단백질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매일유업은 흰우유 시장 또한 세분화해 공략하고 있다. 특히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프리미엄 우유 시장(저온살균, 무항생제, 유기농, 락토프리)을 공략해 선도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시장의 크기가 작더라도 온라인 쇼핑에 적합한 제품을 다양하게 기획해 시장에 내놓으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례로 이 회사의 소화가 잘 되는 우유는 전체 우유 시장에서 2%도 안 되는 품목임에도 저지방 제품과 가공유로 품목을 상세히 나눠 총 5종의 멸균 제품을 내놓고 있다. 또 유기농 우유 브랜드 '상하목장'은 해당 시장 점유율 1위를 견고히 지키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현재 업계 전체가 어렵고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사도 현 상황을 위기로 보고 있다. 남은 한 해도 경쟁이 심화되고 내수 소비 부진이 예상된다면서 매일유업은 사업의 근간인 유제품 영역에서 다양한 신제품을 연구 개발하고 출시해 시장의 크기만 고려하기 보다는 세분화된 다양한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하고 공략할 예정이다. 성인영양식 시장을 이끌고 있는 셀렉스브랜드는 연구, 조사, 개발 등에 더욱 힘쓰고 제품 경쟁력을 지속해서 높일 것이며 또한 성장하는 온라인 채널에 적합한 다양한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 영업이익 적자전환에도 연구에 투자

이미지 제고에 총력···미래 먹거리 발굴 나서

 

남양유업은 상반기 매출 4,757억 원, 영업손실 32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가량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64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201751억 원, 201886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4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실적 하락을 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의 이 같은 부진은 분유·우유 관련 상품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산율 감소로 인해 분유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연기돼 우유 급식이 중단되는 타격을 입은 만큼 남양유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을 것 이라는 분석이다. 남양유업은 우유급식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다.

이에 남양유업은 지속적인 내부 혁신을 이어감과 함께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워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백미당이 '키 포인트'로 꼽힌다.

백미당은 국내 업체 최초로 중국 상해 디즈니타운에 매장을 열어 해외진출의 문을 열었다.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현지 시장을 겨냥해 '고가 전략'을 꺼내들어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도 배달 이유식 서비스 케어비를 론칭해 비대면 시장에 뛰어들면서 아이를 가진 학부모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케어비는 전문 배송원이 문앞까지 새벽배송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언택트(Un-tact)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속적 투자도 이어나갈 방침이다. 올해도 구설수에 오르면서 이어지는 불매운동으로 스테디셀러 제품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더욱 높은 품질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시장의 이목을 다시 한 번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남양유업은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지난해 연구개발비를 2018년 대비 26.7% 늘어난 76억 원으로 증액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은 41억 원 으로 제품개발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사업 전략 전환의 결과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보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남양유업은 대리점 상품 강매 사건, 지속적인 경쟁사 비방 사건으로 인해 이미지 실추를 크게 입어왔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12월 자회사 '남양에프앤비' 사명을 '건강한사람들'로 변경하고, 최근 대리점과 상생을 강화하는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하는 등 이미지 제고에 나섰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소비부진이 겹쳐 당분간은 고전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현재 매출의 일등공신인 흰우유가 코로나19로 인한 급식중단 등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다라며 남양유업은 하반기 기존 제품 중 집중 육성 품목 군을 선정해 활성화에 집중하고, 이유식 및 성인식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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