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한우인 지혜 담아 미래로 성큼①] “소득 없으면 농촌에 청년 오지 않을 것”
[선배 한우인 지혜 담아 미래로 성큼①] “소득 없으면 농촌에 청년 오지 않을 것”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10.16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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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혁신 마인드 가지면 기회의 땅
직접 한우 스마트 농장 구현 생산성 
경영 마인드·데이터 중시 세대로 변화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오세광 전국한우협회 청년분과 부위원장.
오세광 전국한우협회 청년분과 부위원장.

오세광(38) 전국한우협회 청년분과 부위원장은 공학도이자 한우인이다. 충청남도 서산에서 2009년 한우를 키우기 시작해 직접 한우농장을 스마트 시설로 디자인하고 모든 사료 급이 프로그램을 자동화했다. 거세 한우 2마리에 505만 원이라는 가격을 받을 정도로 한우 성적이 좋지 못했던 농장을 공학이라는 전공을 살려 직접 스마트 시설을 구축하면서 성적을 끌어올렸고, 2012년부터는 자가 수정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한우 사육에 뛰어들었다.

“저는 기업에 다니고 있었고 한우 사육은 생각해보지도 못했죠. 어머니가 한우를 사육하긴 했지만 병환으로 사육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어쩔 수 없이 떠맡게 됐어요. 물려받았다기 보다 경제적으로 독립한 상황에서 혼자 경영을 하게 된 셈이죠. 때문에 부모 세대와의 갈등도 없었어요. 물론 혼자 경영하다 보니 힘든 점도 많았죠. 처음 11마리로 시작했는데 도저히 수익이 나지 않는 거예요. 자동화 프로그램을 도입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스마트 시설을 구축했죠.”

젊은 청년 농부는 사육 프로그램을 원격 제어할 수 있도록 스마트 시설을 직접 디자인했다. 모든 사료 급이도 자동화하면서 스마트폰에서 소의 상태와 농장 환경을 관찰할 수 있도록 스마트 농장을 현실화 시킨 것이다. 한우 농장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농장 경영의 자동화로 수익도 덩달아 높아졌다. 

지금은 총 170두의 한우를 키우는 어엿한 스마트 한우 농장으로 발돋움했다. 때문에 오 씨의 농장을 본 주위 한우 농민들은 자동화 프로그램 설치를 부탁하기도 하고 비용 지불에 대한 의사도 물어온다. 오 씨는 싼 가격에도 스마트 농장을 구현할 수 있다는 데 착안, 법인을 설립하고 스마트 한우농장 사업도 병행해 나가고 있다.

“이게 사업이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주위에서 자동화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요.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시설을 구축하고 보니 정밀한 사육이 가능해지고, 사료 자동 프로그램을 도입, 모든 수치를 데이터화하니 전문적인 경영도 할 수 있고요. 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오 씨는 농축산업이라는 분야에 기회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농축산업에서 파생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이 숨어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기성세대보다 도전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농업에 진입해야 한다고 믿는다. 다양한 생각과 도전이 계속되면 농축산업도 미래 산업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안정적인 산업의 기반을 닦은 기성 한우인들의 공도 잊지 않는다. 어려운 시기 한우 리더들의 희생과 열정이 지금의 한우 산업을 만든 토대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선배 한우인들의 노력을 자양분 삼아 젊은 한우인들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준비된 청년 농부들에게 농촌은 충분한 기회의 땅”임을 강조했다.

“분명 지금 세대는 좀 달라요. 농민이라는 인식이 있긴 하지만 경영자 마인드를 가진 한우 청년이 많죠. 정부에서도 이 점에 주목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문재인 정부에서 청년농에 대한 지원은 많긴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죠. 젊은이들은 소득이 되지 않으면 절대 오지 않아요. 지금의 한우산업이 안정돼 있지만 다시 가격이 폭락하는 등 위기가 오면 다시 사육을 접은 청년들이 많아질 겁니다.”

그는 이미 2012~2014년 한우 파동 때 한우 농민들의 구조조정을 예상했다. 당시 한우 가격이 급락하고 사룟값이 폭등하자 많은 한우인들이 사육의 꿈을 접고 다른 품목으로 전향하거나 도시로 회귀했다. 그는 가격이 좋다고 무턱대고 한우산업에 진입하는 것 또한 위험하다고 말한다.

“당장 돈이 된다고 해서 농업, 특히 자본이 드는 축산업에 진입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한우 파동 이후 한우 농가 절반이 사라졌잖아요. 축산업도 어엿한 하나의 산업으로 바라보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제 시대가 변한 만큼 선배 한우인들이 지켜온 산업을 우리 청년들이 이어받아 더욱 발전하는 산업을 만들기 위해 더 뛰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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