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매인제도 ‘그들만의 리그’ 로 전락
시장도매인제도 ‘그들만의 리그’ 로 전락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0.10.22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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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다수 농민·정부 반대에도 떼쓰는 찬성론자들
  • 공정성 잃은 개설자소모성 논쟁으로 혼란 가중
  • 시장현실 외면한 박주민 의원 비판 목소리 커져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정부와 대다수 농민들이 가락시장 내 시장도매인제도 도입 반대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힌 가운데 일부에서 시장도매인제도를 도입시키기 위한 무리수를 던져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21일 국회 정문 앞에서 박주민 국회의원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를 주축으로 한 시장도매인제도 찬성론자들은 가락시장 내 시장도매인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및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농민단체들인 한국농수축산연합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등이 시장도매인제도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하며 시장현실을 외면한 박주민 의원 등을 향해 불만의 목소리를 터뜨리고 있다.

농민단체들도 시장도매인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밝히는 장점은 대부분 꼼수에 가깝다며 공영도매시장을 왜곡하는 소모성 논쟁을 자제하라고 강력하게 비판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락시장에 농산물을 출하하는 약 4만 명의 농민들도 공영도매시장 내 시장도매인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진정서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계기관에 제출한 바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관계자는 국내 농산물 유통을 상징하는 가락시장에 두 가지 거래 제도를 병행하는 것을 애꿎은 생산자·소비자 피해만 가중시킬 뿐 어떠한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해당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김현수 장관도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가락시장 내 시장도매인제도 도입은 많은 문제점이 있어 적절하지 못하다며 도입 불가 방침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바 있다.

한 시장관계자는 다양한 주체가 얽힌 공영도매시장을 쉽게 보면 오산이라며 비전문가들의 일방적인 주장들만 살펴보고 시장도매인제도를 운운하는 것은 공영도매시장의 설립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도매인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일부 농민단체 등은 최근 들어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 19일 시장도매인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이들로 만들어진 가락시장 거래제도 다양화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켜 주위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특히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상 도매시장의 거래제도 및 거래방법의 선택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인 시장관리운영위원회를 두고 또 다른 기구를 만들어 필요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상황이다. 또 가락시장 거래제도 다양화 추진위원회의 인원구성을 두고 시장도매인을 주장하는 사람들로 이뤄져 불필요한 논쟁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시장도매인제도의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도매인제도가 도입되면 유통단계가 축소돼 이득을 소비자가 볼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실제로 시장도매인을 운영 중인 강서시장을 보더라도 거래수수료와 판매마진 등 기존의 경매제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또 공정거래를 위해 수집은 도매시장법인이 분산은 중도매인이 하도록 한 원칙을 깨 공정한 거래와 가격발견 등 순기능까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대금정산과 관련해 시장도매인제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어 구조적인 모순점 꾸준히 제기된 상황이다.

한국농수축산연합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표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을 두고 테스트베드를 만들려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대해 엄중경고를 함과 동시에 지난 과거를 뒤집어엎는 행동을 보이는 개설자에게 공공성과 투명성을 바랄 수 있는지에 대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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