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향·건강 삼박자···한국 유자 맛에 푸른 눈 외국인도 '깜짝'
맛·향·건강 삼박자···한국 유자 맛에 푸른 눈 외국인도 '깜짝'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10.27 0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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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선식 두원농협 조합장

대형마트 못지않은 꼼꼼한 상품 검수 '신뢰 UP' 
'유자농가-두원농협' 품목 조직화로 협업 윈윈 


두원농협에서 수출하는 유자차를 설명하고 있는 신선식 조합장.
두원농협에서 수출하는 유자차를 설명하고 있는 신선식 조합장.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11~12월 두 달간 전라남도 고흥 유자 주산지에 위치한 두원농협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유자차를 만들기 위해 유자 농가와 인력이 몰려들어서다. 고흥군은 유자 재배면적만 58ha, 연간 6,000톤 이상의 유자가 쏟아져 나오는 유자 천국이다. 이 시기 유자 가공장에는 150여 명의 손발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자동화된 기계에 유자차가 척척 담겨 두원농협 마크가 붙는다.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맹렬히 돌아가는 기계를 뒤로하고, 세심하게 포장된 한국 유자는 고흥을 떠나 전 세계로 뻗어 나간다. 푸른 눈의 외국인도 한국 유자의 맛과 향에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품질은 이미 인정받았다. 두원농협 마크만 붙으면 외국에서도 엄지 척. 유자는 우리나라 수출 효자 품목으로 꼽힌다. 한국 유자의 수출 본고장 전남 고흥에서는 유자 생산이 한창이다. 1997년부터 고흥 유자를 세계에 알린 두원농협은 유자 농가와 호흡을 같이 하며 유자의 부가가치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90% 반품 딛고 세계 최고 우뚝" 
수출 좌절 딛고 유자 명품 브랜드로

 

선적되고 있는 유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신선식 조합장.
선적되고 있는 유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신선식 조합장.

1993년 전라남도 고흥에 유자 가공장이 설립됐다. 따뜻한 기후로 집집마다 유자나무를 키워 알음알음 판매해 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번듯한 산업으로 키워보자는 두원농협의 전략이었다. 1997년부터는 수출의 부푼 꿈을 안고 중국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당시 두원농협 수출 담당 계장으로 근무하던 신선식 현 두원농협 조합장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당시에는 기술이 부족했어요. 수출 물량의 90%가 반품될 정도로 클레임에 시달릴 정도였으니까요. 유자 공장은 적자에 허덕여 2000년 초반에는 공장 폐쇄 여론까지 들끓었죠." 

당시 두원농협 유자 공장은 반품과 클레임 싸움으로 몸살을 앓았다. 10년 동안 조그만 것도 놓치지 않고 조금씩 고쳐나가길 반복했고, 꼼꼼한 상품 검수, 농가 교육, 우리 유자를 지키자는 애국심까지 더해지자 시너지가 생겼다. 당시 중국 땅을 밟자마다 유턴했던 유자차는 중국인들을 사로잡기 시작했고, 중국 유자와 달리 한국 유자만의 특출난 향에 매료된 현지인이 늘어나면서 이목을 끌기 시작한다.  

"그래도 10년간 고생하니 최고가 되더라고요. '두원농협 유자 아니면 유자차가 아니다'할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했죠. 지금은 중국이 유자 수출의 40% 비중을 차지하면서 큰 시장으로 변했고 '두원농협'이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될 정도로 정평이 나 있어요."
 

유자로 만든 다양한 제품 라인업.
유자로 만든 다양한 제품 라인업.

까다로운 상품관리 유자 품질 상향 평준화 

두원농협 유자의 강점은 대기업 못지않은 꼼꼼한 상품 관리다. 품목 농협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유자 농가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관리부터 가공 검수까지 두원농협이 도맡는다. 고흥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33%를 수매하고 수매한 물량은 철저한 콜드체인 시스템으로 관리하면서 품질의 상향 평준화를 이룬 것이다. 

"생산 농가에서 유자가 반입되면 취급 단위별로 각종 검수를 위해 모든 물량을 모아놓고 잔류 농약 검사 등 각종 검사를 실시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 단위는 전부 폐기하고요. 수출 시 가장 까다로운 규격을 요구하는 유럽 기준에도 충족될 정도니 검역에서 막히는 일은 없죠. 농가 교육도 철저히 하고 있어 안전성 하나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천혜의 자연이 만든 명품 원동력

유자 업계에서 두원농협 브랜드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명품으로 통한다. 제주도를 제외한 12개 시·도에 대리점이 있어 수출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맛볼 수 있다. 제대로 된 유자 맛을 내고 싶어 하는 개인 찻집이나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탐앤탐스에서도 두원농협에서 공급하는 유자차를 사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고흥 유자가 명품으로 올라서기까지 농가와 농협이 손을 맞잡은 것도 있지만 고흥군이 유자가 자라는 최적의 재배지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유자는 기온에 매우 민감한 작물이라 연평균 13~15도가 유지돼야 하고 최저 기온 역시 9도 이하로 5일 이상 연속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연평균 1,500mm 이상의 강수량, 연간 2,400시간 이상의 일조량, 적당한 해풍의 조합이 세계 일류상품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죠." 
 

두원농협 유자가공사업소 입구.
두원농협 유자가공사업소 입구.

2030년 30개국 수출 목표 야심 

세계시장에서 고흥 유자의 가치는 수치로 증명해 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는 유자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면역체계에 도움을 준다는 입소문에 올해 9월 말 기준, 유자의 수출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억 원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수출 국가의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일본, 미국에 집중됐던 수출 시장은 인도, 체코, 베트남으로 확장됐고, 특히 체코 현지인들은 유자에이드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대체코 수출실적 '제로'의 설움을 떨치고 올해 컨테이너 4개를 선적하는 수출 성과를 이뤘다. 신선식 조합장은 "앞으로 2023년도까지 30개국을 수출 목표로 수출국 다변화에 힘쓸 것"이라면서 "고흥 유자 세계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자 상품 라인업 강화로 세계화 '성큼' 

아쉬움도 있다. 상품으로 가공하기 힘든 파지 유자(재배과정에서 못쓰게 된 유자)를 수집해 유자차를 만드는 업체 탓에 한국 유자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어서다. 파지 유자로 유자차를 만들면 쓴맛이 강해 유자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힌다. 하지만 일반 생과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 저렴해 농가나 유통 업체는 파지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 정부에서 전량 수매와 같은 방법으로 파지 유자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게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파지에 대한 대책뿐만 아니라 물류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합니다. 유자는 수출 시 무게가 많이 나가 물류 비중이 약 8%에 이릅니다. 정부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유자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원농협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치열해지는 유자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 개발을 하고 있는데요. 유자잼, 유자원액, 유자가루와 같은 다양한 상품 라인업으로 무장해 유자의 세계화에 앞장서겠습니다." 

<농축유통신문·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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