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나주배 지킴이 최의문 농부
[인터뷰]나주배 지킴이 최의문 농부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10.27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0년간 고품질 배 생산 전념…수출 역군
나주배 경쟁력 더욱 높이는데 일조할 것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나주 지역에서 40년간 나주배 생산에 전념하고 있는 최의문(67세) 씨는 매년 생산량의 40% 정도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최 씨는 1만평(3ha이상) 정도의 규모에서 매년 500∼600톤 가량 나주배를 생산하고 있는 대농이다.

이런 베테랑에게도 올해는 유난히 힘든 한 해란다. 최 씨는 “올해는 봄철부터 냉해 피해가 심각해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설상가상 긴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40년간 농사를 지어왔는데 올해가 가장 힘든 해로 기억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최 씨의 주장처럼 올해는 전국 배 농가들이 냉해 등 이상기온 현상으로 생산량이 평년 대비 30% 가량 줄어들 정도로 생산에 애를 먹었다.

최의문 농부
최의문 농부

각종 악재 이겨내고 올해도 美 수출

하지만 최 씨는 이런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엄격한 검역과정을 이겨내며 올해도 많은 물량을 미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최 씨는 “올해는 배를 생육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각종 악재들이 발생하면서 미국에 수출할 물량이 검역기준을 통과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였다”면서 “올해는 생산량이 줄어 예년보다 물량은 많지는 않지만 최고급의 나주배를 미국 시장에 보내기 위해 맞춤형 약제사용, 규격 맞추기 등 수출을 하기 위해 농가가 갖춰야할 조건을 맞추기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고 상황을 전했다.

특히 최 씨는 나주배의 경쟁력을 기후여건과 재배기술에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최 씨의 농장은 나주에서도 관리가 제일 잘 되고 있는 농장 중 하나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는 나주배 품질의 기본이 기후와 토질, 나무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나주는 배 생육기간인 4∼10월 동안 평균기온이 20.6℃를 유지해 배 재배에 최적의 기상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배 재배에 필요한 연강수량도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토질은 영산강 유역의 충적토로서 양토, 사양토, 점질양토로 유기질이 많고 배수가 양호하며 대부분의 재배지가 경사도 15˚ 이하의 완만한 구릉지대에 형성돼 있어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최 씨는 “나주지역은 예부터 배로 유명한 고장이었다. 배를 재배하기에 환상의 기후조건과 토질을 가지고 있어서 언제나 최상품의 배를 생산해 임금님이 찾는 진상품이었다”면서 “이런 흐름은 지금에 와서도 마찬가지로, 최적의 환경에 최고의 재배기술까지 더해져 국내와 세계에서 가장 품질 좋은 배를 생산하고 있다”고 나주배 우수성에 대해 자부했다.

최의문 씨 배 농장 전경.
최의문 씨 배 농장 전경.

최적 환경·최고 기술 ‘명품배’ 만들어

최 씨는 나주지역의 대부분에 배 농가는 최고의 재배기술을 익히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최 씨는 “배를 생산하려면 여러 과정의 작업이 시기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한 가지 작업만 잘못돼도 배 품질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비료나 영양제 등을 많이 준다고 해서 배의 품질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조절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무관리다. 당장 앞만 보고 나무를 관리하다보면 배의 품질과 맛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정시기에 가지치기 등의 작업을 꾸준히 하느냐에 따라 고품질의 배가 생산될 수 있다. 나주 지역의 배 농가들은 이런 기술적 측면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지금까지 최고의 배를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등 해외로 수출되는 신선 농산물 중 품질과 저장성 등이 떨어져 수출에 애를 먹고 있는 품목들이 많지만 나주 지역의 배는 지난 1967년부터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꾸준히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최 씨는 전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나주배의 우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수출용 배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나주배가 전 세계에서 명품배로 인정받고 있다. 토질 좋고 기후환경이 좋아 과즙이 풍부하고, 씨방이 적어 먹을 게 많고, 여기에 당도가 높아 나주배를 먹어본 외국인 대부분이 ‘원더풀’을 연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서 “외국에서는 대과보다 중·소과를 선호하기 때문에 중·소과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아울러 일정한 과형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적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의문 씨가 만생종 신품종 만향배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최의문 씨가 만생종 신품종 만향배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신품종 육성 등 더욱 활발히 전개해야

최 씨는 나주배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신품종 육성 등이 더욱 활발히 전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 씨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여전히 배하면 신고밖에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유통업자들이 신고 아니면 다른 품종의 배들은 취급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배 대부분이 신고배다. 신고배는 모양도 좋고 유통기한이 길다는 장점과 맛도 좋아 많은 농가가 선호하는 품종”이라며 “하지만 나주배의 경쟁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고 비중을 줄이고 더욱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품목 육성에 나서야 한다. 신화, 창조, 슈퍼골드 등 많은 좋은 신품종이 나오고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이 신품종이 많이 재배될 수 있도록 많은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씨는 배 수출을 하는 원인 중 하나가 국내 배 가격 지지를 위해서라며, 앞으로도 배가 더 많은 곳에 수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씨는 “내수는 출하했을 때 품질과 상관없이 가격등락의 폭이 크고 변동이 심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수출은 그 차이가 크지 않다”면서 “특히 배 수출이 국내 수급과 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품질 경쟁력을 더 높여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나주배가 수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축유통신문 공동기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