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장의 시선]쌀값이 금값이라는 논리의 빈약성
[이 부장의 시선]쌀값이 금값이라는 논리의 빈약성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10.30 14: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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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용 취재부장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최근 가장 많이 보이는 뉴스가 쌀값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밥상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는 기사들이다. 심지어 쌀값이 금값이어서 쌀 사먹기가 겁나요등 마치 쌀값이 올라 서민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산지 쌀값은 80kg219,288, 15일에는 214,296, 25일에는 213,956원으로 평균 215,846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물론 수치상 서민들에게 지금의 쌀값이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결코 쌀값이 터무니없이 오르거나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

그렇다면 10월 평균 가격을 20kg으로 환산하면 53,961원이 나오는데, 이를 10kg으로 나누면 26,980원이고 1kg으로 환산하면 2,698원이 나온다.

밥 한 공기를 100g으로 치면 쌀 1kg이면 열 공기가 나온다. 다시 말해 밥 한 공기는 269원에 불과한 것이다. 소비자들이 볼 때 절대로 비싼 가격이 아니다.

믹스 커피 한 개의 가격(가장 저렴한 브랜드 300)과 비교해도 싸고,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 가격과 비교했을 시에도 100g당 가격은 저렴하다.

보통 컵라면 하나의 무게가 110g을 넘는데 가격은 1,000원을 넘는 것을 보면 밥 한 공기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지 간접 비교할 수 있다.

쌀값은 지난 20년여 간 물가상승률에 비례해 오른 적이 한 차례도 없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실질적으로 우리 밥상에서 쌀값만은 물가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물가지수(신선식품)에서도 쌀이 차지하는 비중(5%내외)은 매우 낮아 물가에 영향을 주는데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통계상 수치도 있다.

왜냐면 쌀 20kg 한 포대를 살 경우 4인 가족의 경우 한 달 이상을 먹을 수 있는 양이기 때문에 가계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에게 정확하고 사실에 입각한 내용을 보도해야 할 이들이 지금 쌀값에 대해 너무 왜곡하고 눈에 보이는 대로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것은 농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과 마찬가지다.

농민들은 정당한 대가를 받고 싶어 한다. 땀 흘린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지만 쌀값이 올라 서민경제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식의 기사 때문에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할 농민들의 손이 부끄러워지고 있다.

최근 쌀 생산자의 소득은 거의 반토막이 날 지경이다. 정부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실질 소득은 지난 20년 전보다도 떨어졌다. 그만큼 물가와 생산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쌀값이 정상적으로 회복하고 있는 과정에서 이런 일방적인 시선으로만 쓴 기사들이 도배되면 농민들은 정당한 대우를 받을 기회조차 잃는 것이다.

일미칠혈이라는 말이 있다. 쌀 한 톨에 농민의 피땀 7방울이 들어간다는 한자성어다. 농민들은 국민들에게 고품질의 쌀을 공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 이상 쌀값을 단순히 숫자와 그래프로 비교해 보는 것보다 거기에 들어가 있는 농민의 땀방울과 매일 먹어야 하는 쌀의 소중한 가치가 반영돼야 한다. 지금의 쌀값은 결코 비싼 게 아니라 정상적인 가격으로 회귀하는 과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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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천 2020-10-30 18:32:57
그래서... 너거촌놈들 쳐먹여살리자고 5천만이 고생해야됀다? 쌀수입개방이 답이다 관세없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