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당 30만 원 “맛·풍미 원더풀! 비싼 값하네~” 한우 매력에 ‘퐁당’
kg당 30만 원 “맛·풍미 원더풀! 비싼 값하네~” 한우 매력에 ‘퐁당’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11.09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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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다로운 축산물 수출 지속 가능성은 안정성
  • 횡성축협 5년 연속 수출 기염 충성 고객 확보
  • 농장에서 식탁까지”···생산·유통 현미경 관리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

서울 지하철 5호선 시민들에게 횡성축협한우 홍보 전단지를 나눠줄 정도로 횡성축협 한우 브랜드 홍보에 열을 올렸던 엄경익 횡성축협 조합장은 괴짜로 통한다. 횡성축협한우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있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아서다. 최고 한우 맛을 알리기 위해 전단지를 직접 만들어 배포하기도 하고, 횡성축협 한우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반적인 품질 관리도 도맡는다. 국내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횡성축협 한우. 해외에서의 평가도 축산 선진국 쇠고기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 특히 수입품에 대한 품평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홍콩에서 한우의 평가는 수십 년간 홍콩 쇠고기 소비시장 선점에 공을 들였던 일본 화우와의 비교 평가에도 어깨를 견준다. 엄 조합장은 "한우 특유의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을 미식가로 알려진 홍콩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면서 "농장에서부터 도축, 출하, 유통까지 꼼꼼한 품질관리가 한우 수출의 일등공신"이라고 말한다.

 

차별화된 스펙 관리로 홍콩 맛심 저격

  • [인터뷰] 엄경익 횡성축협 조합장
△ 엄경익 조합장.
△ 엄경익 조합장.

한우고기의 수출은 국내 농축산물 수출 분야에서도 까다롭고 지속 가능성을 찾기 힘든 사업으로 꼽힌다. 한우는 상대적 단가가 비싼 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요구하는 스펙과 꾸준한 물량 공급이 쉽지 않아서다. 때문에 많은 국·내외 수출 기업과 바이어가 한우 수출에 뛰어들었지만 단기적 성과를 내는데 그쳤다. 하지만 횡성축협은 2016년도 6,130kg의 한우 수출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5년간 수출 명맥을 이어오는 데 성공한다. 20175,083kg, 20186,481kg, 20195,541kg, 올해 10월 기준 4,659kg 등 매년 5톤이 넘는 수출 물량 기록을 세우며 5년간 총 27,896kg, 240만 달러에 가까운 수출 실적을 거뒀다.

"횡성축협 한우라는 브랜드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홍콩에서 맛과 품질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홍콩은 많은 수입품들이 경쟁하는 시장이잖아요. 우리 제품은 생산부터 도축, 유통까지 모든 관리를 축협에서 하다 보니 일정한 품질 유지와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가능한 것이지요. 홍콩의 상류층을 겨냥하는 홍콩의 씨티슈퍼에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소비가 이뤄지고 있어요."

 

꾸준한 마케팅 현지와의 스킨십 주효

홍콩에서 횡성축협 한우는 kg30만 원에 팔린다. 맛과 품질이 우수하다고 해서 고가에 팔리는 것은 아니다. 씨티슈퍼는 현지에서도 최상급 소비자 군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엄격한 스펙을 요구한다. 횡성축협의 정육 가공 노하우와 상품 클레임 발생 시 적극적인 대응은 고객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유혹하는 꾸준한 마케팅과 현지 업체와의 스킨십도 중요하다는 게 엄 조합장의 얘기다. 이미 2014년부터 횡성축협 한우는 홍콩 국제식품 박람회에 육포 소시지, 사골 진액 등 가공품을 선보이면서 예선전을 치렀다. 홍콩 한인의 날에는 업계 최초로 횡성축협이 한우고기 샘플을 수출했고, 등심 시식회 등을 거치며 기반을 다졌으며 2018년 홍콩 국영 TVTVB에서 2회에 걸쳐 횡성을 방문, 횡성축협 한우 콘텐츠로 현지 공중파를 타기도 했다. 홍콩 소비자들에게 횡성축협 한우 브랜드 이미지를 꾸준히 노출하면서 횡성축협의 빨간 마크를 선호하는 충성 고객도 생겼다.

△ 수출하기 위해 포장된 횡성축협 한우 모습.
△ 수출하기 위해 포장된 횡성축협 한우 모습.


내수 리스크 수출선 다변화 시동

"한우의 주요 부위인 등심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채끝, 안심 단가의 70% 선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홍콩에서는 세 부위가 비슷한 가격대에 판매돼 농가 이익 실현에도 도움이 됩니다. 횡성축협의 경우 투뿔(1++) 등급에 대한 장려금이 원가의 10%에 달해 일반 내수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고가 부위를 홍콩에 수출하면서 재고 소진에도 일조하고 있습니다."

해외로의 판로 확보는 내수에만 집중된 품목보다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자칫 내수시장이 가격 폭락 등 어려움을 겪을 경우 판로조차 없어 가격 하락이 가팔라지는 현상이 비일비재해서다. 작지만 꾸준한 수출선 확보는 소비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높여준다. 횡성축협에서는 홍콩뿐만 아니라 2017년 업계 최초로 캄보디아 시장에 진출에 성공했고 태국, EU 등 새로운 추출 시장을 노크하면서 수출선 다변화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지속 가능한 수출 비밀 "6개월 평균 정산 시스템"

"결국 수출은 해외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맞출 수 있느냐죠. 스펙은 품질은 물론이고 원하는 물량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로 귀결되는데 한우 수출의 경우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소 한 마리를 도축하면 다양한 정육 부위가 발생하는데 해외에서 찾는 부위는 한정돼 있잖아요. 때문에 물량을 맞출 수 있도록 연중 일정하게 도축되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죠."

국내 한우 유통 사이클은 양대 명절에 최고점을 경신한다. 가격도 명절에 덩달아 높아지면서 한우 농가에서는 이 시기에 맞춰 도축 일정을 조절한다. 때문에 5~8월 한우산업은 극심한 보릿고개에 직면한다. 생산물량의 불안정은 수출에는 치명타가 된다. 횡성축협에서는 6개월 평균가를 도입하면서 연중 꾸준한 출하 물량을 달성하게 된다. 주 단위 정산이나 월 단위 정산은 명절에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출하 의향이 집중되지만 6개월 평균가 정산은 연중 고른 출하를 유도할 수 있어서다.

"6개월 정산 시스템 도입은 농가의 공감과 지지를 받기 쉽지 않았습니다. 어떤 농가는 정산 후 수천만 원을 다시 토해내는 경우도 발생했으니까요. 1,200명의 조합원들을 설득하면서 횡성축협에서는 2016년 수출 시작 이후 매월 투뿔(1++) 등급 로스 500kg 을 납품할 수 있었습니다."

 

한우 가공품·비선호 부위도 수출 군불

애로사항도 있다. 축산물의 경우 검역이라는 문턱이 존재하며, 상대국에 타 품목의 수입 개방의 폭을 넓히는 빌미를 줄 수 있어 해외시장을 발굴하는 데 난관이 된다. 중국 수출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중국은 대규모 소비시장이 존재하는 동시에 세계 최대의 생산국으로 자칫 국내 한우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횡성축협에서는 쇠고기 수입 리스크가 작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태국과 EU, 말레이시아, 파키스탄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협상이 타결될 경우 수출량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횡성축협은 비선호 부위 가공품 수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가공품의 경우 신선식품보다 유통기한이 길고 검역 등의 장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수출 활로를 모색하기 쉽다.

"수출 다변화도 중요하지만 비선호 부위에 대한 소고기 가공품 수출도 중요하죠. 횡성축협에서는 육포나, 떡갈비, 사골 진액 등 열처리 가공품이 수출 가능한 일본과 필리핀에도 수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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