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시장 휩쓴 한국버섯, 육류 대체 식품으로 ‘버섯 붐’ 활활
호주시장 휩쓴 한국버섯, 육류 대체 식품으로 ‘버섯 붐’ 활활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0.11.16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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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버섯은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네 식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식재료다. 그러나 한국 버섯은 해외에서 버섯붐을 일으킬 정도로 스타급 대접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8년 인기를 끌었던 식재료 중 하나로 버섯을 선정했으며, 호주에서는 한국산 버섯이 호주 버섯 수입액 규모에서 4년 연속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전체 수입시장의 82%를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해외에서 불었던 채식열풍에 고기를 대체할 식품으로 쫄깃한 식감을 가진 버섯이 부상하며 인기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예로부터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에게 ()의 식품(the food of the gods)’이라고 불린 버섯은 무기질과 단백질이 풍부, 수분이 8~90%를 차지해 고단백·저열량 식품이며,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영양성분을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현지 미디어에서는 버섯이 들어간 레시피를 소개하며, 이외에도 스낵, 즉석식품, 밀키트 상품 등이 생겨날 만큼 버섯을 향한 관심도는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한국 버섯이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손꼽히는 것은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맛과 품질이다. 한국 버섯은 중국산에 비해 맛과 품질이 우수해 해외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 해외 유통업체 또한 한국산 버섯의 품질을 최고로 치며 비싼 단가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한국버섯을 고집한다고 전해진다.

버섯의 수출량은 2015년 이후 안정적으로 증가해 2019년을 기준으로 22,125톤을 기록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팽이버섯과 새송이버섯으로팽이버섯은 주로 미국과 베트남, 새송이버섯은 미국과 네덜란드로 주로 수출된다. 세계가 열광하는 슈퍼스타 K-FOOD, ‘버섯에 대해 충북지역의 수출길을 개척한 농업회사법인 연우 박학주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건축회사를 운영하던 농업회사법인 연우 박학주 대표는 12년 전 우연한 기회를 통해 부업으로 버섯을 키우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버섯의 묘한 매력에 빠진 박 대표는 본격적으로 버섯 재배에 몸을 담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충북 음성군에서 총 31,000의 시설에 일 20 톤의 버섯을 생산한다. 박 대표가 생산하는 새송이, 느타리, 팽이버섯 등은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도 유기농 인증을 획득했으며 다. 이를 기반으로 2016년 미국에 4톤을 수출하기 시작해 현재는 호주, 캐나다 등으로 발을 넓혀 전체 생산 물량의 80% 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는 3,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충북도 넘버원수출과 스마트팜의 문을 열다

 

박 대표는 충북에서 넘버원으로 불린다. 그 이유는 바로 충북도에서 처음으로 버섯농장에 스마트팜을 도입했으며 최초로 버섯 수출 시장의 문을 연 것이다.

박 대표는 2016년 충북도 최초로 버섯농장에 스마트팜 시스템을 구축했다. 도입초반 주변에서는 불필요한 투자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실제 많은 농가가 당시 정부의 스마트 팜 지원사업에 신청했다가 초기 비용 등 경제성을 이유로 많이 포기하기도 했었기에 버섯에서의 스마트팜 도입은 무모한 도전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는 정부 지원금 4,000만 원 등 총 1억 원가량을 들여 각종 설비를 갖췄다.

매뉴얼도 없이 시작했던 박 대표는 버섯을 망가트려 버리는 사례도 겪고, 손해를 보면서 그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매뉴얼을 만들어나갔다.

그의 무던한 노력의 결과 스마트 팜의 핵심인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모든 생육 환경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센서를통해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은 기존방식보다 버섯재배 환경을 더 체계적으로 조성할 수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확인하며 일일이 재배동을 돌아다녀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자동으로 유지된다.

박 대표는 스마트팜 도입과 더불어 버섯 수출 또한 충북도에서 최초로 도전했다.

주변의 우려 섞인 목소리와는 달리 수출 사업에 과감히 뛰어든 박 대표는 수출시장의 안정성을 높이 평가했다. 외수시장은 연중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며, 폭발적인 인기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수출 초반에는 어려움도 있었어요. 음성의 지리적 특성상 수출을 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으며 장기간의 선박이동으로 품질에 이상이 생긴 적도 있었습니다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수출을 이어나갔습니다."

박 대표는 실패를 경험으로 포장시스템의 개선 등을 이뤄나가며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지금 박 대표의 농장의 버섯은 현지에 도착해서도 싱싱함을 자랑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리스테리아균 검출?”버섯시장 보호막 필요해

 

박 대표는 버섯농장을 운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시절을 지난 3월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고 4명이 사망했다는 언론보도 탓이다. 당시 한국산 팽이버섯과 사망사고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식중독균 검출을 이유로 일부 한국산 팽이버섯에 대한 수입중단 조치를 내려 박 대표는 당시 수출실적에 큰 타격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17년 유럽에 수출한 일부 팽이버섯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돼 판매 중인 국내산 팽이버섯에 대해 회수조치가 내려져 큰 난항을 겪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선 관련 기준이 없어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결 없이 넘어갔던 것이 3월 리스테리아균 파동에서 사단이 난 것으로 보여 매우 안타까웠습니다라며 이렇게 수출상에서 문제가 생기면 한국 버섯이 차지하던 시장을 중국 제품이 차지해 버립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도하고 있는 농장들이 품질 관리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하며, 정부 차원에서도 안전관리 점검과 더불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는 버섯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무엇보다 다양한 마케팅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중국의 경우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중국 시장이 한국시장을 따라오지는 못하지만 중국이 앞으로도 마케팅을 활발히 이어온다면 머지않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한국 시장도 버섯 수출을 위해 수출협회나 국가기관이 레시피 개발 등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한다면 한국 버섯의 수출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라고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했다.

 

수출,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라

 

박 대표는 수출을 주저하고 있는 농가에게 과감히 도전하라고 전한다. 외수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먼저 맛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망이 있는 시장인 만큼 박 대표는 주변 농가에도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추천한다.

박 대표는 움직이는 내수 시장 가격에 비해 수출 시장은 안정적이다. 또한 외국에서는 한국 버섯이 프리미엄으로 자리 잡아 수요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충분히 수요가 있음에도 수출하는 업체가 적은 것이 다소 아쉽습니다. 더 많은 농가들이 수출에 뛰어든다면 해외시장으로의 판로확대 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으로 쏟아지는 물량을 해외시장으로 돌려 내수시장의 가격안정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수출 초반 이송 중 품질이상 등 많은 클레임을 겪을 수 있지만 그것은 안정성을 찾기 위한 시행착오과정일 뿐 입니다. 초반의 어려움을 이겨낸다면 수출시장의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 더욱 많은 농가들이 수출을 시작해 한국 버섯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농축유통신문·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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