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수확기 이후 정부양곡 방출…생산자 동의 얻어
농식품부 수확기 이후 정부양곡 방출…생산자 동의 얻어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11.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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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만 톤 내에서 단계적 공매…수급·가격 안정 도움될 듯
농민단체 “대승적 차원 공감대 형성, 정부 조치 지켜본다”
서삼석 의원 “재해 피해 보상 대책 외면 무책임” 강력 비판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이 브리핑을 하는 모습.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이 브리핑을 하는 모습.

정부가 쌀 생산자 단체와 유통업계(RPC)의 동의를 얻어 수확기 이후(내년 1월)부터 정부 양곡을 단계적으로 방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수급과 가격 안정에 나선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0년산 쌀 수급안정 보완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번 보완대책은 농업인의 출하 시기 결정과 산지유통업체의 매입가격 결정 등을 돕고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협의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정부양곡 총 37만 톤 범위 내에서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는데, 다만 수요 변화(내년 1월 쌀 소비량 발표, 통계청),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공급 계획물량은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공급 시기는 가급적 수확기 이후로 하고, 일정 물량씩 나눠 공급하기로 했으며, 산지유통업체를 통해 올해 공공비축미로 매입 중인 산물벼(8만 톤 매입)를 수확기 직후 산지유통업체에 인도해 부족한 원료곡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수급 상황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공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수확기 중이라도 수급 불안이 심화되거나 심화될 우려가 있어 불가피한 경우에는 공급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번 보완대책을 발표한 농식품부 박수진 식량정책관은 “부족물량은 가급적 수확기 이후에 공급하되, 정부가 공급하는 물량과 시기 등을 사전에 발표해 시장 예측가능성을 높여 농업인과 산지유통업체의 의사결정과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 양곡 방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농민단체도 수급 여건상 수확기 이후 단계적 공매에 동의하는 입장을 밝혔으며, 다만 일부 농민단체와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쌀 생산 감소에 대한 농가 지원 대책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정부와 생산자 입장에서 과도하게 쌀 가격이 형성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위원회 협의과정에서 농식품부가 쌀 가격을 일정 정도 수준(21만 원)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수확기 이후 시장상황에 따라 조금씩 나눠 공매를 추진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생산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비슷한 가격(적정 가격)이 계속해서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정부의 대책이 수급과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농민단체 관계자도 “올해 흉년이 들어 수급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2019년산 쌀도 거의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시중에 쌀이 부족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수확기 이후 조금씩 나눠 방출하자는데 동의했다”면서 “하지만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최대한 설(구정) 이후부터 방출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정부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쌀 농가에 대한 재해 피해 보상 대책을 외면한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식량자급과 쌀의 가치가 재조명 받고 있는 상황이다. 농정당국이 쌀 농가에 대한 재해 피해 보상 대책은 외면한 채 현장의 목소리와 괴리된 무책임한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하며, “특히 향후 이상기후와 농지면적 감소 등으로 인해 쌀 생산이 지속 감소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해 피해 보상보다 시장 방출 대책을 먼저 들고 나온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쌀 생산 감소에 대한 농가 지원 대책부터 세우는 것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도 “위원회 협의 과정에서 분명히 이 부분(재해 피해 보상)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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