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ASF 감염 멧돼지 남하, 특단의 조치는 언제쯤?
[기자수첩]ASF 감염 멧돼지 남하, 특단의 조치는 언제쯤?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0.12.04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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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ASF 바이러스가 멧돼지를 통해 가평까지 도달했다. 게다가 이번 감염 개체는 방역당국이 설치한 최후방 확산 차단 울타리 바깥에서 발견돼 한돈산업계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이번 경기도 가평군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된 멧돼지는 모두 4마리로 지난달 25일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개군리 산자락에서 수렵인에 의해 한꺼번에 총기 포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화천, 인제, 춘천 일대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멧돼지 3구가 잇따라 발견되며 방역당국은 급히 포천-가평-춘천을 연결하는 새로운 광역울타리 설치에 나섰다. 단지 길이만 연장했을 뿐이며 구조 변경도 없이 높이는 1.5m로 동일하다. 이로써 남하저지선은 보다 남쪽으로 물러나게 된다.

양돈농가들은 울타리만을 고집하는 방역당국의 태도에 기가 막힌다고 말한다. 가평군에서 차단울타리 밖에서 발견된 만큼 울타리가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멧돼지가 울타리를 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들을 보면 자기 키의 서너 배는 될 법한 담장을 비롯해 어른 키를 훌쩍 넘는 창덕궁의 담벼락도 멧돼지에게 큰 문제가 되는 것 같지 않아 보이기까지 한다. 심지어 도움닫기도 없이 제자리에서 서전트점프를 하는 멧돼지의 모습은 놀랍기까지 하다. 실제로 수렵꾼들은  멧돼지가 보기보다 훨씬 날렵해 놀랄 때가 많다고 말한다.

농가들은 울타리는 그저 시간을 버는 수단일 뿐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 없으니 제발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책을 달라고 목 놓아 호소한다.

농가들이 원하는 것은 그저 실패를 인정하고 하루속히 야생멧돼지의 남하 저지를 위한 유례없이 강력한 대책을 시행하는 것이다. 최근 1년 여 만에 경기·강원북부 농가들이 재입식을 시작한 만큼 더 이상의 위험요소는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기존의 방식은 실패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가평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야생 멧돼지가 울타리를 뛰어오르거나 생활 반경을 넘어 멀리 이동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 수 있다고 말하지만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멧돼지는 먹이를 찾아 더 내려올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야생멧돼지 ASF의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 단순 울타리를 넘어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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