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쏘아 올린 국내 농식품·외식시장의 재편
코로나가 쏘아 올린 국내 농식품·외식시장의 재편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12.07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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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우리 농식품·외식업이 사는 법

코로나 악재 구매 행태 변화 견인
구매 채널 온라인으로 급속 전환
유통 변화 1~2인 가구 증가 근간
라이브커머스 시장 가파른 상승세
산지 APC가 상품군 강화 고민해야

언택트 시대 온라인 쇼핑이 화두
모바일 쇼핑 거래액 30% '훌쩍'
디테일 콘텐츠 소비자 지갑 활짝
바잉파워 갖춘 '실버 서퍼' 안착
건강·간편식 50%이상 깜짝 성장

외식시장 '뉴노멀'···생존 경쟁 치열
온·오프 경계 흐려지고 무한경쟁 돌입 
탈 글로벌화 로컬 식재료 소싱 필요
식품기업도 IT 표방 기술 활용할 때
위기는 기회, 음식업 본질에 충실해야


온라인 쇼핑을 즐기고 있는 모습.(사진출처=픽사베이)
온라인 쇼핑을 즐기고 있는 모습.(사진출처=픽사베이)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중국 유명 인플루언서 '리자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 시작 1분 20초 만에 한국산 유자 5만 개를 팔아치웠다. 판매 당시 시청자는 3,155만 명에 달했으며, 완판 이후 다음 달 판매액 역시 평달 대비 1,333%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라이브커머스, 미디어커머스 시장 규모가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온라인 시장 확대로 불이 붙으며 인플루언서들이 맹활약 하고 있다.

모바일 쇼핑 역시 코로나 여파가 거세다. 국내 모바일 거래액이 코로나19 이후 30% 이상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우체국쇼핑 통계에 따르면 건강·간편식은 50% 이상 성장하는 깜짝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오프라인을 전전하던 50~60대 소비자들도 온라인으로 갈아타면서 온라인 폭풍 성장에 가세했다는 분석도 쏟아져 나온다. 코로나19가 국내 농식품 유통 시장의 재편을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과 오프라인 시장의 온도차는 매우 크다. 특히 외식시장의 고전은 원재료를 납품하는 농업계에도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비대면 사회는 외식업계에 직격탄이 됐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고 도약하는 기업도 나온다. 스타벅스는 식품기업에서 IT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하고, 온라인 결제 시스템에 집중하면서 올해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조 8,695억 원을 기록하면서 업계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아닌 '위드 코로나 시대'. 최근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0 대한민국 농식품대전에서 전문가들이 쏟아낸 국내 농식품 변화와 대응 방안을 본지가 담았다. 



[양석준 상명대학교 교수]

미디어 발전이 소비자 욕구 다양화로 표출
간편식 제조 가능한 APC로 탈바꿈 필요

양석준 교수(출처=2020식품대전)
양석준 교수(출처=2020식품대전)

양석준 상명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로 급변하는 유통환경이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꿔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통의 근본적인 변화에 주목하고 산지에서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의 변화를 주문했다. 

양 교수는 먼저 코로나 시대 농식품 유통의 근본적인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라는 특수성보다는 현재 유통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해석이 필요하다"면서  "현재의 유통 변화는 속도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코로나라는 재난이 유통의 대대적인 변화를 촉발하기보다 점진적인 변화의 속도를 가파르게 만들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중심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프라인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양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미국의 아마존의 경우 오프라인 소매업태인 홀푸드를 인수했고, 중국의 알리바바도 오프라인 슈퍼마켓 허마센셩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기업의 지속적인 오프라인 매장 확장은 오프라인 유통이 일정한 역할이 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온라인 유통의 가속화는 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특히 온라인에서도 라이브커머스·미디어커머스 시장을 주목했다. 라이브커머스는 방송에서 실시간 판매하는 개인 홈쇼핑을 의미하며, 미디어커머스는 방송 외의 시간에 비실시간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을 뜻한다. 그는 "코트라에 따르면 2021년 라이브·미디어커머스 시장규모는 약 20조 원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 농식품 업계도 이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통업계의 변화의 근간에는 1~2인 가구의 증가가 자리하며, 이들은 건강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간편한 식품을 선호한다는 게 양 교수의 주장이다. 특히 미디어의 발전은 매일 다른 것을 먹고자 하는 욕구를 증폭시키면서 간편식 시장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결국 "지금의 유통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산지에서 간편식을 제조할 수 있도록 APC의 구조를 혁신하는 한편 간편식 상품군을 강화하는 방법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형수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실장]

바잉파워 갖춘 50~60대 온라인에 정착
품목 개발보다 재구매 상품 분석 필요

방형수 실장(출처=2020식품대전).
방형수 실장(출처=2020식품대전).

코로나19가 오프라인 주 고객층인 50~60대의 변화를 촉발하고 모바일 쇼핑으로의 구매 채널 전환 속도를 빠르게 진전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방형수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실장은 우체국 쇼핑의 최근 통계를 인용하면서 "우체국 쇼핑의 모바일 방문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전년 동기간 대비 총방문자 수는 지난해 260만 명에서 올해 382만 명으로 46.0% 증가했다"고 말했다. 방 실장은 매장에서 직접 고르는 소비층의 온라인 이동이 특히 눈에 띈다고 말한다. 또한 IT 기기와 인터넷 사용에 능숙한 고령층인 '실퍼 서버'가 중요 고객층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방 실장은 "그동안 오프라인을 전전했던 고령층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어쩔 수 없이 온라인을 이용, 오히려 편리함과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온라인에 정착하는 것 같다"면서 "이들은 기존 구매자들과 비교해 경제적 여유로 구매력이 있어 온라인쇼핑의 주 고객층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고령층의 유입은 건강 기능식과 간편식품에 대한 관심도로 이어지고 있다. 방 실장은 "올해 전복은 150%, 홍삼액 111%, 건강즙과 농축액은 95% 성장하는 등 건강식품 총 판매량은 51%, 판매액은 30% 증가했고, 반조리, 즉석식품 등 간편식품 판매량이 63%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면서 "고령층의 온라인 유입이 이 같은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는 고령층은 물론 남성들의 구매 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체국쇼핑에 따르면 코로나 초기인 2~4월과 비교해 고령층 구매 회원은 92.4%, 남성 구매 회원은 61.1%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그는 이와 같은 환경 변화 속에 농축산물에 생산자의 온라인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전략은 △웰니스 추구하는 깐깐한 고객의 신뢰도를 제고하는 품질관리 △다양해진 가구 구성과 소규격 상품 다변화를 꾀하는 맞춤기획 △친환경상품·포장재를 제공하는 환경친화 △간결한 상품명과 동영상을 곁들인 상세정보 △공공부문과 협업한 쿠폰활용, 이벤트 참여 등 프로모션 등 5가지다.

그는 "새로운 품목 개발보다 기존 판매 상품의 재구매 기간을 고려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쌀, 김치류, 반찬류 등 정기구매가 필요한 상품의 구독 경제 개념을 월 단위로 제공할 수 있는 상품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희 경희대학교 외식경영학과 교수]

코로나 시대 외식업 생존 문제로 귀결
고객 니즈 겨냥한 끊임없는 혁신 필요

김태희 교수(출처=2020식품대전).
김태희 교수(출처=2020식품대전).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무한 경쟁시대를 촉발한 코로나19가 외식업계에 직격탄을 날렸지만 비대면 시대 외식업의 본질과 고객만족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김태희 교수는 코로나 시대 외식업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외식시장은 한 번도 호황인 적이 없었지만 지금 위기는 과거 지역적·자율적 소비 시장의 성장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위기"라면서 "신제품 개발이나 마케팅으로 극복할 수 없는 생존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업자의 몰락이 시장 재편을 가속화하고 코로나 전부터 예측된 트렌드 변화에 코로나가 불을 지피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신시장이 확대되는 한편 외식업계의 도미노 폐업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위기에서도 외식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원이 다른 경쟁을 통해 끊임없이 고객 니즈를 겨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타벅스, 도미노 피자의 개혁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언택트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서비스의 디지털화는 필수이자 미래 경쟁력"이라며 "스타벅스의 경우 사업 운영 모델 전반에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면서 2011년 선불카드 충전, 2014년 고객의 기다림을 줄이는 사이렌 오더, 2018년 차량번호 자동 결제 시스템을 도입, 지난해 스타벅스는 외식업 분야에서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미노 피자도 드론, 무인배달로봇, 자율주행차량 등 IT기업 버금가는 주문 배송 시스템을 도입하고, 스마트워치, AI 스피커 등 36가지 방법으로 피자를 주문할 수 있는 혁신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면서 "도미노의 혁신은 지난 10년간 도미노피자의 주가를 26배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기술에만 매몰돼서는 안된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김 교수는 "결국 외식업은 본질에 충실해야 할 때"라면서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이 외식시장을 흔들어도 변함없는 진실은 결국 고객이 어떤 경험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최근 외식업 트렌드를 키워드로 정리했다. 그에 따르면 △새롭고 △특별하고 △뻔하지 않고 △매력적이고 △신뢰가 가고 △희망과 감동, 웃음을 주고 △개념있고 △어디에도 없는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서비스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로컬 식재료 소싱이 필요하며 지속 가능한 로컬푸드시스템 구축이 무한 경쟁시대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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