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업 결산]농기계-농약 기업들 코로나 위기 뚫고 ‘선방’
[농산업 결산]농기계-농약 기업들 코로나 위기 뚫고 ‘선방’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12.21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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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기업 내수·해외 시장 매출·영업 이익 증대 이뤄
농약 기업 각종 악재 이겨내고 전년 대비 매출 ‘증가’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국내 농기계-농약 기업들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비교적 좋은 성과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라는 갑작스러운 변수와 각종 자연재해 등의 영향으로 농산업 전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선방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엇보다도 주요 농기계 기업들은 경기 침체로 인한 농가 소득 감소로 가성비가 뛰어난 농기계의 고객 선호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필수 기능과 사양만을 채택해 가격을 낮춘 경제형 트랙터와 최첨단 기술을 접목 시킨 프리미엄 제품 등 투 트랙 전략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올해 쌀 가격이 예년보다 좋아 고가품인 콤바인이 평년 대비 판매가 올라 내수시장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효과를 봤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북미시장에서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농약 기업들도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내고 전년 대비 매출액 등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올해 기상여건이 안 좋아지면서 병해충 등이 발생할 빈도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농약 판매 증가로 이어져 전년 대비 매출이 5% 이상 증가한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올해 농산업은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등 악재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내년에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각종 우려 속에서 가능성 발견한 농기계 산업
코로나 변수 잠재우는 디지털 마케팅 전략 주효
북미시장 매출 신장 뚜렷…경영 성과 도출 견인

국내 농기계 시장은 내우외환의 고통을 받으며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계속해서 받아왔다. 실제로 내수시장 규모는 제자리걸음을 한지 오래됐으며, 수출시장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됐다.

특히 올해와 같은 경우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발생하면서 내수시장을 비롯해 해외시장에서 더욱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런 각종 우려 속에서 농기계 기업들은 새로운 전략과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내수시장에서는 고객 니즈에 맞는 맞춤형 제품들을 생산 공급하면서 시장을 활성화 시켜 나갔다.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둔 대동공업의 경우 국내에서는 경기 침체로 인한 농가 소득 감소로 가성비가 뛰어난 농기계의 고객 선호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필수 기능과 사양만을 채택해 가격을 낮춘 경제형 트랙터와 1인 모내기 작업이 가능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자율주행 이앙기 사업을 강화해 매출신장을 거뒀다.

실제 경제형 트랙터는 올해 신규 모델을 선보이고 영업을 강화하면서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약 102% 증가했으며, 이앙기도 전년 상반기 대비 대동 이앙기 총 소매 판매량 3%, 이중 직진자율주행 이앙기는 240%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국제종합기계의 경우도 ‘믿을 수 있는 품질,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지향하면서 경제형 농기계를 내놓는 전략이 주효했다. 특히 ‘품질 좋은 경제형 트랙터는 국제라는 이미지를 굳히는 기회로, 신제품 트랙터 ‘럭센(LUXEN)1100E’를 내놓았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는 전언이다.

이 트랙터는 111마력의 강력한 힘을 보유했지만 타사 100마력 대 트랙터에 비해 가격(2,000만 원 정도)이 저렴해 매출신장에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국제종합기계는 매출 목표 3,000억 원 이상에 근접한 상태로 3분기에만 전년 대비 매출신장 120%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양물산과 LS엠트론도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나아진 것으로 파악됐으며, 동양물산은 올해 3분기 매출 1839억 원, 영업이익 91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매출은 34.0%, 영업이익은 2042.7% 증가한 수치를 나타낸 것으로 나왔다.

무엇보다 농기계 기업들은 북미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에서 존디어, 구보다, CNH 등 글로벌 농기계 기업들의 올해 매출이 전년 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이렇게 북미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전할 수 있는 원동력은 코로나로 북미 소비자들의 자택 체류 시간이 늘면서 농장과 주택 등의 시설 관리용으로 사용되는 소형 트랙터의 성장세를 감지하고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을 전개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동공업의 경우 상반기에만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한 1,999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트랙터 및 운반차의 북미 상반기 총 소매 판매가 8,700대를 기록, 이는 전년보다 약 44%를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동양물산도 올해도 해외 매출 실적이 크게 신장되면서 분위기가 좋은데, 전년 하반기 실적 대비 해외 수출액과 판매량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분위기는 국제종합기계와 LS엠트론도 마찬가지로 적용돼 북미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한 농기계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펜더믹으로 국내외 농기계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 전략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한 결과가 좋은 성과를 만들어 냈다”면서 “특히 국내에서는 쌀값이 좋아 콤바인 제품이 평년에 비해 많이 팔린 점이 도움이 됐으며, 해외에서는 환율도 좋은 방향으로 작용해 실적 상승에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만들어 대응한 결과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면서 “특히 농기계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비대면 마케팅 전략을 적극 펼친 점이 주효했으며, 이로 인해 디지털 마케팅 효과가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농기계 기업들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정밀농업을 기반으로 한 농기계들이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농기계 업체 관계자는 “내년에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각 기업들이 올해 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마케팅 전략(디지털 홍보, 온라인 쇼핑몰 등)을 펼칠 것”이라며 “특히 자율주행 등 정밀농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 기업들의 기술개발이나 농기계들이 속속 선보이면서 농기계 시장이 보다 활발해지고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킨 농약 산업
각종 자연재해 여파 농약 사용량 늘어
팜한농 등 주요 농약 기업들 매출 상승

국내 농약산업이 사실상 하강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국내 농약 출하량은 1만 8,716톤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하면서 2만 톤 시대를 마감했다.

이는 2013년 최저점을 찍었던 1만 8,700톤에 근접하면서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사실상 농약 시장이 성숙기를 지나 하강 국면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농약 산업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은 사양 산업 그 이상으로 ‘농약 공포증’을 표출하면서 농업 전후방 산업 중 작물보호제의 지위는 땅에 떨어졌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인 분위기도 한몫했다. 건강과 안전을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친환경 농산물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작물보호제 시장을 어둡게 하고 있다.

올해는 이런 분위기에 더해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하면서 농약 업계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시선이 시장 전반을 덮쳤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농약시장 전반 매출이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팜한농을 비롯해 농협케미컬, 경농, 동방아그로 등 농약 기업들의 매출실적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농약시장 전체 매출액이 11월 기준으로 전년(1조 2,000억 원) 대비 1조 3,000억 원 규모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상승세가 나타난 원인으로는 역설적이지만 올해 자연재해로 인한 병해충 등이 증가하면서 농약 사용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 농약 업체 관계자는 “일반인들의 농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농약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에 해당된다. 농약은 농민들의 일손을 덜어주고 식량 증산을 위한 획기적인 발명품임에도 불구하고 공포에서 비롯된 잘못된 프레임이 농약의 부정적 인식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자동차를 줄이지는 않는다. 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차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처럼 농약도 전후 과학적 관리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실제로 농약은 농민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농자재다. 일본 농림수산성 자료에 따르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생산량 감소는 30~40%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했다”면서 “올해와 같은 경우도 각종 자연재해로 인해 평년보다 많은 병해충이 발생해 많은 농가에 피해를 줬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해 농민들이 농약을 사용했으며 어느 정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유례없는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까지 몰아치면서 많은 농가들이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도열병과 벼멸구 등 병해충이 발생해 농가에 피해를 유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민들은 병해충을 막기 위해 농약을 전년 보다 더 많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는 역설적이지만 농약 기업들의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내년에도 기후변화라는 변수가 농약시장의 상황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농약 업체 관계자는 “올해와 같은 경우 연이어 발생한 자연재해로 인한 병해충 발생으로 농약 사용이 증가하면서 업계 1위인 팜한농을 필두로 농협케미컬, 경농, 동방아그로 등 주요 기업들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내년에도 자연재해라는 불확실성이 시장상황을 좌지우지 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환율 문제도 농약회사들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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