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업계 가격인상 카드 ‘만지작’ 생산자 ‘발끈’
사료업계 가격인상 카드 ‘만지작’ 생산자 ‘발끈’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01.07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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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 측 상생의 틀 깨는 것

사료업계 측 참을 만큼 참았다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국제사료곡물가격 상승으로 배합사료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자 생산자와 사료업계의 첨예한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배합사료 업계가 국제곡물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자 생산자단체에서는 가축질병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상생의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며 반발에 나선 것이다.

국제사료곡물가격은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작황을 마무리한 미국아르헨티나 등의 작황 상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중국이 대량 구매를 이어가는 등 수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 재고량이 감소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국제 곡물가격은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배합사료 원가에서 원 재료비 비중은 85%, 통상 6개월 뒤 통관가격에 반영되는 경향을 보이는 국제시세에 따라 올해 상반기엔 사료원료 국제시세 폭등 영향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료업계들은 연이은 국제곡물가 폭등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지금처럼 곡물가격이 연속 17일 이상 오른 경우는 1980년 이후 처음이라며 이미 1월부터 적자에 들어서는 업계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한계점에 봉착한 것이 업계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 사료업계 관계자는 또 작년 기준 평균 옥수수 수입 단가는 톤당 약 200달러인 반면, 이달 옥수수 수입 단가는 233달러로 약 20%가량 상승했다. 만약 현재 국제곡물가 상승세가 유지될 경우 업계는 올 6~7월에는 작년대비 35%가량 오른 270달러를 넘을 것이라면서 대두박 또한 작년 기준 톤당 360달러에서 이달 440달러로 30% 이상 인상되며 6~7월에는 약 52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가격 인상의 불가피함을 설명했다.

생산자들은 코로나19와 각종 악성가축전염병으로 축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때인 만큼 사료값 인상은 상생의 틀을 깨는 것이라며 사료업계의 배합사료 가격인상 중단과 철회를 요구했다.

축산단체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강원도 영월, 양양에서 발견되면서 연초부터 방역비상에 걸렸다양계 또한 장기간 생산비 이하 가격으로 인해 생사의 기로에 처해 있으며, AI가 전국적으로 창궐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사료업계 뿐만 아니라 정부도 축산농가와 서로 고통을 분담할 수 있도록 특단의 지원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촉구했다.

한편, 사료 원료의 안정적인 조달을 위한 업계의 협력사업은 점차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농협사료는 미국과 유럽에 곡물 물류체인을 보유한 팬오션 및 포스코와 공동으로 수입곡물 도입 협력사업을 진행하며 원가 충격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이밖에도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제곡물 자문위원회를 개최, 국제곡물 수급에 대한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향후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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