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반전
오프라인 매장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반전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1.02.25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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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기획] 팬데믹 시대 더 ‘반짝’···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유통 비즈니스

소비자 편의 극대화 매대 리뉴얼 효과 톡톡
잡화류 절반으로 과감히 정리 90%가 신선
2023년까지 250개 점포 리뉴얼 단행 계획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목동점. 홈플러스는 2018년 8월부터 현재까지 총 103개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를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점포의 누적 매출이 전환 전과 비교해 평균 약 15% 신장했다.(사진제공=홈플러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목동점. 홈플러스는 2018년 8월부터 현재까지 총 103개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를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점포의 누적 매출이 전환 전과 비교해 평균 약 15% 신장했다.(사진제공=홈플러스)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신선도에 매우 민감한 한국 주부들에게 농축산물 즉 신선 먹거리는 금단의 영역으로 꼽혔다. 채소와 과일, 육류는 대부분 그날 장을 보고 그날 요리해 저녁 식탁에 오르는 게 일반적인 공식이었던 것처럼, 당일 구매 당일 소비 원칙은 가족 식탁을 책임지는 주부들의 암묵적 룰이었다.

온라인 시대가 도래하고 포장 기술의 발전과 콜드체인 시스템 도입으로 국내 신선식품 유통 지형은 큰 변화에 직면한다. 새벽 배송과 같은 서비스는 장 보기를 일종의 노동으로 치환했으며, 스마트폰 결제, 핀테크(FinTech) 등의 온라인 금융 서비스의 발달이 결합되면서 장 보기는 이 시대의 케케묵은 허드렛일로 치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 보기의 즐거움에 SSM(Super supermarket, 기업형 슈퍼마켓)이 주목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균등한 상품성은 유지하면서 다양한 상품 구색까지 갖춘 SSM이 등장, 이제는 매장 인테리어와 쇼핑환경을 백화점 수준의 고급화·전문화로 끌어올리며 오프라인 매장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신선식품의 강자가 소비자를 유혹한다
중소마트 번성지역 상권 장악
 
2000년대 초반 국내 대형마트가 글로벌 할인점과 경쟁을 벌였을 때 핵심 전략은 소비자의 발길을 어떻게 돌려세우느냐였다. 당시 신선식품의 질과 다양성은 주부들의 이목을 끄는 대표적인 ‘호객 품목’이었다.

채소·과일의 질은 전통시장, 마트마다 달랐고 매장마다 천차만별인 탓에 양질의 신선식품으로 무장한 대형마트는 로또와 같던 신선 부류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줬다. 또한 다양한 상품 구색으로 중무장하면서 소비자들은 마트만 방문하면 채소부터 육류, 생활 잡화류까지 원스톱 구매가 가능해진 신세계를 맛볼 수 있었다.

24시간 운영하면서 밤 시간대를 장악한 편의점은 한때 급격한 성장을 이루지 못한 이유도 신선 부문의 약점이 노출되면서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기도 했지만, 빈약한 신선 매대와 값비싸다는 인식이 자리하면서 담배와 주류, 가공식품이 편의점의 주력 품목으로 자리매김, 주부들의 집객 효과를 누리지는 못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아닌 일반 중소형 마트들은 양질의 신선식품군을 강화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대응, 쏠쏠한 매출을 올리며 지역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 대기업이 아닌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견기업 서원유통의 탑마트. 150평 규모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진로마트, 월드할인마트 등은 아파트 단지 지하상가를 중심으로 번성하고 있다. 이들도 대형마트를 벤치마킹하면서 규모는 작지만 신선식품군을 대폭 늘리고 강화하면서 지역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신선·간편식 전환 15% 매출 기염
오프라인의 몰락 반전 꾀할까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코로나 시대 '보는 즐거움 구매의 짜릿함'을 선사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판을 짜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지역 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대부분의 SSM이 반짝 집객 효과를 누렸고, 그중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코로나 시대 신선·간편식에 주목하고 공격적으로 전문 매장으로의 리뉴얼을 단행했다.

실제로 서울 내발산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발산점은 지난해 7월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에 착수하고 샐러드, 양념육 등 신선식품의 구성비를 대폭 늘리는 한편, 냉동·냉장식품과 가정간편식 등 코로나 시대 상종가를 올리는 간편식 카테고리를 강화했다. 여기에 진열 집기와 장비를 새롭게 교체해 쾌적한 쇼핑 환경으로 무장하면서 매출은 35.4%, 점포를 찾는 고객도 16.7% 증가하는 실적을 뽐냈다.

홈플러스는 전국 342개 익스프레스 점포 중 103개 점포를 신선·간편식 전문매장으로 전환해 운영 중인데, 2018년 8월 익스프레스 옥수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환을 완료한 점포들의 전환 후 누적 매출은 전환 전과 비교해 평균 1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구변화 겨냥 고객 중심으로의 전환
1~2인 가구 증가 소포장으로 대응
 
매출 증대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고객 중심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형 쇼핑몰 방문을 꺼려 하는 고객들에게 익스프레스 매장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공식을 과감히 깨면서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전체 평균 3,100여 종의 취급 상품 중 핵심 생필품을 제외한 1,500여 종의 신선식품, 간편식, 생활잡화 카테고리를 고객 중심으로 배치했고, 1~2인 가구의 증가에 발맞춰 소포장을 과감히 늘려가면서 소비시장에 대응한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의 식품 비중은 평균 80% 수준인데 비해 신선·간편식 전문매장은 90% 수준으로 운영 중”이라면서 “냉동과일, 편이샐러드, 가정간편식(HMR), 맥주 등의 상품 수를 확대한 반면, 세제, 주방소품, 화장지 등 상대적으로 구매 빈도가 적은 생활 잡화류는 절반 이상 과감히 줄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전체 카테고리 비중에서 신선·간편식류는 기존 30%에서 45%로 늘어났고, 생활·잡화류는 20%에서 절반인 10%로 과감히 정리했다.
 

과일을 담고 있는 여성 소비자.(사진제공=홈플러스)
과일을 담고 있는 여성 소비자.(사진제공=홈플러스)

젊은 여성 고객을 잡아라
'' 해지는 SSM, 프리미엄 전문존 승부
 
트렌드를 선도하는 20~30대 젊은 여성층 공략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리뉴얼의 관전 포인트다.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여성들에게 오프라인 쇼핑의 즐거움을 주고 트렌드에 맞는 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해 온라인으로의 이탈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축산 부류 구색을 대폭 강화하고, 20~30대 여성 고객들을 위한 ‘샐러드 전문존’, 최근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주도하던 채소를 저렴하게 선보이는 ‘채소 균일가 매대’를 구축하면서 가성비까지 배려했다. 특히 ‘홈쿡’ 열풍에 편승해 밀키트 간편식 상품을 보강했고, 축산물과의 짝꿍 조합인 주류 매대를 대대적으로 강화하면서 슈퍼마켓에서도 대형마트나 백화점 같은 다양한 종류의 맥주와 와인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안으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50개 점포를 추가 전환하는 등 2023년까지 전국 342개 익스프레스 점포 중 250개 점포를 신선·간편식 전문매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임기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사업부문장은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고객 쇼핑 성향에 발맞춰 슈퍼마켓의 강점을 부각시킨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의 매출이 늘어나며 고객의 마음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발판 삼아 더욱 공격적으로 각 상권 특성에 맞는 리뉴얼 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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