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평균가격 20kg ‘5만 4,900원’ 2004년 이후 최고
즉석밥-막걸리 가격 인상 불가피…소비자 “자제해야”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정부의 정부양곡 방출에도 불구하고 산지 쌀값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쌀 가공식품 업체들이 원가 상승세를 못 이겨내고 즉석밥, 막걸리 등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비해 가격이 과도하게 인상되고 있다고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갈등이 첨예화될 것으로 보인다.
GS&J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자 산지 쌀값은 20kg당 5만 5,047원으로 10일전 보다 0.32%(174원) 상승하며 최고치를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로 디플레이트(실질 가격 변동 산출)한 지난달 25일 실질가격은 약 5만 1,446원으로 1990년대 이후 최고치였던 1997년 8월 25일의 6만 1,750원 보다는 낮지만,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월 평균 쌀값은 5만 4,900원/20kg으로, 1월 대비 0.51%(279원) 상승해 1월의 작년 12월 대비 상승률 0.40%(221원)보다 커졌다.
이처럼 쌀 가격이 상승하자 즉석밥을 생산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해 ㈜오뚜기, ㈜동원F&B가 즉석밥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들은 즉석밥 원재료인 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제조 원가 부담을 커져 어쩔 수 없이 각각 6~7%, 7~9%, 11% 인상하게 됐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막걸리 명가 서울장수 주식회사도 15년 만에 장수 생막걸리 출고가격을 120원 인상(이외 품목별 인상액 상이)했다.
인상된 가격은 내달 1일 출고되는 제품부터 적용되며, 장수 생막걸리의 경우 편의점 평균 가격 기준 1,6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국민들의 일상과 함께 해 온 브랜드로서 지난 15년간 원가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쌀값은 물론이고 포장재, 유통비용 등 다양한 원부자재의 복합적 비용 상승에 따라 부득이하게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며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가계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즉석밥 업계는 서민들의 주식이자 일상제품인 ‘즉석밥’의 도미노식 가격 인상을 지양하고 서민들의 주식을 책임지는 기업의 책임감과 쌀 소비 촉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가격 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모두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상생이 아닌 이기적 결정을 한 기업들은 결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임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