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우스키핑 유전자를 가축 질병 예방에 활용할 수 있을까?
[기고]하우스키핑 유전자를 가축 질병 예방에 활용할 수 있을까?
  • 농축유통신문
  • 승인 2021.03.3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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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동물유전체과 농업연구사 채한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동물유전체과 농업연구사 채한화

사람은 약 32,000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유전자의 발현양상에 따라 하우스키핑 유전자(housekeeping gene)와 조직 특이 발현 유전자(tissue-specific genes)로 분류한다. 하우스키핑 유전자는 세포 내 DNA 복제, 세포의 생명활동 및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유전자이다. 여러 조건과 발달 단계에서도 발현의 변화가 매우 적으며 모든 조직 또는 세포에서 일정하게 발현이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반면, 조직 특이 발현 유전자는 특정 조직과 세포의 기능과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유전자 그룹이다.

사람의 경우 하우스키핑 유전자는 전체 유전자의 40%(12,800)가 해당하지만, 특정한 세포에 국한돼 발현되는 조직특이 유전자는 5%에 불과하다. 유전자 구조적인 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조직 특이 유전자는 하우스키핑 유전자보다 DNA의 길이가 평균적으로 더 길게 존재한다. 그 이유는 조직 특이 유전자가 다양한 기능을 하는 도메인 영역을 1.5배 이상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우스키핑 유전자는 전사과정을 최소화 해 발현수준을 높이기 위해 조직특이 유전자보다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직 특이 유전자의 발현정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발현이 일정한 하우스키핑 유전자를 기준(reference gene) 삼아 관심대상(목적) 유전자(target gene)의 발현을 비교한다. 어떤 측정 시점에서 유전자 발현이 정상 상태인지 비정상 상태인지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교는 다양한 유전자의 기능조절 네트워크에 대한 정보로부터 대량의 목적(target gene) 유전자를 발굴하는 데 적용하고 있다.

하우스키핑 유전자의 과() 발현 또는 억제는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과도 연관된다. 하우스키핑 유전자가 질병과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있을 때, 비정상세포(암세포 등) 및 조직 유형에 따라 발현 안정성이 변화될 수 있다. 특히,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리보솜 단백질로 발현되는 RPL19 하우스키핑 유전자는 전립선 암세포주에서 정상 세포보다 5배 이상 더 많이 발현된다. RPL19는 환자의 전립선암 여부를 확인하거나 고위험 전림선암을 예측하는 데 바이오마커로 적용되고 있다. GAPDH 하우스키핑 유전자는 염증, 당뇨병에서 발현이 높아지고, GAPDH의 기능 장애로 인해 기억상실, 인지감소 및 알츠하이머 병의 뇌에서 신경기능 손실에도 영향을 준다. 그 이외에도 HPRT1 하우스키핑 유전자의 결핍은 사람에서 특이적인 정신지체, 운동장애 및 요산의 과생산 등을 나타내는 레쉬-니한병을 발생시킨다. 이는 하우스키핑 유전자 자체의 발현 변화가 질병 진단의 중요한 지표가 된 것을 의미한다.

현재 가축에서는 척추동물 유사성 기반 하우스키핑 유전자와 조직 특이 유전자를 발굴하는 연구가 진행 중에 있으며, 이들 유전자의 구조적인 측면 비교와 종 특이적 하우스키핑 유전자를 발굴하고 있다. 가축의 참조서열에는 유전정보 이외에도 조직별 유전자 발현정보를 담고 있다. 즉 가축의 참조서열에 고유 유전정보를 설명하는 유전자 구조와 변이정보는 물론 하우스키핑 유전자의 발현과 기능 정보도 축적하고 있다. 축적된 하우스키핑 유전자의 발현양상을 품종별, 성장단계별로, 또 다시 조직유형과 질병유형별로 각각 연관된 하우스키핑 유전자를 선별한다면, 가축 건강상태 모니터링에 하우스키핑 유전자를 생체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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