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정가·수의매매 가격 안정화 효과 낮아
가락시장 정가·수의매매 가격 안정화 효과 낮아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1.04.0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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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지나친 관여로 정가·수의매매 부작용 양산
  • 신유통연구원, 실거래 실태 반영한 정책 방향 제시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정가·수의매매가 농산물 가격 안정화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거래 실태를 반영한 정책 방향 제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은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의 의뢰로 가락시장 청과부류 정가·수의매매 거래실태 분석 및 개선방안 도출 연구(연구책임자 김동환 원장)’를 완료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가락시장 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정가·수의매매는 가격 안정화 효과가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가·수의매매는 특·상품 위주로 거래돼 가격 수준은 높으나 경매가격을 참조해 가격이 결정되므로 가격안정성이 높다고 할 수 없으며 가격결정의 인과관계에서도 대체로 경매가격이 정가·수의매매 가격을 선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가·수의매매는 도매시장 거래가격을 안정화시키고 중도매인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도화됐으나 실제 예약형 정가·수의매매의 비중이 크지 않고 물량 반입 당일에 이뤄지는 선취형 거래 형태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정가·수의매매는 출하자보다 중도매인이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주로 대규모 중도매인에 의해 주도돼 정가·수의매매에 참여하지 않은 영세 중도매인의 불만이 큰 편으로 조사됐다.

정가·수의매매제도의 거래 절차 투명성에 대해서 도매법인은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운영한다고 응답했으나 중도매인은 투명하지 않다고 응답하는 등 주체 간에 평가가 엇갈린다. 도매법인은 여건이 미비된 상태에서 정부의 지도와 권유에 의해 정가·수의매매를 마지못해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정가·수의매매를 확대할 계획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매인은 물량확보, 가격안정성 측면에서 정가·수의매매를 확대할 계획이나 투명성 부족, 도매법인의 투자 부족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출하자들은 정가·수의매매가 가격안정성 측면 등에서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나 정가·수의매매 확대를 위해서는 중도매인의 영업능력 향상과 규모화, 거래의 투명성 강화, 도매시장법인의 경매사 수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결국 도매시장 유통개선을 위해 정가·수의매매 확대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러가지 제약 요건이 있어 실제 거래 실태를 반영한 정책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우선 정가·수의매매 명칭이 가격안정화 효과 등을 과다하게 내포하고 있어 오해의 소지가 크기 때문에 현실적인 거래 방식인 수의매매또는 상대매매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도매법인 경매사가 정가수의매매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명칭이 경매사인 관계로 산지관리·거래처 개발, 산지와 중도매인 간 이해관계 조정 등 정가·수의매매 관련 업무가 미흡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매사의 명칭을 그 기능에 적합하게 농산물 판매관리사등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부의 지나친 관여는 파행적이고 외형적인 정가·수의매매를 양산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정가·수의매매가 시장의 요구에 의해 자연적으로 정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가·수의매매 거래 비중 목표치와 같은 획일적 정책 목표 설정을 지양하고 현실 여건을 고려한 가이드라인 정도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정가·수의매매는 가격협상과정 등 각종 기록을 보관하도록 하고 있으나 너무 엄격한 업무 규정이 오히려 정가·수의매매 확대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투명성 확보를 전제로 현실에 부합하도록 제반 규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유통연구원 관계자는 정가수의매매가 경매제 일변도의 도매시장에서 거래 제도의 하나로 자리 잡아 가격안정화와 거래효율성 제고에 기여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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