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세훈 당선인, 국민 먹거리를 위한 농산물 유통 책무 막중하다
[사설]오세훈 당선인, 국민 먹거리를 위한 농산물 유통 책무 막중하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1.04.08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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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그동안 억눌려왔던 보수층에서의 민심이 폭발한 것이다. 현 정부는 서울·부산 전 시장들의 성 추문으로 시작해 부동산 정책, LH 사태 등 각종 악재가 맞물리면서 서슬 퍼런 민심의 심판을 받았다.

이번 선거가 단순히 대도시 보궐선거라는 점을 넘어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때문에 각 후보 간 치열한 검증 싸움이 난무했지만 정치인 개인이 넘을 수 없는 민심의 큰 흐름이 반영됐다.

민심은 단순히 거대 이슈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정치인 개인의 역량, 정치인이 소속한 정당, 정부의 각종 정책이 버무려져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고 국민들은 자신의 철학과 삶의 경험을 잣대로 그 이미지를 판단한다.

국민에게 보여지는 정치인 이미지는 후보자 소속 정당의 철학, 해당 정치인이 걸어온 길, 정부의 정책 기조 등의 변수가 결합돼 국민들에게 하나의 방정식처럼 주어진다. 방정식을 이루는 변수 관리가 정치인으로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해법이 된다.

이번 선거는 정치인 개인 역량이라는 변수보다 현 정부 인사들의 실기가 다른 변수를 압도하는 트리거가 됐다는 점에서 당선인들은 앞으로의 정치 행보, 정책방향을 잘 만들어가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특히 서울특별시는 국내 농업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농업은 국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고, 우리나라 인구의 1/5인 1천만 명이 서울에 집중돼 있어서다. 또한 서울시는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의 핵심인 국내 1,2위 공영 도매시장과 양곡도매시장을 관리하고 있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도매시장은 서울 시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전진 기지다. 국내 최대 도매시장인 가락동농산물도매시장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총 농산물의 40% 가까이를 유통하며 농산물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 안정, 기준가격 형성, 먹거리 분산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양곡시장도 마찬가지다. 특히 양곡시장 내 양곡창고는 하루 약 50~60톤의 공공급식을 반출하고 있으며, 2017년 충무계획에 의거 서울시 내 7,400톤의 양곡을 항상 보관토록 해, 국가 비상시 국민 식량을 확보하는 전략적 인프라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서울시장은 서울 시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역할뿐만 아니라 농민의 삶과 직결되는 유통업을 관장하는 핵심 요직이다. 서울시장이 농업에 끼치는 영향이 가볍지 않은 이유다.

그동안 도매시장은 정치적인 이유로 공격받기도 하고 유통업의 내외부의 변화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앞으로 서울 시민의 먹거리 공급 기지로, 농업 유통의 핵심 인프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울특별시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민심의 선택은 결핍으로부터 파생된다. 이번 선거는 현 정부의 실기가 국민들의 결핍을 채워주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앞으로 거대한 민심의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꼼꼼한 정책,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정치 행보로 보답해야 한다. 새로 부임하는 서울시장이 서울 시민의 먹거리 정책, 나아가 전 국민의 농산물 유통을 책임지는 도매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에게 농민의 삶과 직결되는 농업 유통의 장기적 로드맵과 혁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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