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장의 시선]인사가 망사 돼 버려
[이 부장의 시선]인사가 망사 돼 버려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4.15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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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용 취재부장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실책 중 하나가 바로 인사 문제다. 인사가 만사가 돼야 하는데 망사가 돼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농업 분야 인사를 봐도 성공한 케이스가 거의 없을 정도다. 최근만 봐도 알 수 있다.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감수하며 김우남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마사회장에 앉혔지만 취임 한 달 만에 직원들에게 폭언 등 갑질을 남발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김우남 회장은 자신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특별 채용하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인사 담당자가 이를 거부하자 온갖 욕과 함께 폭언을 쏟아냈다는 게 마사회 노조 측 주장이다.

여기에 김 회장은 직원들의 업무보고 등 과정에서도 수차례 폭언과 막말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19대 국회에서 마사회를 피감기관으로 하는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 회장은 국정감사 등에서 마사회의 부정 채용 의혹을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본인이 회장이 된 후 자신의 측근 특채를 종용하고, 거부당하자 온갖 막말과 폭언해 ‘내로남불’을 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마사회는 코로나19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 리스크까지 떠안으며 어려움이 더 가중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재빨리 감찰 지시를 내렸지만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아무리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도움을 많이 받아 보은인사를 했다고 해도 적정선은 지켜야 하는 게 국민을 위한 도리다. 특히 농업 분야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매번 인사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농업 비서관으로 임명된 진보 진영 인사들을 보면 청와대에서 뭐를 하고 있는지 의아할 때가 많다. 권력을 지기 전에는 농업인의 권익과 농업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인물들이 청와대만 들어가면 조용하다.

그렇다고 대통령을 잘 보좌해 농업에 이익이 되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채우기 위해 비서관 자리를 이용하는 경우까지 볼 수 있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하에서 농식품부 장관을 지냈던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농업·농촌·농민을 위해 일하는 장관이었는지 헷갈릴 정도다.

인사가 만사다. 문 대통령은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남은 시간만이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지난 4년간 제대로 된 인사를 쓰지 못해 문재인 농정은 낙제점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 주변의 농정 참모들이 대통령의 귀와 눈을 가리면서 지난 4년간 우리 농업은 후퇴했다.

지금이라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제대로 된 인사를 시행해 농업이 더 이상 홀대 받지 않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큰 후회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더 이상 인사 참사를 범해서는 안 된다. 한 번 떠난 민심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얼마 안 남은 임기라도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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